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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마윤지 馬潤智
1993년 서울 출생. 2022년 『계간 파란』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개구리극장』이 있음.
cucurumajee@naver.com
작고 낮은 풀꽂이
물레 페달을 밟는 너의 발바닥
흙을 쥐는 너의 손바닥
두 엄지를 넣어 네가 만든
구멍 속
터널. 창고. 새벽 택시. 느린 노래. 10분. 검은 바지. 강에 비치는 쇠오리
두 중지로 네가 올린
높이 속
터널. 창고. 새벽 택시. 느린 노래. 10분. 검은 바지. 강에 비치는 쇠오리
쏟아질 때까지
달려나갈 때까지
한쪽으로 구르기 시작할 때까지
끝 밖으로
끝 안으로
네가 두드려 때린
터널. 창고. 새벽 택시. 느린 노래. 10분. 검은 바지. 강에 비치는 쇠오리
가마 속에 풀꽂이
가마 속에 불덩이
가마 속에
터널. 창고. 새벽 택시. 느린 노래. 10분. 검은 바지. 강에 비치는 쇠오리
불을 꽁꽁 입고서
불을 전부 벗어나고서
깨지려고
깨지지 않으려고
작고 낮은 너의 것이
고요는
방향이 바뀌어 있다
장판에 흘러 들어오는 햇빛
골목에 나가 올려다보니
옆집 사람이 팔다리를 베어놓았다
이사 오던 날 저 나무에게
날개라는 이름을 지어 붙였다
동네에서 저 밑이 가장 깊숙하다
모퉁이에는
새였던 깃털이
새의 모양으로 누워 있다
사진을 찍어 신부님께 보여드리니
직박구리라고 했다
그게 이름이라고 했다
해가 기우는 쪽으로 가까이
다가가서 파랑새
하고 다르게 불러보았다
파랑새는
아주 작은 새라는 걸 알게 된다
처음 듣는 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