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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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만 金龍萬

시집 『새들은 날기 위해 울음마저 버린다』가 있음.

kym560114@hanmail.net

 

 

 

산 밤

 

 

주울 사람 없는

산중 계곡 산 밤은

부지런한 산짐승이 주인이다

 

멧돼지

다람쥐

그리고

김용만

 

이제 나도 산짐승이다

 

 

 

 

 

뒤안 빈터

달배미 밭을 하나 더 만들었다

마당 꽃밭에 흙을 들일 겸

 

젖은 돌들이

호미 끝을 거부한다

끝은 늘 부딪친다

끝부터 닳는다

닳는 부분이 끝이 되어

다시 돌 끝에 닿는다

수도 없이 올라오는 돌멩이들

큰 돌 하나 빠지면

돌 크기만큼 밭이 된다

허리를 숙여야

호미 끝이 땅에 닿는 법

끝이 되기 위해 끝을 벼리는 호미

세상은 늘 끝이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