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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문인수 文仁洙
1945년 경북 성주 출생. 1985년『심상』으로 등단. 시집『뿔』『홰치는 산』『동강의 높은 새』『쉬!』『배꼽』등이 있음. insu3987@hanmail.net
장미란
장미란 뭉툭한 찰나다.
다시는 불러 모을 수 없는 힘, 이마가 부었다.
하늘은 이때 징이다. 이 파장을 나는 향기라 부른다. 장미란,
가장 깊은 땅심을 악물고,
악물고 빨아들인 질긴, 긴 소리다. 소리의 꼭대기에다 울컥, 토한 한뭉텅이 겹겹 파안이다. 그
목구멍 넘어가는 궁륭을,
궁륭 아래 깜깜한 바닥을 보았다.
장미란!1
어마어마하게 웅크린 아름다운 뿌리가,
움트는 몸이 만발,
밀어올린 직후가 붉다.
무량수전
나는 바람이 되어 무량(無量)하다.
용의 눈을 마음에 박으니
저 한꺼번에 꿈틀대는 녹음, 잎새 잎새들이 전부 비늘이다.
바위를 들어 도적떼를 물리치고
공중에 사뿐 앉아 그대를 지키나니.
“저 이마에 땀 봐라.” 부석사(浮石寺),
그대는 마침내 절 한채를 다 지었다.
내 이름은 선묘, 바람이다.
화엄 아래 무량, 무량한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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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역도선수 장미란은‘2008 뻬이징올림픽’에서 세개의 세계신기록과 금메달을 함께 들어올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