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구독 회원 전용 콘텐츠
『창작과비평』을 정기구독하시면 모든 글의 전문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구독 중이신 회원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특집│지금, 어떤 불평등인가
지역 간 격차,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결할까
정준호 鄭埈豪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 역임. 공저 『뉴노멀』 『다중격차: 한국 사회 불평등 구조』 『다중격차 2: 역사와 구조』 등이 있음.
jhj33@kangwon.ac.kr
1. 지역의 의미와 지역 간 불평등 문제
지역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리학은 일반적으로 공통 속성들을 가지는 영역적(territorial) 실체로 지역을 규정한다. 그 속성들은 자연, 인간, 그리고 이들 간의 상호작용 등을 통해 주어지고 형성되며, 한 지역에 ‘통일성’(unity)을 부여함으로써 타 지역과 구별된다. 문화, 사회, 경제, 지형, 자연, 정치 등 다양한 층위에서 상이한 지역들이 식별 또는 생성될 수 있지만, 사회과학의 주요 연구대상인 개인, 계급 또는 계층과 같은 개념적 단초가 없기 때문에 학술적 용어로 지역 개념은 혼돈적(chaotic)이다.1 사회과학에서 지역단위의 분석이 중요시되지 않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지역은 다양한 규모(scale), 즉 동네, 근린, 시군구, 광역시도, 대도시권, 국가, 대륙 등으로 현상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한 국가 내에서 규모가 큰 지역일수록 경제적 규모효과는 배가되며 정치적으로도 중앙정부에 대한 강력한 견제를 통해 균형을 이뤄야 하는 역할을 부여받는다. 영국 보수당의 새처(M. Thatcher) 수상이 집권한 후 노동당의 아성인 광역 런던시를 작은 규모의 행정단위들로 쪼갠 사례도 있다. 1997년 노동당이 재집권한 후 광역 런던시가 복원되었다.
최근 도시재생의 맥락에서 동네 또는 근린 같은 소규모 지역단위가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반인 동시에 직접적인 시민참여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각종 현안을 해결할 단초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규모가 작으면 자본 주도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관철되기도 용이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근린을 도시계획의 단위로 설정하려는 경향 역시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한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지역 간 이동성이 심화·확대되면서 중심지와 배후지를 하나로 아우르는 도시권(city-region)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제2기 수도권 신도시에서 교통, 쓰레기처리, 상수도 같은 환경 및 인프라 문제가 광역적으로 불거지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는 동네나 근린 단위로는 해결 불가능하기 때문에 중앙정부의 효과적 개입, 그리고 수도권 광역지역들 간 협력과 연대가 필요하다. 이처럼 사안에 따라 판이한 지리적·제도적 배치가 요구되는 것이다. 규모에 따라 일련의 지역들은 위계적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다양한 규모는 서로 다른 사회적 관계들을 함의한다.2 가령 동, 시군구, 광역시도 각각에서 벌어지는 경제적·사회적 현상들을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다.
지역은 정주와 재생산의 기반이기도 하다. 이웃과 근린에서 형성되는 정서적 공동체는 강력하다. 지역은 물리적인 실체이지만 거주민들의 다양한 사회적 관계들을 통해 ‘인격화된’ 실체(정서, 기억, 지각, 역할 등)가 부가된다. 특히 지리적 근접성 때문에 발생하는 반복적이고 사회적인 행위는 지역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사회자본의 축적을 용이하게 한다. 따라서 지역은 거주민에게 자기 ‘정체성’의 중요한 토대이고 정치적 동원의 효과적인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그렇기에 진보의 ‘화신’일 수도 보수의 ‘깃발’일 수도 있는 것이 지역이다. 그 와중에 사회적·경제적 문제가 단순히 지역적 문제로 치환되는 ‘공간 물신론’(spatial fetishism)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지역에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존재하지만 특정 계층의 이해관계 담론이 지역적 정체성을 활용하여 지역사회를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공간 물신론이라고 도덕적으로 비판할 수도 있겠으나 그 담론의 확산효과가 지역에 누적된 정체성과 사회자본에 일정 정도 기대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이러한 의미에서 지역은 본질적으로 정치적이다.
불평등이 시대적 화두다. 삐께띠(T. Piketty)는 『21세기 자본』(한국어판 글항아리 2014)에서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이 던지는 정치적·경제적 메시지, 즉 민주적 질서의 위협과 세습사회의 등장을 분명하게 전달하고 있다. 개인(또는 가구) 간 불평등은 정치적·경제적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많은 이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도 이러한 관심도를 일정 부분 반영한 것이다. 그런데 노무현정부 시기 강력하게 제기되던 지역균형발전 또는 지역 간 불평등 의제는 개인 간 불평등에 비해 세간의 관심을 크게 받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지역 간 불평등보다 지역 내 불평등 정도가 심하며, 지역 간 격차가 전반적으로 낮더라도 지역 내 격차가 심할 수 있다.3 가령 서울 내의 소득불평등과 시도 간 소득불평등 정도를 비교할 경우 전자가 더 크다. 하지만 지역 간 불평등과 개인 간 불평등이 동행한다는 점에서, 두 측면의 불평등을 분리하여 생각할 수는 없다.
