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초국적 극우연대와 한국 민주주의
유정애 劉貞愛
발전사회학자,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 역임.
청소년을 위한 저서 『지도를 펼치고 차별 대신 평등』 『지도를 펼치고 전쟁 대신 평화』 등이 있음.
cay.wdc@gmail.com
1. 세계적 극우의 부상과 한국의 역설
오늘날 세계는 ‘극우 인터내셔널의 부상’이라는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 현상을 분석하는 것은 단지 국제정치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각국 및 세계 민주주의의 미래를 가늠하는 핵심과제가 되었다. 특히 한국에서는 이 흐름이 역설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 극우세력의 정치적 영향력은 현저히 약화된 반면, 국경을 넘나드는 국제적 연대는 오히려 더 체계적이고 위험한 수준으로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백낙청은 2026년 신년칼럼(「빛의 혁명과 국민주권시대」, 창비주간논평 및 백낙청TV 2025.12.31)에서 현재의 국제정세를 자본주의 세계체제 자체가 “말기국면의 대혼란에 빠진” 상태로 진단한다. 이 혼란 속에서 전세계적으로 주류 자유주의와 사회민주주의 세력은 힘을 잃고 있으며, 합리적 우파마저 자취를 감추면서 사실상 ‘우파 인터내셔널’이 ‘극우 인터내셔널’로 변질되었다. 이러한 진단은 한국정치가 대면한 핵심적 역설을 부각시킨다. 즉 한국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혐의로 투옥되는 등 극우세력이 “세계적으로 드물게 정부와 다수 시민의 버림을 받은 상태”에 놓여 있다.1 이는 분명 촛불혁명의 빛나는 성과이다. 그러나 국내에서의 몰락과 대조적으로, 이들의 초국적(transnational) 연결망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극우세력의 초국적 연대가 심화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제해야 할 것은 세계적으로 극우현상이 이미 폭넓게 드러나고 있으며, 국내 극우세력 역시 글로벌 극우연대를 통해 자양분을 계속 공급받으며 영향력을 확대해갈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분단체제에 기생해온 수구기득권 세력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놓지 않기 위해 미국에 기대는 것은 오래된 생존방식이기도 하지만, 최근 이들의 활동방식에서는 주목할 만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도 극우의 움직임에 중요한 변화가 있는데, 이들은 포퓰리즘을 활용해 더욱 우익적인 세계체제를 지향하며 자본과 플랫폼 등 인프라를 구축해 영향력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반페미니즘과 인종주의를 기반으로 한국의 극우와 파트너를 맺는 초국적 연계망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이러한 연유에서 우리는 한미 극우연대를 면밀히 살펴야 하는 것이다.
한미 극우연대는 단순히 몇몇 인물들의 ‘인간관계’에서 비롯하거나 오랜 이념적 공감대의 산물이 아니다. 극우연대는 특정한 정치적 목표 아래 자본·인력·담론의 초국적 확산을 위해 구축된 ‘인프라’를 갖추고, 민주적 규범을 체계적으로 공격하기 위해 설계된 ‘정치-금융 네트워크’이다. 따라서 분석의 초점은 누가 누구와 친한가가 아니라, 어떤 자원과 조직 및 장치가 어떤 경로로 결합해 민주적 규범과 제도에 대한 신뢰를 잠식하는가에 두어야 한다.2 다시 말해 이 극우연대가 단순히 정책 논쟁에서 승리하는 것을 넘어, 민주주의 거버넌스의 기초를 이루는 운영체제에 대한 ‘교체’를 단행하려는 통합된 네트워크로 진화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는 전통적 외교를 우회하고, 새로운 엘리트들의 포퓰리스트 권력을 공고히 하며, 한미 양국의 민주적 규범에 대한 체계적 공격을 실행하려 하는 이 초국적 네트워크의 역학을 분석하고자 한다.
2. 극우의 확산과 ‘아리스토포퓰리즘
초국적 네트워크의 작동방식을 면밀히 분석하기 위해서는 용어에 대한 정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극우’와 ‘연대’라는 용어는 이 네트워크의 목표와 전술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개념이다.
극우는 전통적 보수주의와 어떻게 구별될까? 극우는 보수와 달리 ‘작은 정부’나 ‘시장 기반 경제’에 대한 일반적인 선호로 정의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민주적 질서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특정 전술과 목표에 의해 규정되며, 무엇보다 특정 민족과 종교 또는 전통적 가족질서를 국가의 유일하고도 합법적인 기반으로 절대화하려는 독특한 정치세력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 전략은 페미니스트, 이민자, LGBTQI+(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 퀴어 및 정체성 탐색questioning 단계, 간성인intersex 등 다양한 성소수자)와 같은 ‘내부의 적’을 상정하고 이들을 기존 질서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함으로써 다원주의에 대한 거부를 정당화하는 것이다. 한국적 맥락에서 이 이데올로기는 특히 ‘자유민주주의’ 개념을 재해석하는데, 이는 보편적 인권과 권력분립 체제에 대한 존중이 아니라 반공주의, 친미 외교정책, 중국에 대한 대립적 태도로 정의되는 전투적 대결로 재구성된다.
