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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오꾜오도 의회 선거결과를 지켜보면서

aoyagi 100지난 7월 2일 토오꾜오도 의회 선거에서 올해 1월에 지역정당으로 결성되어, 5월 말에 코이께 유리꼬(小池百合子) 토오꾜오 도지사가 대표로 취임한 ‘도민 퍼스트회(都民ファーストの会)’는 후보자 50명 중 49명이 당선되었고, 득표총수는 188만표, 득표율은 33.7%에 달했다. 선거에 협력한 도지사 지지파를 더하면, 정수 127석 중 79석에 달해 과반수를 크게 상회하는 압도적인 승리였다. 한편 최대 당파였던 자민당은 57석에서 23석으로 격감하고, 득표율도 22.5%로 역대 최저였다. 또한 야당연합의 중심인 민진당은 불과 5석으로, 공산당 19석을 더하더라도 5분의 1에 미치지 못했다. 최근 터져 나온 자민당 국회의원의 불상사나 비리에 대해서 유권자가 거부반응을 나타낸 결과라고 할 수 있는데, 주목해야 할 것은 자민당에 대한 비판이나 불만을 흡수하는 정치세력이 기존의 야당이 아니라, 결성된 지 반년도 안 된 ‘도민 퍼스트회’였다는 사실이다.

 

색다른 정치가, 코이께 도지사

 

코이께 도지사는 작년 7월의 도지사선거 직전에 자민당 내의 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자민당원이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해 291만표를 획득해서 당선했다. 이때 자민당이 지지한 후보는 180만표로, 이후 코이께 지사와 자민당 도연합회의 관계는 악화되었고 도의회에서의 대립은 계속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토오꾜오도의 행정과 국정은 별개”라면서 자민당을 이탈하지 않고, 아베정권과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결정적인 대립으로는 이르지 않았다.

 

여기서 지방정부로서 세계 제1이라 일컬어지는 토오꾜오도의 경우, 연간 예산은 약 13조엔(약 131조원)으로 스웨덴의 국가예산에 상당한다. 하지만 토오꾜오도 행정도 의회의 과반수를 차지해야만 원활한 운영이 가능해진다. 일찍이 1967년부터 1979년까지 12년간 이어진 미노베 료오끼찌(美濃部亮吉) 전 토오꾜오 도지사의 이른바 ‘혁신도정’이 국민적인 인기를 모으면서도, ‘토오꾜오도 행정 개혁’에 실패한 최대의 원인은 의회를 장악하지 못했던 데에 있다. 그 의미에서 이번 도의회선거의 승리에 의해 그녀도 이윽고 자신의 정책을 반영할 수 있는 도지사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선거에서 얻은 예상외의 대량득표 때문에 주변에서는 그녀의 중앙정부 진출을 기대하고 있는데 본인은 토오꾜오도 행정에 전념하겠다고 말하면서, ‘도민 퍼스트’가 아니라 ‘국민 퍼스트’라고 하며 중앙정부에 진출할 수도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다만 의원내각제를 취하는 일본의 경우, 의회 다수파 정당의 총재가 총리로 취임하기 때문에 국민적인 인기가 높은 코이께 도지사라 하더라도 국회 내에 코이께 지지파의 국회의원이 몇명밖에 없는 현 상황에서는 정권획득에의 길은 지난하다. 그렇더라도 도의회선거에서 응원연설을 한, 코이께를 지지하는 국회의원이 모이기 시작해 내년의 정당 교부금을 확보하기 위해서 ‘국민 퍼스트’와 같은 정당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도지사 취임으로부터 1년이 지나 도의회선거에서 승리한 지금도 코이께 도지사와 ‘도민 퍼스트회’는 몇가지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정책이나 입장을 명확하게 하고 있지 않다. 국정진출에 대한 야심은 내비치면서도 헌법개정이나 원자력발전소같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다. 또한 중심축으로 설정한 ‘토오꾜오 대개혁’의 기본원칙도 ‘도민 퍼스트’ ‘정보공개’ ‘현명한 지출’이라는 캐치프레이즈 3개를 내세울 뿐으로 설명은 일체 없다. 마찬가지로 기본정책도 “생명을 지키는, 의지할 수 있는 토오꾜오” “스모크 프리(smoke free) 사회” 등 14항목을 열거할 뿐으로 상세한 설명은 없다. 전체적으로 이야기는 잘하지만 정책 면의 내용은 빈약하고, 코이께 도지사 개인도, ‘도민 퍼스트회’ 전체도 정치적인 입장을 보이려고 하지 않는다.