최근 미국과 서유럽에서 지역 간 불평등 이슈는 강력한 정치적 폭발력을 드러냈다.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 2016년 미국 대선, 2016년 오스트리아 대선, 2017년 프랑스 대선, 2017년 독일 총선 등에서 지역 간 불평등 양상이 포퓰리즘을 지지하는 투표행태로 이어진 것이다.4 낙후지역과 쇠퇴지역이 선거에서 기존 민주적 질서에 도전하는 정치세력을 옹호했는데, 미국 ‘러스트벨트’ 지역의 트럼프 지지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소위 ‘중요치 않은 지역의 보복’(revenge of the places that don’t matter)이 나타난 것이다. 특히 소규모 지역일수록, 구산업 지역일수록, 이민자 비중이 높아지는 지역일수록, 그리고 노동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취약하여 회복이 느린, 따라서 실업률이 높고 복지급여가 줄어든 지역일수록 포퓰리즘을 지지하는 성향이 높았다.5 이러한 현상은 거주민들이 경제적 쇠퇴와 이를 방치한 것에 대한 ‘불만’을 강력하게 지리적으로 나타냈다고 볼 수 있다.6 이러한 이유로 이전에는 지역정책을 백안시하던 하바드대학의 경제학자들도 ‘장소기반’(place-based) 정책을 내놓기에 이르렀다.7
우리나라도 입지적 열위와 규제로 인해 성장에서 배제된 낙후지역이 존재한다. 가령 접경지역, 자연보전지역, 도서지역, 그리고 기타 농산어촌지역 등이 그것이다. 이들은 저출산·고령화의 여파로 가까운 시기에 소멸할 위기에 처해 있으며 사실상 ‘방치’되어 있다. 다른 한편 제조업 중심지로 성장을 구가하던 일부 공업도시들은 ‘산업위기지역’으로 상황이 나빠졌다. 근래 조선과 자동차 산업의 구조조정을 겪은 거제, 군산, 통영, 영암, 울산 등이 그러하다. 우리나라로서는 사실상 처음 겪는 현상인데 한국판 러스트벨트가 나타난 셈이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 한국에 대한 일본의 무역보복, 4차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급격한 기술변화 등으로 제조업 중심지인 동남과 서남권은 앞으로 심대한 구조조정에 휩쓸릴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이들은 ‘폐기’될 수도 있을 것이다.
‘방치’ 또는 ‘폐기’ 위기에 처한 낙후지역과 쇠퇴지역이 결합하면 최근 서구의 사례처럼 기존 거버넌스체제에 심대한 정치적인 효과를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지역 간 불평등은 개인 간 불평등과 마찬가지로 크고 심각한 사안으로 봐야 한다. 사회경제의 현안으로 제기되는 이중의 지역문제를 염두에 두면서 이 글은 우리나라 지역 간 불평등의 현황과 요인을 규명하고, 그것이 가지는 정치적·경제적 함의와 이를 넘어서기 위한 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2. 지역 간 불평등의 현황과 요인
지역 간 불평등은 주로 소득 측면에서 다루어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첫째는 도시와 농촌 간의 격차로 1960년대와 1970년대 공업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불거졌다. 둘째는 경부축을 경계로 나타난 영남과 호남 간의 격차이다. 이는 1970년대와 1980년대 우리나라의 정치·경제 상황과 맞물리면서 지역문제의 원형을 이룬다. 셋째는 1980년대와 199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부상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이다. 넷째는 대도시와 중소도시 간 격차이다. 이러한 지역 간 격차들은 각각 시기별로 나타났다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상호 중첩되면서 여전히 존재한다. 최근에는 지역문제에서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지방소멸’의 위험이 부각되고 있으며, 구조조정에 따른 ‘산업위기지역’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지역 간 불평등은 어느 정도 되는가? 여러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EU와 OECD는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으로 지역 간 불평등을 측정한다.8 이는 지역의 생산능력과 노동생산성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불평등 지표는 ‘동일한 척도를 가진 최댓값과 최솟값 사이의 상대적 거리’로 정의된다.9 따라서 최댓값과 최솟값 간 차이를 보면 불평등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아래의 그래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지역 간 불평등은 주요 OECD 국가들과 비교할 경우 중간 정도이다.