이러한 극우의 전술을 한눈에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권리의 침해: 이미 확립된 권리, 특히 여성과 LGBTQI+ 개인의 권리를 축소, 후퇴 혹은 제거하려고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공격적인 정치 프로젝트이다.
•적대적 동원: 지정된 적(이민자, 페미니스트, 반대자 등)에 대해 분열적이고 선동적이며 종종 음모론적인 수사를 사용하고, 극우적 기반을 총동원한다.
•제도적 신뢰의 훼손: 선거과정, 사법부, 언론의 자유와 같은 핵심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잠식시키기 위한 서사를 체계적으로 퍼뜨린다.
무엇보다 이들을 규합하는 목표는 ‘아리스토포퓰리즘’(aristopopulism, 엘리트 지배를 뜻하는 아리스토크라시aristocracy와 포퓰리즘을 결합한 조어)의 구현이라 할 것이다.3 아리스토포퓰리즘은 표면적으로는 (미국 민주당으로 대표되는) 자유주의의 위선에 대한 대중적 분노를 자극하며 포퓰리즘 언어를 구사하지만, 실제로는 소수 엘리트 집단이 권력과 자원을 장악하는 구조를 확대·재생산한다. 즉 ‘반엘리트주의’를 앞세운 대중 동원을 바탕으로 도리어 새로운 소수 엘리트 지배를 강화하는 전략이다.
특히 오늘날 아리스토포퓰리즘의 핵심주장은 기술·금융·산업 분야에서 부상하는 ‘생산적 엘리트’가 기존의 정치 기득권을 교체할 주체라는 것이다. 이들은 대중의 불만에 호응하는 포퓰리즘으로 기존 질서를 해체한 뒤, 자본과 기술 인프라를 장악한 새로운 권력층—즉 그들 자신—을 중심으로 세계를 재편하려 한다. 표면적으로는 반엘리트주의를 표방하지만, 배후에는 글로벌 자본가, 테크놀로지 억만장자, 재벌 후계자 등으로 구성된 또다른 특권계층이 실세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아리스토포퓰리즘은 서사를 생산하고→자금을 뒷받침받아→각 단체를 조직함으로써→서사를 (특히 기술 인프라와 결합해) 유통시키고→정치·제도 영역에 침투해 새로운 엘리트주의적 특권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먼저 ‘서사 생산자’들에 해당하는 것은 싱크탱크, 오피니언 리더, 각종 플랫폼으로 이들은 반엘리트주의 ‘밈(meme) 프레임’을 설계한다. 밈은 특정 사건이나 현상을 부패, 기득권 등의 키워드와 연결시키면서 대중이 적대할 집단을 단순화한다. 이는 곧 사실검증을 약화시키고 공론장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면서 정치적 신뢰의 붕괴를 가속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런 서사의 확산에는 ‘자금 제공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글로벌 자본, 억만장자 및 재단과 기업 등 자금 제공자들은 후원과 행사 지원, 미디어 제작비 투입 등을 통해 극우 생태계를 뒷받침한다. 이로 인해 대중의 분노의 방향이 자본의 이해관계에 맞게 정렬될 위험이 커진다.
서사의 생산과 자금의 동원은 ‘조직화’ 작업을 뒷받침한다. 대학, 청년단체, 종교단체 및 커뮤니티에서 교육·훈련·행사·집회·챌린지 등의 이름으로 인원을 조직하고 정체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속적인 대중 동원 기반이 마련되는 동시에 사회갈등이 일상생활권으로 침투한다.
이들의 서사는 각종 미디어채널을 통해 유통되고 확산되는데, 이때 ‘기술 인프라 보유자’들이 중요한 행위자로서 적극 결합한다.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는 알고리즘 최적화, 자극적인 바이럴 편집, 해시태그 캠페인 등을 통해 여론을 미세조정한다.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지는 이 작업은 과거에 비해 선동의 비용이 적으며, 그 확산 속도는 정확한 사실검증 과정보다 빠르다. 자본·기술 우위집단이 여론형성을 구조적으로 독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이들은 ‘정치·제도 영역’에 침투한다. 정당 주변조직, 언론 친화적 인사, 로비 창구 등을 활용해 정치·제도권과의 접점을 강화하면서 마침내 자신들의 의제를 제도적 의제로 전환한다. 일종의 입법전쟁, 문화전쟁이라고 할 만한 작업으로, 이를 통해 새로운 엘리트에 유리한 제도적 재설계가 가능해진다.
