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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2013년에 무엇을 해야 하나

 

학벌서열체제를 어떻게 깰 것인가

 

 

이재훈 李宰勳

한겨레 월간 사람 매거진 『나·들』 기자. 약 2년간 교육부 출입. 공저로 『안철수 밀어서 잠금해제』가 있음. plutos14@hanmail.net

 

 

사람들은 5년 동안 무엇을 필요로 할까

 

18대 대통령 선거가 박근혜(朴槿惠) 후보의 당선으로 끝났다. 선거 직후 며칠 동안 잠잠하다 싶더니 곧 민주진영의 패배에 대한 다양한 분석 혹은 힐난이 쏟아졌다. 분석은 주로 ‘50대의 보수화’에 방점이 찍혔고, 힐난은 2008년의 ‘20대 개새끼론’1)에 짝지은 ‘50대 개새끼론’으로 집중됐다. 그리고 ‘반 박근혜’와 ‘반 새누리당’에 전략을 집중한 채 선악의 단순 구도를 긋고 ‘성전(聖戰)’에 나서듯 선거를 치른 민주당의 우매함에 대해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이번 선거를 통해 우려되는 일단은 인터넷방송 <나는 꼼수다>로 대표되는 ‘닥치고 (반 새누리당) 정치’를 통해 분출된 집단적이면서도 일면 종교적인 열광의 에너지가 결국 차가운 패배라는 결과로 남게 됐다는 점이다. 집단적이고 종교적인 열광 뒤에 찾아온 패배는 길고 긴 탈진과 냉소의 시간을 예견한다.

하지만 2012년에 치러진 두차례의 큰 선거와 그 결과가 내게 예고한 것은, 탈진과 냉소라기보다는 ‘위대한 봉기들’(6월 민주화운동과 노동자대투쟁)로 시작됐던 1987년체제의 종말이었다. 2012년의 총선과 대선은 1987년 민주화운동의 중심이 됐던, 반민주에 대항하는 민주화라는 테제가 더이상 핵심 화두로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200717대 대선 결과를 보고 의심을 품었던 이 명제가 이번 선거 결과로 더할 나위 없이 확실해진 것이다. 그리고 한국의 노동자들은 내전과 혁명, 계급전쟁을 치르며 노동계급의 힘을 공고화해온 유럽과 달리,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 대한 요구마저 ‘정치파업’이라는 레떼르를 붙이고, 컨설팅까지 받으면서 사적 폭력을 동원해 노조를 파괴하는 척박한 천민자본주의의 현실에 처해 있다. 그런 현실 앞에서 대부분의 정규직 노동조합은 몸을 옹송그리고 자신의 이익연대 안에서만 똘똘 뭉쳐, 같은 공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 비정규직 혹은 공장에 들어오지조차 못하는 외부의 ‘잉여’들을 철저히 외면한 채 살아가고 있다. 1987년체제의 소진을 말하는 건 그런 까닭에서다.

돌이켜보면 1980년대는 불의와 반민주에 즉자적으로 분노하던 시대였다. 그 분노에 대학생이 앞장섰고, 넥타이 부대가 손뼉을 쳤으며, 노동자가 노동조합을 일으켰다. 하지만 25년의 세월 속에서 민주주의는 어느덧 일상화됐다. 불행히도 사람들은 더이상 민주주의라는 낱말에서 어떤 절박함을 느끼지 못한다. 어쩌면 민주주의에 대해 절박함을 느끼지 못하는 이 상황이 되레 민주주의일지도 모른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이명박정부 5년 동안 민주주의에 대해 절박함을 호소했던 이들이 대부분 그전 10년간의 민주정부에서 상대적으로 혜택을 입었던 사람들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고민할 수 있어야, 다음 걸음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도 나는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민주정부 10년이나 이명박정부 5년이나 비슷하게 힘들었다. 그 배경에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위기 이후 극심해진 경제적 양극화, 노동자에 대한 자유로운 해고가 가능해진 신자유주의의 확산과 심화가 있겠지만, 민주화 담론만으론 감당하지 못하는 경제적·사회적 계급격차에 대한 민주진보진영의 인식 부족과 무능력도 큰몫을 했다. 그렇기에 1987년 민주화운동의 기억은, 그 당시 대학에 다녔거나2) 대도시에 살았던 엘리트계층 일부에게만 강렬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2012년의 두차례 선거 결과는 그 기억이 동세대의 집단적 체험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가능케 했다.

