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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유승도 劉承道
1960년 충남 서천 출생. 1995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시집 『작은 침묵들을 위하여』 『차가운 웃음』 『일방적 사랑』 『천만년이 내린다』 『딱따구리가 아침을 열다』 『수컷의 속성』 『사람도 흐른다』 『하늘에서 멧돼지가 떨어졌다』 등이 있음.
yooseungdo@hanmail.net
유서
아들 현준에게
시를 쓴다며 가까운 이들에게 폐만 끼치다 간다 남의 몸을 먹으며 살았으니 육체나마 숲의 동물들에게 돌려줘야겠다 찾지 말아라 내 뜻과 달리 사체가 발견된다면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고, 평소에 걸치던 옷으로 감싸 밭의 가장자리에 묻어다오 봉분은 만들지 말아다오
훗날 생각이 나면, 묻은 곳에 네가 좋아하는 과일나무를 심어다오
산그늘이 다가온다
생활에 도움이 될까 싶어 개를 키운 적이 있다 놈은 나만 보면 웃으며 꼬리를 흔들었다 눈이 커다란 순둥이 똥개였다
개고기를 찾는 사람이 있어 녀석을 죽였다
사람의 배로 들어가 사람이 된 개가 산마을을 덮으며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