여기서 강조해야 할 것은 이 모든 작동과정에 ‘대중 기반’이 있다는 것이다. 세대·젠더·지역 갈등을 겪으며 박탈감과 불만이 쌓여온 대중들의 분노를 적대화에 동원하면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공격은 강화되고 민주적 토론 규범은 훼손된다. 그러나 결국 대중은 이 모든 과정의 최종 수혜자는 되지 못할 것이다. 대중 동원은 자본과 기술을 장악한 새로운 지배집단, 즉 신특권층의 수혜로 귀결될 뿐이다. 이들은 ‘구체제 타도’ 이후 권력의 공백을 인수·재편하며, 반엘리트주의라는 외피와 달리 실제로는 또다른 형태의 권력승계를 이루려 한다.
3. 초국적 극우연대는 어떻게 구조화되는가
그렇다면 오늘날 극우세력은 어떻게 한미 극우연대라는 초국적 네트워크로 진화한 것일까?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초국적 극우연대는 일관되고 통합된 구조를 통해 작동한다. 이들은 분산된 ‘정치적 생태계’처럼 기능하는바 각 단체와 회의 서킷, 복음주의 교회 네트워크, 유튜브·인플루언서 같은 미디어 파이프라인은 이 생태계 내에서 전문화된 기능을 수행한다.
이러한 구조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축은 자본(capital), 미디어(media), 종교(religion), 청년-운동(youth-activism)이라는 네가지로 요약해볼 수 있다. 이에 더해 한미 양국을 넘나들며 한국 내 ‘노드’(node)로 기능하는 개인과 조직이 존재한다. 특히 자본과 미디어의 축에서 보건대 극우연대는 강렬한 물질적·구조적 기반을 가진 ‘정치-산업 복합체’라 할 것이다.
(1) 정치-금융 네트워크로서의 자본
미국 부통령인 J. D. 밴스(James David Vance)와 논평가이자 기업가인 크리스 버스커크(Chris Buskirk)와 같은 인물들이 공동 설립한 미국 기반의 정치 후원단체 ‘록브리지 네트워크’(Rockbridge Network)는 실리콘밸리 자본의 정치 결합을 상징한다. 록브리지는 엘리트 기부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중앙집중식 정치 관여 인프라를 구축하는 ‘정치 벤처캐피털 회사’로 기능한다.4 록브리지의 프로젝트는 미 공화당 및 트럼프 그룹에 대한 정치자금 지원을 넘어, 그 금융 부문인 ‘1789 캐피털’5을 통해 기존 금융기관을 우회하고 규제를 회피하는 자생적인 ‘병행 경제’(parallel economy)를 구축함으로써 극우적 방향의 정치 생태계에 경제적 자율성을 부여하려는 장기적 목표를 갖고 있다.
최근 록브리지는 ‘록브리지 코리아’를 출범시키며 아시아로의 확장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록브리지 코리아는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과 같은 한국의 유력인사들을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슬로건 및 지지층) 생태계와 연결하는 ‘민간 교량’ 역할을 수행하며 한국 자본을 이 초국적 프로젝트에 결합시키려 하고 있다.6
이 연대에서 또다른 중심에 해당하는 금융가이자 네트워크 연결자는 하와이 호놀룰루 기반의 부동산 개발업자로 막대한 부를 쌓은 애니 챈(Annie M. H. Chan, 한국명 김명혜)으로 알려져 있다.7 그의 활동은 전략적 자금 조달과 경제적 이익 연계의 명확한 패턴을 보여준다. 애니 챈은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의 한국지부인 KCPAC의 설립자 및 명예회장이며 원코리아네트워크(OKN)의 의장직을 겸임하며 한미 극우연대의 제도·미디어 분야의 핵심인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챈가족재단(Chan Family Foundation)과 에버라스팅사립재단(Everlasting Private Foundation)을 통해 1860만 달러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며8 특히 에버라스팅사립재단을 통해서는 CPAC의 미국 주최측인 미국보수연합(ACU)에 직접 자금을 지원한다고 알려져 있다. 더욱이 민간 원자력발전 및 핵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는 미국 기반의 ‘IP3 인터내셔널’(IP3 International)과 그 자회사 ‘얼라이드 뉴클리어’(Allied Nuclear)의 이사직을 통해,9 중국의 위협을 부각시키는 자신의 정치활동을 한국과 미국의 원자력 기술 수출이라는 상업적 이익과 직접적으로 연계하는 이중적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는 자신의 부를 활용하여 행사를 위한 KCPAC, 미디어 확산을 위한 원코리아네트워크, 로비를 위한 한미자유안 보정책센터(KAFSP)를 포함한 다각적 조직구조를 구축해 영향력을 체계적으로 배양했다.10 그리고 그 영향력을 이용해 한미 양국의 보수·극우 세력을 조직화하고, 부정선거 음모론과 반공 이데올로기를 앞세워 한국의 국가정책과 민주적 제도에 대한 개입을 시도해왔다. 막대한 자금력이 뒷받침된 이러한 활동들이 분단체제 한국에서 자생하던 보수정치의 지형 위에 미국의 공격적인 MAGA 담론이라는 영양분을 뿌려 한국 민주주의라는 기존 숲의 질서를 흔들고 있는 형국이다.