왜 그랬을까. 1987년체제는 ‘위대한 봉기’였음에도 분명한 한계와 오류를 가지고 있다. 나는 1987년 민주화운동이 ‘운동’에 머무른 채 ‘혁명’으로 호명되지 못하는 한계와 오류 가운데, 사회재생산 시스템의 근간을 이루는 교육체제를 전복하지 못했던 점이 주요하게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립대 공공화를 바탕으로 대학 평준화를 이루며 고등교육체제를 전복했던 프랑스의 68혁명3)과 달리, 한국의 1987년 민주화운동은 기존의 학벌 엘리트주의에 조금도 손대지 못한 채 5년 단임 직선 대통령제라는 대의정치제도의 민주화만 쟁취해냈다. 어쩌면 불의한 군사정부를 향해선 정치권력을 내놓으라고 외치면서도, 정작 대학생 자신들이 가진 학벌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은 외면한 결과였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서울대를 중심으로 한 학벌 엘리트주의는 온존하게 됐고, 사립대는 공공화는커녕 1990년대 중반 신자유주의를 만나 더욱 팽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났으며, 지방의 거점 국립대는 이런 사립대와의 경쟁에서 밀려 점점 더 소외되어갔다. 서울대와 주요 사립대, 그리고 그 졸업생들을 받아들일 일자리가 모여 있는 수도권은 점점 더 커져갔고, 팽창한 수도권 중심주의는 또다시 학벌서열체제를 필요조건으로 재생산하며 서로 공생했다.

 

 

경제계급에 따른 학벌 프리미엄 격차

 

소수의 승자가 서열 상위를 차지해 사회적 자본을 독식하는 이런 구조에서 사람들은 더불어 공존하는 삶보다는 일단 나부터 잘 사는 삶에 갈급하게 됐다. 그 핵심에 자식 교육이 자리잡았고, 연간 20조원(정부 추산)이 넘는 사교육비가 경쟁적으로 투입됐다. 내 자식이 남의 자식을 짓밟고 올라설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 앞다투어 투입하는 사교육비는 그러나, 그 부담 능력이 충분한 부모, 빚을 감수하며 겨우 부담하는 부모, 빚을 감수할 능력마저 없어 부담하지 못하는 부모로 계급을 나누어놓았다.

서울 강남에 살면서 초·중·고교에 다니는 자녀가 있는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액은 월평균 114만여원이었다.4) 이 중에서 월평균소득이 1000만원 이상인 가구는 월평균 160만여원의 사교육비를 쓰고 있었다. 월평균소득이 600만~999만원인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134만여원이었다. 같은 조사 방법이 아니어서 정교한 비교는 힘들지만, 2011년을 기준으로 통계청의 전국 가구당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액은 24만원이었다.