 

아베정권, 쇠퇴의 시작

 

2월 이래 여러가지 문제를 통해서 폭로된 아베정권의 실태는 자칭 ‘애국자’에 의한 ‘국가의 사유화’다. 또한 6월에는 침략전쟁기의 악명 높은 치안유지법과 같이 ‘사상·표현의 자유’를 제약해서 시민감시를 철저하게 하는 ‘공모죄’ 법안을 강행 체결했다. 그 과정에서 나타난 강권적인 정권운영에 대한 불만이 이번 도의회선거에서 분출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이 아베정권의 특징으로서, ① 인접한 여러 나라(중국과 남북한)와의 대립·긴장관계, ② 지금도 경제성장을 꿈꾸는 안정지향의 국민의식, ③ 복고파·수구파의 총결집, ④ 군사·정치·경제에 걸친 미국 의존을 들 수 있는데, 이 근원들을 찾다보면 한반도에서의 ‘남북 분단체제’에 당도한다. 그 때문에 한국사회가 ‘분단체제’를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일본에서도 아베정권과 그 아류의 권력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는 길이 만들어질 수 있는데, 그것은 장기간에 이르기 때문에 코이께 도지사가 그 아류가 될지 아닐지 현 시점에서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 다만 국제환경의 변화에 따라 그는 정책이나 입장을 인권중시 쪽으로 바꿀 가능성도 있는바, 특히 2020년 토오꾜오올림픽 전후에 있어서의 한반도, 남북관계가 큰 열쇠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번 도의회선거를 전후해서 그밖에 적당한 사람이 없다고 하는 소극적인 형태로 50%대를 유지해온 아베정권의 지지율은 30%대 전반으로 하락했고, 지난 주말에는 드디어 29.9%였다. 차후 예상되는 내각 개편 등을 거치며 다소 회복된다고 해도, 내년 12월에 임기가 다하는 중의원의 해산·총선거가 올해 안에 행해질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고, 내년 9월의 자민당 총재선거를 전후해서 행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리고 이 두가지의 선거결과에 따라 ‘헌법개정’을 지향하는 아베정권 존속의 가부가 결정된다.

 

마지막으로 아베 총리와 코이께 도지사를 축으로 한 권력투쟁으로 전개되는 일본의 정치·사회 상황에 있어서, 청량제와 같이 상쾌한 인상을 주고 있는 것이 마에가와 키헤이(前川喜平) 전 문부과학성 사무차관이다. ‘국가 관료는 국민 전체의 봉사자’라는 헌법정신을 체현하는 그는 코이께 도지사 이상으로 아베정권과 명확하게 대치하고 있다. 3년 전, 아베 총리가 강인하게 발족시킨 내각 인사국하에서 정권의 의향에 굴복하는 관료가 대부분이었지만, 단호히 정권의 비리를 고발한 그가 아베 총리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관 퇴직 후 본인 자신도 학교 외 교육 관련 NPO(비영리조직) 법인의 이사장을 맡는 그와 같은 내부고발자를 지키고, 함께 서로 격려하는 일은 시민운동에 있어서도 소중할 것이다.

 

아오야기 준이찌(青柳純一) / 번역가

번역: 신승모

2017.7.19. ⓒ 창비주간논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