(2) 서사 동기화와 확산의 파이프라인이 된 미디어
한미 극우연대의 미디어 축은 특정 정치적 서사를 국경 너머로 동기화하고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디지털 활동가와 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은 정보와 이념적 틀의 지속적인 흐름을 생성하여 미국 문화전쟁 화두를 한국 관객에게, 그 반대의 경우도 번역 확산한다. 가령 폭스뉴스(Fox News)나 스티브 배넌(Steve Bannon)의 워룸(War Room)과 같은 미국 보수 미디어가 정치적 프레임을 생산하면, 이 내용은 즉시 짧은 클립과 밈으로 가공되어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전세계로 유통된다. 한국의 극우 유튜버와 언론 매체들이 이 콘텐츠를 국내 상황에 맞게 재가공하여 대중에게 전파한다.
이렇게 작동하는 파이프라인은 두 나라의 정치적 사건을 동일한 서사로 묶어내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부정선거 음모론이다. 2020년 4월 한국 총선에서의 보수 참패 후, 애니 챈과 KCPAC는 근거없는 부정선거 주장을 제기하기 시작했고, 이는 2020년 11월 미국 대선 후 트럼프 지지자들이 외쳤던 ‘도둑맞은 선거’(Stop the Steal) 운동과 즉각적으로 동기화되었다. 이후 ‘도둑맞은 선거’ 슬로건은 국경을 초월한 서사로 조율되어 한국의 정치갈등 속에서 손쉽게 번역되어 유통되었다.
‘법적 전쟁’(lawfare) 담론도 마찬가지이다. 법적 전쟁이라는 용어는 법적인 수단이 동원되어 정치적 박해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신념에 기초해, 트럼프와 윤석열을 변호하는 데 동원된다. 즉 이들에 대한 기소가 합법적 사법과정이 아니며 부패한 자유주의 기구에 의해 조정된 ‘정치적 기소’라는 것이다.
양국의 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한 상징적·가시적 압박도 서사 동기화를 위한 전략이다. 2021년 9월 KCPAC와 원코리아네트워크는 뉴욕 타임스퀘어에 핵폭발 이미지를 담은 디지털 광고를 게재했다. 한반도 종전선언을 지지하는 미국 하원 결의안들을 직접 공격하고, 종말론적 위기감을 조성하려는 목적이었다. 초국적 미디어 공간이 국내 정치에 개입하려 시도한 사례다. 이 같이 공유된 서사는 집단적 피해자의식과 글로벌 투쟁의 감각을 생성하며, 국내적 정치분쟁을 더 큰 문화전쟁의 전투로 변환한다.
(3) 복음주의 네트워크와 ‘성전’ 프레임
종교는 초국적 극우운동에 도덕적 정당성을 부여하고 대규모 대중 동원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축이다. ‘터닝포인트 USA’(TPUSA)의 종교 부문인 ‘TPUSA Faith’ 등의 조직과 정치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한국의 복음주의 교회 네트워크는 대중 동원의 조직적 기반, 신학적 정당성, 그리고 풀뿌리 실행능력을 제공한다. 이들의 핵심전략은 정치적 갈등을 영적 전쟁(spiritual war), 나아가 성전(holy war)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프레임은 정치적 반대자를 단순한 경쟁상대가 아닌, 신앙과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악’이자 제거해야 할 ‘적’으로 재규정한다. 이는 타협과 대화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어떤 극단적 행동도 정당화하는 위험한 논리로 이어진다. 반공주의와 부정선거 음모론을 설파하는 극우 개신교계 인물들의 현황은 종교적 네트워크가 어떻게 정치적 현장의 동원으로 직접 전환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이다.11
(4) 정치 모델 프랜차이즈와 청년-운동의 동원 기술
청년-운동 축은 검증된 정치 조직화 모델을 수출하고 이식하는 프랜차이즈 전략으로 작동한다. 이는 미국에 대한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을 의도적으로 복제하는 과정이다. TPUSA와 한국의 ‘빌드업 코리아’(설립자 김민아) 그리고 TPUSA의 한국판인 ‘자유대학’의 관계는 이 전략이 고립된 파트너십이 아닌 반복 가능하고 확장 가능한 모델임을 입증한다. TPUSA는 에너지 넘치는 축제형 이벤트 기획 노하우, 유명인사 섭외기술, 그리고 대학 캠퍼스 내 지부 조직화 기법 등의 브랜드 전략을 하나의 패키지로 제공한다. 한국의 단체들은 이 모델을 수입하여 청년세대를 대상으로 한 MAGA 육성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여기서 핵심적으로 동원되는 언어는 ‘반-워크’와 ‘반사회주의’다. 특히 ‘반-워크’는 ‘깨어 있는’(woke) 태도를 취하자는 PC주의에 반하여 다양한 인종, 젠더, 성별정체성 및 성적 지향을 가진 소수자의 권리를 옹호하는 정책들을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 또는 자유에 대한 침해로 규정하는 정치 담론이다. 이 언어는 사회변화에 대한 젊은 층의 불안감과 반발심리를 자극해 분노를 조직하는 효과적인 도구로 사용된다.