부모의 사교육비 투입격차는 자녀들의 학벌서열 결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 국책연구기관의 연구보고서는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자녀의 대학진학률이 두배 이상 차이가 났다고 밝혔다.5) 2004년 전국 중학교 3학년 학생 1731명의 2008학년도 대학진학 성과를 추적 조사한 이 보고서는, 부모의 월평균 가구소득과 직업, 학력을 토대로 사회경제적 지수를 산출해 10분위로 등급을 나눴다. 산출 결과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위 10%인 10분위 학생들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74.5%로, 하위 10%인 1분위 학생들(33.8%)의 2.2배에 이르렀다. 특히 서울대와 카이스트(KAIST) 등 9개 최상위권으로 분류된 대학과 의대 진학률을 보면, 10분위 학생들은 100명 중 14명(13.8%)이나 되는 반면, 1분위 학생들은 100명 중 1명도 안 되는 0.8%에 불과했다. 무려 17배가 넘는 격차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거주지역 환경에 따른 학벌격차는 고스란히 소득격차로 재생산된다. 2008년 기준으로 최상위로 분류된 13개 대학 출신 취업자들은 14~50위 대학 졸업자보다 14.2%, 51위 이하 대학 졸업자보다 23.2%, 전문대 졸업자보다 42%나 임금을 더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999년에는 최상위 13개 대학과 14~50위 대학 졸업자의 임금격차가 1%에 불과했다.6) 9년 사이에 학벌 프리미엄 격차가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다른 연구 결과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볼 수 있다. 대졸자 평균임금이 19952060만원에서 20114470만원으로 2.1배 상승하는 동안, 임금액 상위 1%의 평균임금은 5300만원에서 14000만원으로 2.6배 상승한 반면 하위 1%의 평균임금은 660만원에서 1060만원으로 1.5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상위 1%와 하위 1%의 평균임금 격차는 19958배에서 201113배로 벌어졌다.7)

결국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학벌 프리미엄을 세습받은 자녀가 노동시장에서 더 많은 임금을 받고, 이 임금을 바탕으로 하위대학 졸업자와의 경제력 격차를 늘림으로써 다시 학벌과 부를 세습하는 악순환 구조가 잉태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벌어지고 있는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자본에 따른 학벌격차만이 문제가 아니다. 2000년대 들어 수도권과 지방의 학벌격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상위 30위권 대학의 진학률에서 서울 거주 학생의 진학률은 100명 중에 12~13명 수준인 12.6%, 광역시 거주 학생은 11명 수준인 10.8%에 이르렀지만, 중소도시와 읍면 지역은 각각 10명 이하 수준인 7.8%와 7%에 머물렀다. 9개 최상위권으로 분류된 대학과 의대 진학률에서는 서울과 광역시의 차이마저 벌어진다. 서울은 6%에 이르렀지만, 광역시는 2.1%, 중소도시는 1.9%, 읍면지역은 1.7%에 그친 것이다.8)

학벌 최상위권에서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생 만명당 서울대 입학생 수(이하 서울대 진학률)200058.3명에서 201150.2명으로 감소했다.9) 서울대의 학부 정원이 같은 기간 1200명 정도 줄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서울 소재 고교 졸업생들의 서울대 진학률은 200090.3명에서 201194.9명으로 되레 증가했다. 경기도 역시 같은 기간 31.2명에서 39.6명으로 크게 늘었다.

