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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창비] 역사가가 기억한 ‘자기의 역사’

염복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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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만해문학상의 영예는 강만길 자서전 《역사가의 시간》(공동수상 박형규 회고록 《나의 믿음은 길 위에 있다》)에 돌아갔습니다. (시상식 안내 바로가기)  이 책에는 진보적 민족사학의 정립과 사회민주화에 헌신하며 실천적 지식인의 표상으로 살아온 저자의 개인사와 우리 현대사가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역사는 기어이 제 갈 길을 간다’라는 저자의 신념처럼 오늘의 현실을 바로보고 내일을 내다보는 혜안을 얻기를 바라며 이 책의 서평을 게재합니다―편집자.



염복규 /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사

 

사용자 삽입 이미지강만길(姜萬吉) 선생이 자서전을 집필한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지레짐작한 바가 있었다. 알다시피 그는 역사학자로서 조선시대 사회경제사, 근현대 민족운동사·사회사 등에서 많은 업적을 냈다. 하지만 민주화운동의 일각에서 실천적 지식인으로 명망을 쌓았을 뿐 아니라 최근까지도 상지대 ‘민주총장’, 남북역사학자협의회 남측위원장,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공직에서 중요한 활동을 계속한 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의 자서전에는 이런 활동담이 주로 담기지 않을까 짐작했던 것이다.

 

그러나 막상 700면에 가까운 책을 읽으며 이것이 섣부른 생각이었음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일제말 ‘황국소년’으로 성장하여 해방, 분단, 6·25 등 숨가쁘게 이어지는 ‘역사적 사건’을 겪으며 한사람의 역사학도가 되기까지의 여정, 국사편찬위원회 연구직과 고려대 교수로 재임하면서 조선시대 사회경제사 연구에서 출발해 점차 근현대사로 학문적 관심을 넓혀간 과정, 이와 시기적으로 어느정도 겹치지만 1970년대 이래 민주화운동·통일운동에 참여하고 훗날 관련 공직을 수행하며 겪은 이야기 등 대략 세 부분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그중 연구자로서 그리고 운동가와 공직자로서 겪은 이야기도 물론 흥미로웠지만 평자로서는 거의 알지 못했던 앞부분의 여정을 읽으며 큰감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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