(5) 한국의 노드: 연결자와 확장자
한국의 노드는 한미 생태계 사이를 능동적으로 오가며 각 지역에 맞게 자원을 번역하고 적응시켜 분배함으로써, 두 운동의 유기적 통합을 견인한다. 초국적 극우 인프라는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여러 노드들이 결합해 작동하는 네트워크 구조인 것이다.
한국의 핵심 노드로는 우선 앞서 말했던 KCPAC와 애니 챈이 있다. 이들의 활동은 특히 단순한 외곽 운동에 그치지 않고, 정부 자문기구 진입12 등 제도권 내 접점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이어지며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둘째, 록브리지코리아는 국내 유력 정치인, 비즈니스 엘리트를 결집하는 고위 전략거점으로, MAGA와 결합된 ‘애국적 자본주의’ 프레임을 한국의 정치·경제 엘리트 내부로 이식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셋째, 미국식 정치 비즈니스 모델의 이식 플랫폼인 빌드업코리아는 미국 TPUSA의 지침을 참조해 축제형 콘퍼런스를 기획·주최하면서, 또 미국 극우인사들과의 연계를 활용함으로써 미국식 정치동원 모델을 한국에 프랜차이징한다. 넷째 노드인 극우 개신교 네트워크는 필수적인 대중조직 인프라 제공자로 정리된다. 정치적 의제에 도덕적·종교적 정당성을 부여하며, 신도들을 강력한 행동주의자로 조직화하는 핵심 메커니즘을 가동한다.
정리하자면 한미 극우연대라는 초국적 네트워크는 글로벌 프랜차이즈와 유사하게 다양한 ‘시장’에서 활용될 ‘상품’을 만들어 보급한다. 미국 조직이 극우 정치행사의 세련된 브랜딩과 유명인 동원 등을 통해 극우 비즈니스 모델의 ‘창출자·수출자’ 역할을 한다면, 한국 조직은 이를 국내 대중에 맞추어 능숙하게 적용하고 확대함으로써 ‘증폭자’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 네트워크는 여러 플랫폼을 물질적 기반으로 삼아 움직인다. 대외적으로는 CPAC 및 KCPAC와 같은 ‘공신력 있는’ 기구들을 허브로 삼되 그 배후에는 극우정치를 지지하는 고액 자본가들이 네트워크를 결성해 필요한 자금과 엘리트 연결망을 제공한다. 창출자와 증폭자 그리고 물질적 기반까지 갖춘 네트워크는 결국 초국적 피드백 회로를 갖게 된다. 반페미니즘·반PC주의 수사와 부정선거 음모론 등의 서사가 미디어 파이프라인을 통해 국경을 초월해 동기화되는 것이다.
4. 극우연대의 담론 전략과 민주주의에 대한 침식
(1) 반페미니즘, 극우연대의 접착제
네가지 축이 인프라의 뼈대를 제공한다면, 이 구조물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무엇일까? 반페미니즘 정치는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강력한 ‘이데올로기 접착제’ 역할을 한다. 이는 단순히 보수적인 사회관의 표현을 넘어 지지기반을 활성화하고 새로운 추종자를 모집하며 네트워크의 이질적인 요소들을 하나로 묶는 고도로 정교화된 정치도구이다.
이는 무엇보다 경제적·사회적 불안, 특히 젊은 남성들의 좌절감을 정치적 불만으로 전략적으로 재구성한다. 치열한 직업 경쟁, 경제적 불평등, 의무병역 부담 등의 문제를 구조적 원인에서 멀어지게 하고, ‘역차별’ 체계로 묘사해 페미니즘에 대한 분노로 전환한다. 복잡한 사회문제를 젠더갈등의 단순한 서사로 변환하여 편리한 희생양과 명확한 정치적 표적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지지자들에게 실존적 위기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페미니즘+낙태+트랜스 권리+다양성(DEI)+워크주의(wokeism)’라는 개념 묶음은 가족과 국가, 전통적 가치를 파괴하려는 반기독교적·반가족적 음모로 묘사된다.
그뿐 아니라 젠더평등을 촉진하고자 하는 페미니스트를 공산주의자, 종북세력, 그리고 다른 ‘반국가’ 행위자들과 동일시하는 교차적 적대감을 구축한다. 특히 한국의 역사적 맥락에서 강력한 비난으로 작동하는 ‘빨갱이’라는 말을 동원함으로써, 복잡한 정치지형을 ‘선 대 악’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으로 재편한다. 이들은 모든 정치적 반대자를 하나의 거대한 적으로 묶어 냄으로써 광범위한 연합세력을 더욱 쉽게 동원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강력한 이데올로기 접착제는 극우연대 인프라를 통해 확산되며, 한국 민주주의사회에 실질적인 피해를 입히는 구체적인 기제로 작동한다.