반면 6개 광역시 소재 고교 졸업생들의 서울대 진학률은 같은 기간 평균 69.9명에서 42.7명으로 급감했고, 지방의 8개 도 역시 평균 38.6명에서 37.4명으로 줄었다.10) 학벌 상위권을 차지하는 학생들을 배출하는 지역별 현황에서 광역 대도시를 포함한 지방이 소외되고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수도권은 점점 일종의 ‘독립국가’가 돼가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이 지방대학 졸업자를 노동력으로 흡수하는 비율마저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방대학 졸업생들이 해당 지역을 떠나 수도권 소재 직장에 취업한 수도권 유출률11)2005년 평균 11.8%에서 200931.6%로 4년 만에 2.7배나 늘었다.12) 특히 충청권은 200951%를 기록해 2005년(15.9%)보다 3.2배나 늘어났고, 강원권 역시 200956.4%를 기록해 2005년(27%)의 2.1배를 나타냈다. 두 지역의 대학졸업자 절반 이상이 취업을 위해 수도권으로 이주한 것이다. 이에 대해 산업연구원은 “수도권과 상대적 근거리에 있는 충청권과 강원권 중에서 산업구조가 취약한 강원권에서 수도권 유출 현상이 더 높게 나타나고, 상대적으로 원거리에 있는 영남권과 호남권 중에서는 역시 산업구조가 취약한 호남권의 유출 현상이 더 높게 나타난다”며 “산업구조 고도화의 정도를 나타내는 하나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 주력산업, 지식기반제조업, 지식서비스산업의 비율에서 강원권과 호남권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다. 산업 고도화를 달성한 동남권(부산·산·경남)의 대졸인력 유출률은 15%에 불과하므로, 타 권역도 산업 고도화를 통해 대졸인력의 수도권 집중현상을 상당부분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추세로 인해 지방은 공동화되고, 내수가 불황을 겪으면서 지역경제가 다시 붕괴하고, 그럼으로써 일자리가 사라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리고 지방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수도권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난 이들은 서울 소재 대학 졸업자보다 대체로 낮은 임금을 받고 일할 것이다. 이것은 학벌서열에서 시작해 수도권 중심주의와 지방 공동화 현상까지 이어지는, 한국판 ‘악마의 맷돌’이다. 우리의 학생들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뿐 아니라 사는 지역에 따라서도 계급이 나뉘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대졸인력의 수도권 유출률이 50%를 넘어선 충청도와 강원도의 최근 선거 표심이다. 충청도와 강원도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충남의 안희정(安熙正), 충북의 이시종(李始鍾), 강원의 최문순(崔文洵)3명의 민주당 소속 도지사를 배출했다. 서울과 경기도에서 오세훈(吳世勳) 시장과 김문수(金文洙) 도지사 등 당시 한나라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에게 패하고도 민주당이 전반적으로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평가할 수 있던 근거가 바로 이 3곳이었다. 하지만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이 지역의 표심은 민주당을 외면했다. 강원도는 2012년 총선에서 선거구 9석을 모두 새누리당에 몰아줬다. 충북은 8석 중에 5석(민주당 3석), 충남은 10석 중에 새누리당에 4석, 자유선진당에 3석(민주당 3석)을 넘겨줬다. 18대 대선 역시 분위기는 그대로 이어져, 강원도는 박근혜 후보에게 62%의 표(문재인 후보 37.5%)를 몰아줬고, 충북은 56.2%(문 43.3%), 충남은 56.7%(문 42.8%)의 표를 던졌다. 물론 선거 표심의 변화에는 다양한 이유가 깔려 있을 것이다. 하지만 충청도와 강원도의 급속한 지역경제 기반 붕괴, 그리고 이로 인한 젊은층의 수도권 유출로 공동화되어 활기를 잃어가는 지역 분위기가 표심 변화와 무관하리라 생각하기는 어렵다.

 

 

학교는 더이상 교육기관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실의 학교는 구성원 모두가 생존 경쟁에 내몰린 채 하나의 정글이 되어가고 있다. 현재의 한국교육 실태는 최근 종영된 KBS TV드라마 「학교 2013」을 통해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보통의 드라마는 현실의 모습을 다소 과장되게 포장해 갈등과 긴장을 유발하지만 「학교 2013」은 학교 현장의 모순을 있는 그대로 고발했다.

