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구독 회원 전용 콘텐츠
『창작과비평』을 정기구독하시면 모든 글의 전문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구독 중이신 회원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시
김산
1976년 충남 논산 출생. 2007년『시인세계』로 등단함. kjk8950@naver.com
연노랑 물방울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연노랑연노랑은 音이 아니지. 연노랑연노랑은 色이 아니지. 연노랑연노랑 부르면 흩어진 물의 방울들이 하나하나 모여들지. 모여들어서 추적추적 민중가요 식으로 행군을 하지. 개별적인 연노랑은 조그맣고 둥근 소리의 작은 균열 혹은 촌스러운 집합체. 우리의 이름은 연노랑 촛불이 되고, 우리의 이름은 연노랑 플래카드에 무심히 기록되지. 연노랑 운동화가 반 발 뒤로 전진하고 우리는 반 발 앞으로 후퇴하지. 후후 연노랑 물방울은 딱 그 중간에서 어깰 움츠리고 잠복해 있지. 어정쩡하게 서서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을 때 밀고 밀리던 연노랑들이 하하 우리는 연노랑이다 연노랑이다 외치지. 방패에 죽봉에 연노랑연노랑은 또르르 차르르 샤샤샤 흐르지. 그때 남은 연노랑의 연대를 연노랑의 발자국이라고 해야 하나, 발자욱이라고 해야 하나. 어차피 광장은 많고 버스는 더 많고 연노랑연노랑은 안전해서 더욱 불안전하다는 기사는 넘치고 넘치지. 연노랑은 열노랑의 오타였습니다, 라고 정정보도를 내는 기타리스트는 없지. 소리굽쇠를 들고 연노랑 장화를 신은 아이들이 태어나는 물방울의 나라. 물과 방울이 연노랑 막 사이에 끼여 꿈틀거리는 나라. 연노랑 물방울 기타를 들고 나는 音色을 조율하지. 조-율 조-율 도무지 섞이지 않는 당신과 나의 음색.
랄랄라 집시법
이것은 사람의 말
노랑 피리를 치며 연두 기타를 불며 우리는 우리는 광장으로 모여듭니다. 이구아나 티셔츠 위로 화창한 금요일이 당당하게 걸어갑니다. 화요일의 금요일과 목요일의 금요일과 금요일의 금요일이 나란히 바리케이드를 칩니다. 고양이 피켓을 든 소설가 J와 구름나비장식 레깅스를 입은 평론가 C는 수다쟁이라서 침묵합니다.
스무살의 전경과 스물두살의 전경이 은박 방패를 바닥에 깔고 앉습니다. 삶은 계란도 먹고 칠성사이다도 마시고 오물오물 김밥도 나눠먹습니다. 매일매일 금요일이 되면 우리는 우리는 광장으로 모여듭니다. 광장은 시청에도 없고 용산에도 없습니다. 광장은 철거됐고 우리의 광장은 크레인 위에서 휘영청 써치라이트를 켭니다.
드럼통 안에서 불꽃이 덩실덩실 어깨춤을 춥니다. 불꽃의 어깨들이 타닥타닥 부딪치며 아스러집니다. 일당 6만원의 용역이 불꽃의 주변을 용역합니다. 우리는 우리는 안전하게 타들어가기 위해 매일매일 금요일이면 광장으로 모여듭니다. 창녀 포졸 대통령이 함께 뽀뽀를 하며1 타로카드를 뒤집습니다. 하! 이것은 사람의 말입니다.
__
- 곽재구 시인의「바닥에서도 아름답게」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