반페미니즘과 함께 미국 극우의 인종주의 및 배타적 내셔널리즘 전략이 초국적 극우 인프라를 통해 국내에 적극적으로 이식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이때 이식은 단순히 외형을 모방하는 수준을 넘어 미국의 이민자 혐오 서사를 한국의 지정학적 맥락에 맞춰 ‘반중정서’ 및 ‘중국공산당에 의한 선거조작설’로 변형하여 유포하는 ‘초국적 피드백 루프’를 통해 이루어진다. 특히 고(故) 찰리 커크(Charlie Kirk)나 스티브 배넌과 같은 미국 극우인사들은 한국 내 정치갈등을 ‘문명적 생존전쟁’13이라는 거대서사로 재포장하여 한국 청년세대에게 전수하고 있으며, 이는 인종주의적 편견을 ‘애국적 저항’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하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전략적 이식은 국내사회에 한국여성에 대한 혐오와 다른 인종의 여성—가령 동남아여성—에 대한 인종주의를 결합한 담론14을 확산시키고, 소수자에 대한 포용 대신 ‘도덕적 절대주의’를 내세워 다원주의를 부정하는 영향을 미친다. 이는 온라인상의 혐오를 넘어, 2025년 1월 발생한 서울 서부지법 폭동과 같이 사법 및 선거제도의 정당성을 물리적으로 부정하거나, 과거 독재정권의 폭력을 소환하는 ‘백골단’ 청년조직이 등장하는 등 준군사적 폭력주의를 부추기는 긴장을 유발한다. 결국 이러한 인종주의의 이식은 한국사회의 성평등·다문화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특정 집단을 반국가세력으로 낙인찍어 합리적 토론이 불가능한 극한의 사회적 분열과 제도적 불신을 고착화시킬 것이다.
(2) 제도, 공론장, 시민권의 연쇄적 피해
초국적 극우연대의 영향은 젠더나 부정선거를 둘러싼 정치적 논쟁을 훨씬 넘어선다. 이들의 활동은 제도적 신뢰, 공론장의 건강성, 그리고 시민권의 본질이라는 민주주의의 핵심영역에 연쇄적인 피해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민주적 과정에 대한 공공신뢰의 체계적 침식이다. 미국의 ’도둑맞은 선거’ 서사를 수입하여 부정선거 음모론을 지속적으로 유포하는 행위는 선거결과의 정당성을 뿌리부터 흔든다. 단순히 특정 선거에 대한 불복을 넘어,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보장하는 민주적 통치의 핵심 메커니즘 자체를 불법화하려는 것이다. 제도에 대한 불신이 만연하면 사회는 합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는 정책 논쟁을 조작된 정당성 위기로 전환하고 민주주의 시스템을 마비시키려는 의도된 전략이다.
공론장의 건강성은 어떤가. 극우연대는 유튜브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에 크게 의존하며15 공론장의 심각한 질적 저하를 초래한다. 동일한 생각을 가진 이들끼리의 이념적 에코 챔버(echo chamber) 안에서 음모론과 혐오발언은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증폭되는 반면, 합리적이고 증거에 기반한 토론은 불가능해진다. 나아가 여성과 소수자, 정치적 반대자에 대한 조직적 괴롭힘은 물론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언론, 학계, 시민사회에 ‘반국가세력’ ‘종북’ 프레임을 씌워 공론장에서 체계적으로 배제시키려 시도한다.
즉 초국적 극우운동은 민주주의적 다원주의 이상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폭력적이고 배타적인 시민권 모델을 적극적으로 촉진한다. ‘적’에 대한 ‘제거’를 암시하는 이러한 움직임은 일부 (청년)단체의 극단화된 흐름으로 준 군사적 미학의 채택에서 가시화된다.
5. 극우에 맞서는 민주적 전략: 초국적 연대의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대안적 사실’과 민주적 기관 및 미디어에 대한 심오한 불신을 유포하는 초국적 극우연대의 정치운동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허위정보에 대응하여 사실확인을 하는 일은 물론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인식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이러한 대응은 증상—허위정보—을 치료하지만, 기저에 있는 질병—제도적 신뢰의 붕괴와 사회적 불안의 성공적 동원—을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를 효과적으로 지키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과 동일한 인프라 수준에서 작동하는 포괄적·다층적 대응을 필요로 한다. 효과적인 대응은 극우연대의 취약화를 목표로 민주적 구조를 강화하고, 신뢰를 회복하며, 사회적 회복력을 구축하기 위해 다각적인 전략을 설계하는 것이다.
첫번째 전략은 극우연대의 운영 인프라를 규명하는 것이다. 극우의 권력은 적지 않은 부분이 자금 조달 및 전략적 채널의 불투명성에서 비롯된다. 정치행위자들, 록브리지와 같은 불투명한 기부자 네트워크 및 종교조직 사이의 자금 흐름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작업에 기반한 급진적 투명성 전략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자금 흐름망을 공개할 때 극우연대의 운영에 균열을 낼 수 있으며, 극우의 확산이 하나의 대중적 현상이 아니라 막대한 자금으로 뒷받침되는 정치 프로젝트라는 점을 더 넓은 관객에게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정치단체, 행사 후원, 광고 캠페인에 대한 자금 출처 공개를 의무화해야 한다. 이는 당장 필요하고, 시급한 과제임을 강조하고 싶다.
