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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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시인선

 

 

이자켓

1995년 경기 광명 출생. 2019년 대산대학문학상으로 등단. 시집 『거침없이 내성적인』 등이 있음.

jackystarr@naver.com

 

 

 

 

새로 울 때 어려 울 때

한 단어 한걸음일 때

한마디 너 아닐 때

움막을 초과한 음악 웅크릴 때

전화 너머로 외잡니다 성과 이름을 나눌 때

홀로 설 때 홀로 서야 할 때

묶인 대파를 풀어 한마디씩 끊어낼 때

부름이 한일 때 잡은 들리는 잡음 말하는

귀가 집으로 돌아가지 않을 때

마중에서 홀로 돌아올 때

열린 문으로 소라게처럼 몸을 숨길 때

불빛이 나선으로 번진 집 앞에서

기둥을 안을 때

기둥의 발가락이 움츠러들 때

수십개의 단단한 발가락이 구부러질 때

다리가 가고 기둥은 울고 기둥은 밤에 파묻힌 채 밤에 묶이고 반쯤 열린 문들이 스쳐가고 경첩에선 소라게 우는 소리 사방에 매달려 굽어가는 소라

소란 없이 우는 사람

사람 없이 누는 소리

홀로 빌 집에

기둥은 남아 혼자 안아

새로 울 때 어려 울 때

소리 없이 울 사람

사람 없이 울 소리

발바닥을 초과한 발가락이 돌아올 때

 

 

 

브로콜리 다리 아래

 

 

고가에서 울었다 골목 사이에서 울었다 현관문을 닫지 못하고 울었다 경보를 들으며 울었다 대파를 들고 경보하며 울었다 오이를 썰다 울었다 식탁은 다리를 절단했다 눈동자는 연기를 절단했다 늦게 터진 울음과 활력과 호기심을 가지고 울었다 빗물이 흐르는 교각을 사 오는 길에 울었다 방울토마토는 비쌌다 방울토마토를 기다렸다 방울토마토는 눈발에 흔들리는 신앙 구조물을 절단했다 벙벙 울리는 다리 아래서 파이프가 물줄기를 절단했다 먼저 울고 늦게 울다 같이 울었다 옥상에선 울지 않고 빗질했다 절벽에서 종과 방울토마토가 쏟아졌다 눈발을 올려다보며 데친 것을 썰었다 개는 야구 이야기 속에서 테니스를 찾아 라인을 그었다 야구는 개 이야기에서 빠져나와 회전의자에 파묻혔다 장바구니에 파묻혔다 카레가 동참했다 체수분도 파묻혔다 데친 것이 숨을 잃고 엉겨붙은 채 물을 뿜었다 숨 쉬듯 도마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