영국이 지역 간 불평등이 가장 심한 것으로 나오는데 이를 둘러싸고 일련의 논쟁이 벌어진 바 있다. 이는 지역 간 불평등의 비교에 수반되는 난점들을 보여준다. 『이코노미스트』(2017.10.21)는 OECD와 마찬가지로 영국이 가장 지역 간 불평등이 심하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풀팩트(Full Fact, 영국의 팩트체크 전문 비영리기관)는 비교 대상 지역규모를 상향하여 분석할 경우 영국의 지역 간 불평등은 중간 정도라고 주장했다.10 다시 『이코노미스트』(2018.11.9)는 지역 규모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그리고 인구 대신 취업자를 사용할 경우에 그 결과가 일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맥칸(P. McCann)은 다양한 지표들과 지역규모들을 사용하더라도 기본적으로 OECD와 『이코노미스트』의 분석 결과가 옳다, 즉 영국이 지역 간 불평등이 가장 심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11 이처럼 지역규모가 작으면 대개 지역 간 격차는 커진다.
주요 OECD 국가의 지역 간 격차 비교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지역 간 불평등 문제는 어떨까? 국민계정처럼 지역계정에서도 지역소득은 생산, 분배, 지출소득 등 삼자로 구성된다. 국가단위에서는 삼자가 일치하지만 일국 내 지역에서는 자본과 노동의 자유로운 지역 간 이동으로 삼자가 일치하지 않는다.12 아래의 표는 시도별 생산소득(1인당 지역내총생산)과 분배소득(1인당 지역총소득) 간의 지리적 불일치를 보여준다. 2000년대 이후 전국 평균 이상의 생산소득을 기록하는 지역은 서울, 울산, 충남·북, 전남, 경남·북이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경제 중심지이거나 기초소재 또는 가공조립산업의 중심지이다. 반면에 역외로 유출되거나 유입된 소득을 반영한 분배소득의 경우 전국 평균 이상인 지역은 서울, 울산, 충남으로 줄어든다.
생산소득은 지리적으로 이전되기 때문에 생산소득의 지역 간 불평등이 분배소득의 그것보다 더 크다. 2000년 생산소득의 최솟값과 최댓값은 각각 66.0과 220.0로 그 배율은 3.3이다. 반면 2017년에는 각각 61.2와 191.4이고 그 배율은 3.1이다. 분배소득의 경우 2000년 최솟값과 최댓값은 각각 76.8과 187.4이고 그 배율은 2.4이다. 2017년에는 각각 72.9와 149.5로 그 배율은 2.1이다. 최근 제조업 구조조정을 반영하여 제조업 중심지의 생산과 분배 소득의 상대적 규모가 줄어들면서 지역 간 격차가 다소 좁혀졌다. 생산소득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지역 간에 배분된다. 직장이 울산에 있지만 가족생활의 기반이 서울에 있는 경우 소득의 일부분은 울산에서 서울로 이전된다. 또한 기업의 법인 잉여소득은 가령 울산의 공장이 아니라 서울 본사에서 집계하고 이를 토대로 기업은 세금을 납부한다. 그리고 부동산 등에 대한 투자 목적으로 소득이 지리적으로 이전될 수 있다.
시도별 생산과 분배 소득 수준(전국=100) 및 소득 순유출입 누적액(2000~17)
울산은 생산소득과 분배소득 모두 전국 최고이다. 서울은 생산소득의 상대적 규모보다 분배소득의 그것이 훨씬 크다. 이 두 지역을 제외하면 사실상 지역 간 격차는 그렇게 크지 않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나라의 지역 간 격차는 특정 지역으로 인구와 소득이 집중되는 문제이고 특정 제조업의 중심지가 발전지역이라는 점에서 산업입지의 문제로 볼 수도 있다.13 체감과 달리 양적 지표상으로 지역 간 불평등은 그리 심하지 않으며 특정지역으로의 과도한 집중과 제조업의 입지문제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실일까?
생산소득은 자본과 노동의 지리적 이동을 통해 자본, 노동, 토지 등 생산요소에 대한 소득, 즉 분배소득으로 지리적으로 배분된다. 생산소득의 지역 배분은 주로 직주 분리에 따른 근로소득의 지리적 이전과 본사와 분공장의 공간적 분리에 따른 법인소득의 지리적 이전에 따라 이루어진다. 앞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제조업 중심지인 비수도권에서 수도권, 특히 서울로, 지방에서는 광역도에서 울산을 제외한 광역시로 소득이 유입되고 있다. 2000~17년 사이 명목기준의 누적 순유입액은 서울이 682조원으로 가장 크며, 수도권 전체적으로는 1,028.7조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에 4개 광역시로는 315.6조원이 유입되었다. 이처럼 수도권과 광역시로 순유입되는 금액은 우리나라 1년 GDP와 맞먹는 규모다.