둘째, 극우의 ‘매력’은—늘 그렇지는 않지만 종종—실제 사회문제와 기존 제도의 실패를 활용하는 능력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극우적 서사는 경제적 불안정, 사회적 소외 및 정치적 권리 박탈을 둘러싼 감정에 공감하기 때문에 일체화된 지지를 이끌어내며 공명한다. 따라서 단순한 방어적 전략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이 운동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불평등 해결, 사회안전망 강화, 시민들의 정치참여를 위한 의미있는 경로 창출 등 불만의 근본원인을 해결하는 실질적인 사회·정치 개혁이 필요하다. 또한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신뢰는 극우운동의 주된 공격 목표이므로 방어에 있어서도 최우선 대상이 되어야 한다. 제도에 대한 절차적 투명성 강화와 선제적인 대중 소통 전략을 통해 선거, 사법부, 언론 등 핵심기관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적극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극우의 초국적 동원 노력에 대항할 새로운 형태의 초국적 시민권력을 배양하는 민주적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의 2030 여성들이 구축한 민주적 저항과 창의적 연대의 새로운 형태는 강력한 모델을 제공한다. 이들은 전통적 정치구조 바깥에서 조직화되고, 자원을 공유하며, 공동체를 구축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시민연대를 지원하고 확장하는 것은 다원적 가치를 근본부터 방어할 수 있는 탄력적인 대항세력을 구축하는 데 중요하다. 이제 견고한 민주주의는 유능한 초국적 시민사회를 필요로 한다. 비정부기구, 학술기관, 공동체 그룹이 설득력 있는 대항서사를 개발하고, 대중의 미디어 리터러시를 향상시키며, 민주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초국적 연대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투자해야 한다.
우리가 직면한, 한국의 젠더평등 진전과 민주주의 전반의 건강을 해치는 위기는 한두 조직을 통해 국내적으로만 생성된 현상이 아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극우연대는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초국적 인프라를 통해 전략적으로 설계되고 실행되는 ‘정치 프로젝트’이다. 한미 극우연대는 자본, 전략 및 이데올로기를 미국에서 한국으로 수출하기 위한 정교한 구조를 성공적으로 생성했으며, 국내의 증폭자들이 이러한 도구들을 효과적으로 적용하고 배치하고 있다.
따라서 한미 극우연대가 제기하는 위협은 워싱턴이나 서울 어느 곳에서 어느 정치인의 선거 승리나 패배 내지는 퇴장으로 해소될 수 없다. 이 네트워크가 체계적이고 제도적이며, 선거 주기를 넘어서 지속 가능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슈 기반의 반응적 정치를 넘어서야만 효과적인 대응이 이루어질 것이다. 민주주의 제도 자체를 공격하기 위해 조직화된 인프라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키고 확대하려면 새로운, 대항하는 초국적 연대의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이 새로운 인프라는 평등, 돌봄 및 진정한 다원적 사회라는 민주적 근본원칙에 더욱 충실해야 할 것이다. 구조에 있어서는 투명성을, 정보에서 있어서는 검증을, 제도에 있어서는 신뢰를, 경계에 있어서는 안전을, 시민사회에서는 역량을 강화하고 서로 결합하는 통합적 접근만이 회복력 있고 효과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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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지어 ‘극우 인터내셔널’의 수장 격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조차 실용적 관점에서 한국 내 고립된 극우가 아닌 이재명 행정부와 협력하는 현실이 이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 초국적 정치운동을 분석할 때, 비공식적인 개인적 유대와 구조화된 운영 인프라를 구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개인적 유대’가 수동적인 친밀감을 암시한다면, ‘인프라’는 특정한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본·인력·담론·전술을 국경 너머로 이동시키는 기능적 구조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 아리스토포퓰리즘 개념의 기원 및 정의는P atrick J. Deneen, “Aristopopulism: A Political Proposal for America,” First Things Lecture 2019.3.7 참조. 좀더 최근의 논의는 Timothy Noah, “Welcome to the Age of Aristopopulism,” The New Republic 2025.11.18 참조. 이 글에서는 아리스토포퓰리즘이 과두정치와 부정부패를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말일 뿐이라고 논하고 있다↩
