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연재

연재를 마치며

 

   연재를 시작할 무렵에 한 친구와 풀어야 할 문제가 있었다. 자칫 말을 잘못했다간 서로 상처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라 조심스러워 연재를 핑계 삼아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어쩌든 서로 손을 내밀었던 우리의 지난 시간과 친구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 그리우면 친구에게 혼잣말을 하거나 긴 문자를 썼다가 지우기도 했다. 가끔 소설 속에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스며드는 것을 느끼기도. 그렇게 소설을 쓰는 동안 나와 친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조차 가물가물해지더니 그저 보고 싶은 애틋함만 남았다.

 

   이동도 만남도 제한된 나날 속에서 연재하는 시간이 없었다면? 생각하는 것조차 아찔합니다. 쓰는 시간이 고단하지 않았던 것은 함께 따라 읽어주신 분들의 굽어보는 마음이 있어서였겠지요. 매번 초고 상태의 1장, 2장, 3장, 4장…… 원고를 뭉텅이로 보내도 마다 않고 반갑게 읽어준 K와 N, 6개월 동안 에디팅을 해준 지영 팀장, 매번 한끼 밥 같은 메일과 문자를 보내준 두 분, 만남이 어색한 이 시절에 두번이나 점심을 같이 먹을 수 있었던 R, 풍성하고 밝은 것을 볼 때마다 가져다드리고 싶은 선생님……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 오늘 여기는 싸락눈이 내렸어요.

   J시는 강설이라 온 마을이 흰 눈에 덮였더군요.

   부디 오늘밤, 잔 꿈조차도 없이 편히 주무셔요.

 

2020. 12. 31.
신경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