이를 보면 전국 차원에서는 수도권이 중심지이고 비수도권이 주변부이고, 비수도권에서는 광역시가 중심지이고 그 인근지역이 주변부이다. 이는 전국 차원에서 수도권, 특히 서울이 본사와 R&D 등과 같은 구상기능을 수행하고 반면에 비수도권 제조업 중심지는 실행기능을 수행하는 것에 기인한다. 그리고 광역시는 지방에서 일정 정도 구상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중심과 주변의 관계가 수도권과 비수도권, 그리고 광역시와 광역도 간에 이중적으로 형성되어 있다. 이는 양적 측면의 지역 간 격차 문제뿐만 아니라 질적이고 구조적인 차원의 문제를 함의한다. 수도권과 광역시가 정치·경제의 관제고지(commanding heights)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지표의 공간 집중 이상으로 경제적 권력을 타 지역에 행사할 수 있다. 이는 이들 지역으로 경제적 자원들을 모조리 끌어당기는 강력한 자석처럼 작용한다. 수직적이고 정도가 심한 구상과 실행 기능의 공간적 분리는 지방에서 화이트칼라로 표상되는 괜찮은 일자리나 기회, 그리고 전망의 부재를 야기한다. 이는 양적인 공간 집중을 넘어선 이슈를 제기한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이라도 하듯 최근에 ‘지방충’이라는 말이 인터넷상에서 회자되고 있다. 저명한 지리학자인 매시(D. Massey)의 표현을 빌리자면, 일련의 지역들이 전국 차원에서 구상과 실행의 입지적 수용력을 위계적으로 반영하는 ‘공간적 분업’이 형성되고 있다.14 이 분화가 바로 우리나라 지역 간 격차 또는 지역문제의 실상이다.
앞서 명시한 소득은 지역계정에 나타난 기업, 가계, 정부 부문을 망라한 총계소득이다. 그렇다면 가계금융복지조사상의 가구별 미시자료를 통해서 본 소득과 자산의 지역 간 격차는 어떠한가? 아래의 그래프를 보면 앞의 결과와 그렇게 큰 차이는 없다. 전국 평균과 비교하여 서울, 경기, 세종의 상대적 소득수준이 높다는 것과 그외 지역들에서 소득의 지역 간 격차가 매우 심한 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세종과 울산이 상대적 소득수준이 가장 높으며 그다음이 서울과 경기다.
우리나라 가구 순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2 이상이다. 부동산가격의 변동과 연관이 있는 순자산의 경우 전국 평균 이상인 지역은 서울, 경기, 대구, 울산, 세종, 제주이다. 세종과 제주는 각각 신도시 개발과 해외자본 및 인구 유입으로 최근에 아파트가격과 토지가격이 급등한 바 있다. 서울의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크고 또한 증가하고 있지만 경기와 울산은 감소하는 추세이다. 서울 다음으로 세종의 순자산 규모가 크다. 이를 보면 순자산의 지역 간 격차가 경상소득의 그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산격차가 소득격차보다 심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므로 이는 예상했던 바다.
지역별 가구소득과 자산수준(전국=100) 및 지역 내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
가계금융복지조사의 원자료를 가지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내 가처분소득과 순자산의 지니계수를 계산한 결과를 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내 소득격차는 거의 없지만 자산격차는 그렇지 않다. 2013~15년에는 비수도권 내 소득격차가 더 컸으나 그 이후에는 수도권 내 격차가 더 크다. 그러나 그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다. 하지만 순자산의 경우 비수도권 내 격차보다 수도권 내 격차가 상대적으로 더 큰데, 두 지역 간의 차이는 그 이전과 달리 2016년 이후 일정한 편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규모에 따라 지역 간 격차의 정도는 달라진다. 규모를 작게 잡으면 지역 간 격차는 커진다. 또한 상위지역 내 하위지역들 간의 격차는 어딜 가더라도 존재한다.15 예를 들면 수도권 내 북부와 남부 간 격차, 서울 내 강북과 강남 간 격차, 강남구 내 동들 간의 격차가 있다. 따라서 격차는 규모에 따라 상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시군구 수준에서 우리나라의 지역 간 불평등은 어떠한가?