- 록브리지는 2024년 대선을 위해 약 7500만 달러 규모의 예산을 다음과 같이 배정했다. (1) 유권자 동원(~4000만 달러), (2) 미디어 및 여론(~2000만 달러), (3) 언론 및 선거 관리를 대상으로 한 전략적 소송 등의 법적 대응(~1000만 달러), (4)종교인 포섭 및 차기 행정부 인선(충성파 배치) 계획. Alexandra Ulmer and Aram Roston, “Tech donor network co-founded by JD Vance seeks to push America to the right,” Reuters 2024.8.21.↩
- 1789 캐피털은 1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운영하는 벤처캐피털 회사로서 극우의 활동에 자금을 지원하는 원천으로 기능하고 있다. “Trump-linked venture firm 1789 Capital passes $1bn AUM milestone,” Private Equity Wire 2025.9.9.↩
- 록브리지 코리아는 설립 당시 ‘진보와 보수를 망라하는‘ 싱크탱크가 되겠다고 목표했으며 김부겸 전 국무총리,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정용진 등 국내 정재계 인사들이 이사진으로 있다. 정용진은 록브리지 네트워크 아시아 총괄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얼마 전인 1월 한국에 방문한 버스커크는 이들 이사진과 만남을 가지고 “한미협력 강화를 위한 한국의 역할”을 강조했으며, 그 방한을 기점으로 록브리지 코리아 이사회에 정식 합류한다고 발표했다. 「정용진 회장도 참여한 ‘록브리지’...美 창립자 “한국 역할이 중요”」, 한국경제 2026.1.18↩
- 「“尹 구속은 불법, 美에 알리겠다”… 부정선거 음모론의 ‘큰손’ 국내 최초 인터뷰」, 한국일보 2025.2.10; 「‘댓글조작’과 ‘부정선거’는 원팀…KCPAC 연결된 ‘자손군’ 간부들」, 뉴스타파 2025.7.22.↩
- Eli Clifton, “The Unknown Oligarch Fighting for an Endless Korean War,” The Nation 2022.3.8.↩
- IP3 인터내셔널 홈페이지에서 애니 챈은 ‘설립자 및 경영진’으로, 얼라이드 뉴클리어 홈페이지에서는 ‘경영전략이사’로 소개되어 있다.↩
- 애니 챈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설립 및 운영하고 있는 주요 단체들의 역할을 보면, 우선 KCPAC는 2019년 CPAC의 한국 공식 파트너로서 설립된 한미 극우연대의 허브 조직이다. 애니 챈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한미자유안보정책센터는 극우 성향 예비역 군인 중심 단체로 국내 정치권 접촉 및 로비 창구이다. 원코리아네트워크는 워싱턴 D.C. 소재 싱크탱크·미디어 플랫폼으로, 대북 강경론 및 ‘부정선거’ 담론을 활용한 대미 로비를 담당한다. 한미동맹USA재단(KUAUF)은 미주 한인 보수세력 결집 및 이승만 재평가 등 보수 교육을 담당한다↩
- 가령 세계로교회의 손현보 목사가 공직선거법 위반—대통령선거 및 부산시 교육감 재선거에서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으로 구속되자 그의 석방을 촉구하는 삭발 탄원식이 열렸다. 이 탄원식에는 TPUSA Faith의 의장 랍 맥코이(Rob McCoy) 목사도 참석했다. 「세계로교회 당회원 15명 삭발, 종교탄압 중단 촉구」, 한국교회장로닷컴 2025.9.29↩
- 애니 챈은 2023년 9월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해외 직능운영위원에 정식 임명되었다. 「尹과 수차례 만나고, 민주평통 요직까지 꿰찬 로비스트」, 한국일보 2025.2.9.↩
- 국내 정치적 갈등을 전통적 가족질서와 국가 주권을 파괴하려는 ‘글로벌 엘리트, 공산주의’ 세력에 맞선 실존적 투쟁으로 규정하는 극우진영의 거대서사이다. 이 프레임은 미국의 MAGA운동과 그 핵심 전략가들에 의해 정립되었으며, 한국에는 2023년경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되어 2024년 말 계엄사태를 기점으로 극대화되었다.↩
- 가령 ‘베트남론’은 한국의 남성운동권(manosphere) 내 급진적 서사로, 페미니즘에 대한 불만과 인종차별적 여성혐오를 연결한다. 베트남론은 한국여성을 물질주의적이고 이기적인 존재로 비하하며 저출산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동시에, 동남아여성을 순종적이고 ‘가성비’ 높은 결혼의 대안으로 대상화하는 인종주의적 여성혐오 담론이다. 이는 청년 남성의 경제적·사회적 불안을 반페미니즘 정서로 치환하여 한국여성을 징벌하고 외면하려는 심리를 자극하며, 여성을 계급과 인종으로 나누어 통제하려는 전략적 성격을 띤다. 결국 남성 피해자 이데올로기를 공고히 하는 ‘정치적 접착제’가 되어, 초국적 극우세력이 공유하는 배타적 내셔널리즘과 인종차별적 세계관을 국내에 확산시키는 통로가 된다.↩
- 이를테면 ‘뇌 부식’(brain rot)이 2025년 옥스퍼드 올해의 단어로 선정된 데 이어 옥스퍼드영어사전(OED)에 등재되었다. 지능이나 비판적 사고능력의 저하를 저하는 뜻하는 말로, 특히 근래에는 디지털 플랫폼의 무의미한 콘텐츠를 과다 소비한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Brain rot added to the Oxford English Dictionary,” Oxford University Press 2025.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