특히 12회에서 하경(박세영 분)이 반 친구 강주(효영)와 말다툼을 하며 자를 휘두르다 실수로 강주의 손을 베어버린 뒤에 벌어지는 학부모의 대처는 이 드라마의 백미였다. 하경은 친하게 지내던 강주와의 관계를 염려하며 어떻게 사과해야 할지 고민하지만, 하경의 엄마(이연경)는 강주의 엄마가 혹여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소집해 문제를 제기하면 전교 1등인 하경의 학교생활기록부에 학교폭력 가해자 기록이 남지 않을까를 먼저 염려한다. 그리고 강주에게 ‘앞으로 문제삼지 않을 것’을 약속하는 각서를 요구한다. 학교에서 중요한 건 학생들 간의 인간관계가 아니라 대학에 가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스펙’이라는 점은, 이런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교감(이한위)이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게다가 반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수능과 관련없는 시나 읊어대고, 상위권 학생만 챙기는 게 아니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을 하기 위해 애쓰는 교사(장나라)를 더이상 원하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사는 수능 점수를 1점이라도 더 올려줄 수 있는 ‘일타 강사’형 교사(최다니엘)다.

아들 민기(최창엽)에게 교내 논술시험 참여를 강요하면서 기출문제까지 뽑아주는 엄마(김나운)는 힘겨움을 토로하는 아들에게 이렇게 일갈하기도 한다. “세상이 얼마나 잔혹한지 아니. 엄마는 다 겪어봤잖아. 이런 세상에 널 어떻게 그냥 내보내니. 엄마가 바닥까지 망가지더라도 너만큼은 부서지지 않게 꽁꽁 싸서 내보내야지. 10년 후면 알게 될 거야. 로스쿨에 진학해서 판·검사 되면 엄마에게 고마워할 거야.”

학생들에게 2013년의 학교는 이렇듯 입시기관에 불과하다. 서울에서 그런 현상은 좀더 심각하다. 노무현정부는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를 확대했고, 이명박정부는 자율형 사립고를 늘렸다.13) 그래서 고등학교 역시 대학교처럼 특목고와 자사고, 일반계고와 특성화고로 서열화됐다. 게다가 공정택(孔貞澤) 전 서울시 교육감이 2010년부터 고교선택제를 도입하면서 학생들은 거주지역이 아니라 성적에 따라 자신이 가고 싶은 학교를 선택할 수 있게 됐고, 일반계고 가운데도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모인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의 서열이 갈렸다. 고등학교가 서열화되면서, 좋은 고등학교에 가기 위한 스펙 쌓기 경쟁은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된다. 그렇기에 사실 S(서울대) 진학을 원하는 하경과 민기, 그리고 공부 따윈 안중에 없고 퇴학만 당하지 않으면 되는 정호(곽정욱)가 같은 학교 같은 교실에 있다는 사실만이, 「학교 2013」이 왜곡(?)하고 있는 리얼리티일지도 모른다. 2013년의 실제 상황은,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잘하는 학생들대로, 못하는 학생들은 못하는 학생들대로 학교가 나뉘거나 같은 학교 안에서도 따로 반을 구성해 수업을 받기 때문이다.

필자가 1년 반쯤 전 서울의 한 일반계 고등학교 앞에서 만난 3학년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끼리 1~50등은 ‘알짜배기’, 51~100등은 ‘예비인력’, 100등 밖은 ‘잉여’라고 불러요. 학교가 결국 100명만 끌고갈 것이라는 불안감이 만연해 있어요.” 이 학교는 학년별로 1등부터 50등까지 성적에 따라 독서실 지정석을 만들어두고, 그들과 51~100등 사이에는 칸막이를 설치해 학생들을 갈라놓았다. 1등부터 10등까지 최상위 학생들이 앉는 책상은 다른 학생들의 책상보다 더 넓고 사물함도 달려 있다. 그리고 교장과 교감, 교사들은 늘 ‘출세’한 동문 선배를 들먹이며 ‘좋은 대학’을 많이 가야 ‘명문고’의 전통이 이어진다고 강조한다.14)

 

 

입시 제도의 개혁, 그 혼란의 역사

 