아래의 지도는 2017년 평균 근로소득과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의 시군구 분포를 보여주고 있다. 평균 근로소득은 주소지 기준 조세자료를 가공한 것으로 신규입사자 및 중도퇴사자, 이중근로자의 급여가 이중 계상되어서 시군구의 소득을 정확히 보여주지는 않는다. 또한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체 시군구가 아니라 자료 표본의 문제로 155개 시군구에 한정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군구의 지역 간 격차를 대략적으로 가늠하기에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
시군구별 평균 근로소득 및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
전국 평균을 100.0이라 할 경우 상대적인 평균 근로소득의 최솟값은 67.2, 최댓값은 198.5이고, 그 배율은 3.0이다. 가계금융복지조사상의 2017년 시도별 상대적인 가구 경상소득 규모의 최솟값과 최댓값이 각각 83.7과 120.4이고 그 배율은 1.4이다. 시도별 가구 경상소득과 비교하여 시군구별 개인 근로소득의 격차가 더 심한 편이다. 작은 공간규모를 사용할 경우 지역 간 격차가 더 벌어진다는 것을 상기하면 이는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상위 10개 시군구는 서울 강남, 서울 서초, 서울 용산, 경기 과천, 서울 송파, 서울 종로, 울산 북구, 대전 유성, 경기 성남, 울산 남구 등의 순이다. 이는 서울 강남 3구, 고급거주지인 서울 용산과 종로, 과학단지인 대전의 유성, 벤처 중심지인 경기의 성남과 중산층 주거지인 과천, 제조업 생산의 거점인 울산 북구와 남구 등의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전국적으로 수도권 일대가 가장 높은 소득수준을 보여주며, 지방의 행정 중심지이거나 제조업 중심지인 경우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아파트 매매가격으로 대표되는 자산의 경우에는 소득과 달리 수도권의 중심성이 매우 강하다. 전국 평균을 100.0이라 할 경우 최솟값은 25.2, 최댓값은 435.9으로 그 배율은 17.3에 이른다. 2008년 3월 기준 가계금융복지조사상의 시도별 상대적 가구 순자산 규모의 최솟값은 66.8, 최댓값은 129.5이고, 그 배율은 1.9이다. 이와 비교해보면 차이가 심한데 측정오차, 공간규모의 차이, 과소보고 등 여러가지 문제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상위 10개 시군구는 서울 강남, 서울 서초, 서울 용산, 서울 송파, 경기 과천, 서울 광진, 서울 양천, 서울 성동, 서울 마포, 서울 동작 등 대부분 수도권으로 소득 분포와 차이가 난다. 지방의 경우 행정중심지에서 자산수준이 높기는 하지만 수도권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다. 소득과 달리 자산은 누적적이며, 자금 융통을 위한 담보로 사용할 수도 있고, 또한 배타적인 소유를 기반으로 타자에 대한 권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이처럼 자산은 소득과 달리 그 함의가 다차원적이다. 삐께띠는 『21세기 자본』에서 자산격차로 인한 세습사회의 등장을 경고한 바 있다.
3. 지역 간 불평등 성장체제의 지속 불가능성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공간분업은 전국 차원에서 사실상 서울과의 거리에 따라 각 지역에 ‘서열’을 매기는 효과를 가진다. 또한 이는 지역경제의 선순환 문제를 제기하는 동시에 특정지역으로의 경제력 집중과 그에 따른 권력 행사의 지리적 독점에 대한 문제를 야기한다. 생산소득의 지리적 조정을 통해 전국적 차원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그리고 지방 차원에서 광역시와 인근 지역들 간의 중심과 주변 관계가 사실상 형성된다.
다른 한편으로 중심지는 다양한 경제적 자원을 끌어들인다. 이러한 과정이 누적된 결과 중심지는 엄청난 자산을 축적했다. 강남 3구의 높은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를 웅변한다. 거기서는 아파트가 사실상 지위재(positional goods)로서 교육과 소득 등과 결합하여 상위 계급의 ‘성채’를 구축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특히 시군구 수준에서 지역 간의 자산격차는 소득격차를 훨씬 넘어선다. 따라서 중심지는 단순히 자원이 집중된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다방면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수도권, 특히 서울, 그중에서도 강남 3구는 언제나 중앙정부의 경제적 의사결정에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대상이다. 이들은 경제적 의사결정에서 상수로 기능한다.
구상과 실행 기능의 수직적이고 과도한 공간분업에 기반한 성장모형이 양적 지표상으로는 일정 정도 지역 간 격차가 아니라 수렴을 가져온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이는 대기업 주도의 수출주도 성장체제와 맞닿아 있다. 이러한 성장체제에서 지방이 용이하게 성장하는 길은 전략적인 대기업 투자의 입지를 선점하는 것이다. 전략산업이나 기업의 입지선정 과정에서 각종 연줄이 동원되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 때문에 거주민은 이러한 게임의 결과들을 곧이곧대로 수용하지는 않는다. 또한 입지선정은 토지와 직접적으로 관련되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 상승이 뒤따른다. 따라서 외부적인 입지결정에 따라 우발적인 소득과 부가 어디에 사는 누구에게는 과도하게 귀착되었던 것이다. 1970년대 본격적인 경제개발 이후 수도권-동남권-서남권-충청권으로 입지가 이동되면서 외형상으로는 지역 간 소득격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일종의 낙수효과가 지역차원에서 전개된 것이다. 하지만 전술한 바와 같이 지방의 선호도나 혁신역량은 점차로 약화되어왔다.