학교의 이런 모습은 비단 보수정부의 교육정책 때문만은 아니다. 1987년체제의 결실 중 하나인 민주적 정권교체로 등장한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도 학벌서열에 기반한 이런 교육문제의 모순을 해결하는 데 무력하거나, 오히려 모순의 강화에 일조했다. 두 정부는 김영삼정부가 1995년 발표한 ‘531교육개혁안’15)에서 도입한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편의 ‘다양성’과 ‘자율성’의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다양성과 자율성의 기조는 획일적인 암기교육에서 벗어나겠다는 취지로 포장됐지만, 핵심은 교육에 시장주의를 개입시키는 것이었다. 다양성은 학생과 학부모 등 ‘소비자’의 선택권을 위해 학교를 다양화하자는 것이었는데, 이는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에 이르러 특목고와 자립형 사립고 등의 특권 학교가 확대되는 것으로 재현됐다. 그리고 자율성은 대학에 학생선발 자율권 등을 부여해 ‘성적 우수학생’ 선발제도를 경쟁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이명박정부는 대학입시 권한을 아예 대학들의 이익단체인 대학교육협의회에 넘기며 자율화했지만, 단초는 이미 이전 정부에서 주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 내내 바꿨던 것은 입시제도다. 김대중정부의 이해찬(李海瓚) 당시 교육부 장관은 1998년 수시제도를 도입하고 ‘한가지만 잘하면 대학에 갈 수 있다’며 수능과 학생부, 입상 실적과 추천서 등 다양한 전형자료를 통해 학생을 뽑게 하는 ‘2002 대입제도 개선안’을 내놨다. 하지만 대학은 이미 학생선발 자율권이 있었다. 자기 학교의 서열순위를 유지하기 위해 학생들의 성적과 가정배경을 보고 신입생을 뽑는 관행을 멈추지 않았다. 한가지만 잘하면 대학에 갈 수 있는 사회는 오지 않았고,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원 가능 여부에 따라 갈 수 있는 대학서열이 정해지는 사회가 도래한 것이다.

노무현정부는 2004년 ‘2008 대입제도 개선안’을 발표했지만 수험생들은 또다시 혼란에 빠졌다. 교육부는 수능을 9등급제로 만들고, 학생부를 강화해 학생부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수능 스트레스를 줄이고 학교 공부만 충실히 하게 만들겠다는 취지였지만, 학교는 친구들 간의 내신 전쟁으로 정글이 됐다. 그리고 대학은 수능의 변별력을 문제삼으며 논술의 난도를 대폭 올렸고, 논술 사교육시장이 급팽창했다. 하지만 정부는 자율화 기조에 근거해 규제를 하지 못했다. 그러자 학생들은 내신과 수능, 논술이라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에 시달렸다.

결국 두 정부의 교육실험은, 학벌서열이라는 근본 문제가 엄존하는 한 어떤 입시 개선안도 교육을 바꾸지 못한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그쳤다. 명문대에 가야 제대로 대접받으면서 먹고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것이다. 부모가 자녀의 교육에 투자하는 이유는, 자녀가 미래의 노동조건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기를 바라거나, 적어도 열위에 있는 것은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근본적인 개혁이 없는 입시 개선안은 혼란만 부를 뿐이었다.

 

 

사립대 재정지원을 대폭 줄여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현재의 학벌서열구조에서는 카이스트와 포스텍(POSTEC) 등을 제외하면, 최상위권 대학이 대부분 서울에 집중돼 있다. 그리고 서울대를 빼면 모두 사립대다. 우선 사립대에 대한 국가의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통제 강화를 위한 조치의 우선순위는 2005년 개정됐다가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 등이 촛불까지 들고 장외투쟁에 나서면서 노무현정부 말기인 2007년 많은 부분을 후퇴해 재개정된 사립학교법을 다시 고치는 일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현재까지 사립대에 무분별하게 지원되고 있는 국가재정을 통제의 도구로 뒷받침하는 일이다.