그렇다면 지역 간 소득격차는 그렇게 벌어지지는 않지만 입지에 따라 자산격차는 더 심화된 이러한 외생적인 지역성장 모형은 지속가능한 것인가? 수출에 기반한 대기업 주도의 대규모 설비투자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는 앞으로 비수도권 지역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사실상 힘들다는 것을 함의한다. 또한 4차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산업세계의 근본적인 지각변동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다양한 산업들과 지식들 간의 융합과 경계 허물기가 요구된다. 하드웨어의 중요성이 점차 감소하고 IT 기술과의 융합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현실은 수도권의 입지적 우위를 더욱더 강화하고 있다. 지식과 인적자원의 가용성에 따른 편익이 과밀에 따르는 여러가지 고비용을 상회하는 것이다. 더욱이 높은 부동산가격은 수도권 투자에 대한 헤징(hedging) 역할을 하고 있다.
기존의 성장모형을 뒷받침했던 여러가지 조건이 바뀌면서 도시와 농촌, 대도시와 중소도시, 수도권과 비수도권 등 기존 지역 간 격차가 상호 중첩되면서 낙후지역의 ‘소멸’과 성장지역의 ‘쇠퇴’라는 이중의 지역문제가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앞에서 보았듯이 최근 서구에서는 낙후·쇠퇴 지역의 거주민들이 기존 민주적 질서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포퓰리즘을 지지하는 투표행태로 강력한 ‘불만’을 표출한 바가 있다. 포퓰리즘은 긍정적 변화의 에너지로 작용하여 ‘정치적인 것’의 복원을 꾀하는 것으로 볼 수도, 아니면 기존 민주적 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느 쪽을 선호하든 간에 포퓰리즘이 강력한 정치동원이 가능하고 규모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지역과 연계되면 계층과 계급의 문제가 지역갈등으로 대체되어 생산적 대화가 어려워지는 ‘공간 물신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토록 비판하던 지역갈등을 다시금 새로운 방식으로 소환할 필요가 있을까? 도시국가를 연상시키는 수도권의 지나친 비대화와 과밀화 및 그에 수반되는 부동산가격의 지나친 상승, 비수도권 공업도시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일자리의 상실과 전망의 부재, 그리고 고령화와 저출산에 따른 낙후지역의 방치 등과 같은 지역문제는 쉽게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4. 대안적인 지역정책의 방향
그렇다면 지역 간 불평등을 지양하는 지역정책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 참여정부 이래 외형상으로는 지역의 역량을 활용한 내생적 발전전략과 클러스터에 기반한 지역혁신전략이 제기되고 수행되었다. 또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행정복합도시 및 혁신도시 건설 등이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집중은 누그러지지 않고 구상과 실행에 기반한 공간분업은 매우 강고하다. 이를 넘어서기 위한 몇가지 지역정책 방향을 제안하는 것으로 이 글을 맺고자 한다.
첫째, 규모에 대한 유연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이는 정책대상의 단위를 설정하는 것과 연관된다. 직접민주주의를 강조하는 입장은 동네와 근린 같은 소규모 지역단위를 절대시한다. 소규모 지역단위의 성공 사례가 그 이상의 규모에서도 적용 가능하다고 암묵적으로 가정한다. 주류경제학도 지역정책을 마땅찮아하지만 그나마 원자적·합리적 개인의 가정과 거의 유사한 동네나 근린 같은 소규모 지역단위를 선호한다. 하지만 상이한 규모는 상이한 사회관계를 전제하기 때문에 상이한 운동법칙을 가정한다.16 따라서 공간규모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법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더욱이 자본과 노동의 이동이 심화되면서 지역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새로운 경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기능과 역할에 따라 외부효과의 공간적 범위가 달라지고, 규모는 경제적으로는 규모의 효과와 더불어 정치적으로는 견제와 균형의 효과를 갖고 있기 때문에 특정 규모를 절대화하는 도그마를 버릴 필요가 있다.
둘째, 지역정책에 대한 이분법적 사고를 지양해야 한다. 주류경제학에 기반한 지역정책은 자본과 노동의 지역 간 이동이 원활히 이루어지면 장기적으로 지역 간 격차가 줄어든다는 예상에서 기인한다.17 그리고 혼잡, 오염, 고지가 등과 같은 부정적 외부효과로 인해 특정지역의 집중도 해소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러나 이는 개인의 지역 간 이동능력과 그 자발성을 과대평가한 것이다. 낙후·쇠퇴 지역에 사는 이들은 고령화, 숙련도와 지식의 부족, 그리고 지역에 대한 정서적 애착 등으로 예상과는 달리 새로운 일자리를 위해 지역을 마냥 떠나기가 쉽지 않다. 이 경우 실질적인 부정적인 외부효과는 이들이 겪는 예측되지 않는 사회적·경제적 스트레스이다. 그리고 이들 지역의 잠재력은 완전히 무시되고 있다.18
반면에 제도주의적인 장소기반 지역정책은 이해관계자들이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집합적인 공유자원을 활용하여 ‘미활용’ 잠재력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이는 중앙정부의 관료나 전문가들은 지역에 대한 제한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계약은 본질적으로 불완전하고, 지역토호들은 혁신에 저항한다고 가정한다. 따라서 혁신을 위한 지식은 지역에 착근돼 있으며 혁신은 이해관계자들이 정책설계에 참여함으로써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중앙정부는 지역전략의 공유, 가능한 목표 설정, 통합적인 프로젝트 지원, 정책수행 과정의 평가 등을 통해 지역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각 부처의 부문정책과 지역정책을 매칭하는 ‘정책들의 정책’(policy of policies)으로 지역정책을 수행해야 한다고 사고한다.19
주류경제학의 지역정책은 노동의 지역 간 이동과 혁신의 확산을 통한 성장을 강조하며 지역 그 자체가 아니라 공간적 효과를 중요시한다. 가령 규제완화는 특정지역이 더 많은 편익을 얻는 공간적 효과를 보이지만, 자본과 노동의 지역 간 이동과 지식의 확산을 통해 그 효과가 퍼진다는 것이다. 반면에 장소기반 정책은 지역이 가진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사회적이고 제도적인 접근이다. 둘 사이의 간극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성장과 포용, 그리고 환경을 동시에 고려하면서 거주민에 대한 역량 투자를 강화하고 대외경제 변동, 기후변화, 질병 확산 등과 같은 외부 충격에 대한 지역의 회복력(resilience)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을 다양한 유형으로 구분하여 각기 다른 정책처방을 내리고 상향식·하향식 정책을 지역의 필요에 맞게 조정하고 생태계 측면에서 지역을 통합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20 기본적으로 지역정책은 규모에 따라 주민의 정주기반을 경제, 사회, 환경, 그리고 제도의 측면에서 입체적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셋째, 조세와 사회지출을 늘려야 한다. 지역 간 격차와 개인 간 격차는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가령 같은 부류의 사람들끼리 모여 사는 것이 그 예다. 고소득층에 대한 누진적 과세와 사회보장지출은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개인 및 지역 간 소득격차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경기가 불황이면 재정수입이 줄기 때문에 재정지출을 줄이는 경기순응적 대책보다는 이를 늘리는 경기대응적 재분배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또한 지역개발은 입지와 연관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지역 간 자산격차를 수반한다. 예를 들면 고가의 서울 아파트는 투기 목적으로 지방에서 서울로 자금을 끌어당기는 강력한 자석 같은 역할을 한다. 따라서 임대소득세, 보유세, 상속·증여세 등과 같은 자산 및 재산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는 이들 세수를 낙후지역으로 재분배함으로써 지역 간 격차 완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2005년에 참여정부가 도입한 부동산교부세가 그 예시다.
마지막으로 생산소득의 과도한 수도권, 특히 서울로의 이전과 양적 지표 이상의 경제력 행사를 견제해야 한다. 과도한 구상과 실행의 공간적 분업에 기반한 제조업 생산체제는 생산소득과 분배소득 간의 지리적 불일치를 심화하고 부의 중심지 집중을 가속화한다. 공기업의 지방 분산은 이를 완화하는 하나의 조치이다. 민간기업의 실질적인 지방 이전 또는 사업체별 회계와 같은 조세제도의 개편을 통해 생산소득이 가능한 한 많이 지역에 귀속되게 할 필요가 있다. 이는 지역 내 소득의 선순환 문제를 제기하며 내생적인 지역발전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현 단계의 지역 간 불평등은 생산소득의 과도한 수도권 이전과 그에 수반되는 경제력 집중과 권력 행사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이는 대기업 설비투자 중심의 생산체제와 조응한다. 그러나 제조업 구조조정으로 이러한 생산체제의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앞서 살펴봤듯이 조선과 자동차 산업의 구조조정으로 경제적 쇠퇴지역이 나타나고 있고, 4차산업혁명으로 상징되는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구상과 실행의 수직적인 공간적 분업에 기반한 지역성장 모형은 더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 다른 한편으로 저출산·고령화로 기존 낙후지역은 향후 소멸될 위험을 안고 있다. 이러한 이중적인 과제와 이에 정치적으로 수반될 수 있는, 기존 민주적 질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경제적 이슈를 단순히 지역문제로 치환하는 공간 물신론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거주민에게 자신의 미래를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지역의 미활용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역정책의 혁신이 요구된다.