대학정보 공시사이트인 ‘대학 알리미’(www.academyinfo.go.kr)를 통해 2011년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의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원 연구비를 산출해봤더니, 서울대가 4548억여원으로 가장 많았고, 연세대(2086억여원), 고려대(1477억여원), 성균관대(1117억여원), 한양대(1108억여원), 이화여대(913억여원), 경희대(776억여원), 서강대(557억여원), 중앙대(505억여원), 건국대(503억여원) 등이 뒤를 이었다. 중앙정부의 연구비 지원이 실적에 따라 ‘서열 상위권 대학’에 편중된 결과다. 전국 2164년제 대학 전체의 중앙정부와 지자체 지원 연구비를 산출해봐도, 연세대(2위), 고려대(4위), 성균관대(6위), 한양대(7위), 이화여대(10위) 등 상위 20위권 안에 주요 사립대가 9곳이나 포함됐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연구지원비 배분 기준이 교과부와 연구재단, 그리고 학계 구성원들 사이에서의 학벌과 학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상위권 대학에 집중되면서 대학의 서열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물론 연구비 지원은 대학에 지원되는 국가재정의 일부일 뿐이다. 결국 사립대에 자기 입맛대로 성적이 우수하고 가정배경이 상층계급인 학생을 선발하게끔 자율권을 줬으면서도 연구비 같은 국가재정까지 펑펑 지원한 것은, 이제까지 어떤 정부가 됐든 경쟁에서 살아남은 상위 대학만 밀어주는 쪽으로 기조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젠 사립대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이에 발맞춰 재정지원을 대폭 줄이고, 여기서 줄인 재원 대부분을 대학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데 쓰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 통한 학벌 깨기 실험

 

대학의 공공성 강화로 기조를 바꾸는 수단 가운데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 대학개혁안(이하 통합네트워크)이 있다. 통합네트워크는 2004년 정진상(鄭眕相) 경상대 교수가 대학서열체제를 깨는 방안으로 제시한 정책이다. 통합네트워크는 서울대를 포함한 전국 국공립대 3316)과 동참을 원하는 사립대를 하나의 거대한 국립대학 네트워크로 통합해 신입생을 공동 선발하고, 졸업 학위도 공동으로 주는 것을 골격으로 하는 방안이다. 입학생은 전국의 국립대 어느 곳에서도 학점을 이수할 수 있고, 졸업생에게는 동등한 ‘국립대학 학위’가 주어진다. 지원자가 고교 내신과 대학 입학자격시험 중 하나의 요건만 충족하면 입학 자격을 주고, 1~3지망 중에서 거주지를 고려해 추첨으로 배정한다. 서울대는 지원자 쏠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당분간 학부 선발을 하지 않고, 학부 출신자 중심으로 선발하는 연구중심 대학원으로 재편한다. 등록금은 수업료만 내면 되는 사실상 무상체제다. 프랑스 빠리의 명문대학이던 쏘르본 대학이 이 체제로 국립대의 일부로 편입돼 ‘빠리 4대학’이 된 것처럼, 가령 대전의 충남대가 ‘한국 33대학’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국립대를 통합해 거대화한다고 학벌서열이 금방 해체되진 않는다. 하지만 통합네트워크는 공고한 학벌서열체제에 균열을 내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지방 젊은층의 수도권 유출을 막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선 몇가지 사항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통합네트워크는 2004년 발표된 이래 진보진영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나가며 여러가지 세부안을 추가해왔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방안이 바로 ‘국가연구교수제’다. 국가연구교수제는 현재 정규직 교수와 시간강사(비정규 교수) 등으로 나뉘어 있는 대학의 교원 지위를, 적어도 통합네트워크에서만은 국가 소속 교수직으로 일원화해 모든 교수를 정규직화하는 것이다. 2010년 기준으로, 국내 대학 시간강사는 모두 9208명이고, 이 가운데 전업으로 시간강사 일만 하는 이는 43천명 정도로 추산된다. 주 9시간 강의 기준으로 시간강사의 평균연봉은 1026만원 정도인데, 이는 정규직 교수의 평균연봉 4394만여원의 23% 수준이다.17)