—
- A. Sayer, Method in Social Science: A Realist Approach (Second edition), London: Routledge 1992. ↩
- 저명한 맑스주의 지리학자인 데이비드 하비(David Harvey)와 아나키스트 지리학자들과의 치열한 논쟁이 2017년 『인문지리학 대화』(Dialogues in Human Geography)라는 저널에서 벌어졌다. 그해 발표된 하비의 논문에 대한 5편의 반박이 이어졌다. 하비는 장소의 성공 스토리가 그보다 규모가 큰 지역에 아무런 매개 없이 암묵적으로 적용되는 규모의 편향성을 비판한다. ↩
- OECD, Divided Cities: Understanding Intra-Urban Inequalities, Paris: OECD Publishing 2018. ↩
- A. Rodríguez-Pose, “The Revenge of the Places That Don’t Matter (and What to Do about It),” Cambridge Journal of Regions, Economy and Society 11(1), 2017, 189~209면. ↩
- J. Essletzbichler, F. Disslbacher, and M. Moser, “The Victims of Neoliberal Globalisation and the Rise of the Populist Vote: A Comparative Analysis of Three Recent Electoral Decisions,” 같은 책 73~94면. ↩
- C. Hendrickson, M. Muro, and W. A. Galston, Countering the Geography of Discontent: Strategies for Left-Behind Places, Washington, DC: Brookings Institution 2018. ↩
- 벤저민 오스틴(B. Austin), 에드워드 글라이저(E. Glaeser), 로런스 써머스(L. Summers)가 대표적이다. 이들이 함께 쓴 다음 논문을 참고. “Jobs for the Heartland: Place-Based Policies in 21st Century America,” NBER Working Paper No. 24548, 2018.4. ↩
- P. McCann, 앞의 글; “Globalisation Has Marginalised Many Regions in the Rich World,” The Economist 2017.10.21; “The Challenges of Charting Regional Inequality,” The Economist 2018.11.10. ↩
- J. Foster, S. Seth, M. Lokshin, and Z. Sajaia, A Unified Approach to Measuring Poverty and Inequality: Theory and Practice, Washington, DC: World Bank 2013. ↩
- “One Measure of Inequality Makes the UK Look Far Less Equal Than Other Countries↩ It’s Not,” 2018.9.26 (fullfact.org/economy/regional-inequality-figures-misleading).
- P. McCann, 앞의 글. ↩
- 졸고 「지역 간 소득격차와 위험공유」, 『공간과사회』 28권 2호 2018, 12~44면. ↩
- 김종일 「지역경제력 격차에 관한 연구」, 고영선 엮음 『지역개발정책의 방향과 전략』, KDI 2008, 77~135면; 문형표 「지역 간 형평성과 재정분권화」, 문형표 엮음 『2003년도 국가예산과 정책목표』, 한국개발연구원 2003, 49~83면. ↩
- D. Massey, Spatial Divisions of Labour: Social Structures and the Geography of Production, London: Macmillan 1984. ↩
- OECD, 앞의 책. ↩
- D. Harvey, “‘Listen, Anarchist!’ A Personal Response to Simon Springer’s ‘Why a Radical Geography Must be Anarchist’,” Dialogues in Human Geography 7(3), 2017, 233~50면. ↩
- P. Kline and E. Moretti, “People, Places, and Public Policy: Some Simple Welfare Economics of Local Economic Development Programs,” Annual Review of Economics 6, 2014, 629~62면. ↩
- A. Rodríguez-Pose, 앞의 글. ↩
- F. Barca, P. McCann, and A. Rodríguez-Pose, “The Case for Regional Development Intervention: Place-Based Versus Place-Neutral Approaches,” Journal of Regional Science 52(1), 2012, 134~52면; F. Barca and F. Basso, “Regional Development: Why Places Matter for Better Policies,” OECD Observer 2019.3. ↩
- S. Iammarino, A. Rodríguez-Pose, and M. Storper, “Why Regional Development Matters for Europe’s Economic Future,” Directorate-General for Regional and Urban Policy Working Papers, European Commission 201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