시간강사들은 이런 열악한 처우에도 언젠가 정규직 교수가 되리라는 희망을 안고, 정규직 교수 선배들의 허드렛일까지 떠맡으며 감정과 열정을 착취당하고 있다. 하지만 통합네트워크가 3만명 규모의 ‘국가연구교수’를 선발해 이들에게 전임으로 강의를 맡기면, 연구역량도 강화되고 교육여건도 크게 개선된다. 적어도 콩나물시루같이 100명이 넘는 학생들을 앉혀놓은 대형학원 같은 강의실 풍경은 사라질 것이다. 게다가 강남훈(康南勳) 한신대 교수의 추산에 따르면, 7200억원 정도를 투입하면 3만명의 강사에게 최소 연봉 수준인 2400만원 정도를 보장할 수 있다. 연봉을 좀더 상향 조정하고 통합네트워크 학부 출신의 연구인력을 중심으로 국가연구교수를 우선 선발하면, 학생들의 통합네트워크 입학을 유도할 수 있는 길도 열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더해, 공무원과 거점 국립대병원 등 의료기관 인력을 뽑을 때 일정 비율을 지역 통합네트워크 출신자에게 할당하는 방안도 학생들의 입학을 촉진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대학 알리미’를 통해 국공립대 28곳과 서울대의 2012년 졸업생 수를 산출해보니, 모두 63186명이었다. 이 가운데 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베이스에 올라간 취업자, 즉 4대보험 적용을 받는 정규직 취업자는 28941명으로 45.8% 정도다. 행정안전부의 2012년 전국 16개 지방자치단체 지방공무원 신규채용 계획은 모두 1330명이었다. 서울대병원의 2012년 신규채용 계획은 1345명이었다. 정규직 취업자가 졸업생의 45.8%밖에 안 되는 통합네트워크 출신 학생들에게, 1330명의 지방공무원 일자리, 1345명의 서울대병원(전국의 국립대병원은 이밖에도 12개가 더 있다) 일자리 가운데 일정 수를 우선 할당받을 수 있다는 것은 적지 않은 메리트 아닐까.

 

 

민주진보진영에 5년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통합네트워크론이 제기될 때 등장하는 기초적인 반론은 지방공무원과 국립대병원 등 공공기관 일자리를 통합네트워크 출신자에게 할당하는 방안이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견해다. 일부에선 군가산점 제도의 위헌 결정까지 거론하며 우려와 회의의 시선을 보낸다.

하지만 이는 기우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대학이 시행하고 있는 농어촌 전형, 저소득층 전형 등에 대해서는 위헌 논란이 제기된 적이 없었고, 로스쿨 인가 때도 수도권과 지방의 배분 할당을 했지만 위헌 결정이 나지 않았으며, 공무원인 교원 임용 때도 지역대학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등의 지역인원 지원제도를 펴고 있기 때문이다. 군가산점 제도는 여성이라는 특정 집단의 군대 경험을 배제하는 것이기에 위헌 결정이 났지만, 통합네트워크 출신자에 대한 지역 공공기관 일자리 할당제는 특정지역 대학의 입학을 배제하는 식이 아니기 때문에 경우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통합네트워크론에 대한 또다른 비판은 서울대 학부를 없앤 통합네트워크가 상위권 사립대에 학벌서열 1위 자리를 내어주고, 서울 소재 하위권 대학 정도의 서열에 위치할 것이기 때문에 입시경쟁 완화 효과가 없으리라는 지적이다. 어느정도 현실에 기반을 둔 합리적 반론으로 보이지만, 뒤집어보면 학벌서열이라는 공고한 체제 안에 사고가 갇힌 채 정작 현실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무한경쟁 중심의 신자유주의가 한국사회에 도입된 지 20년이 가까워오는 지금, 사람들은 여전히 경쟁체제 안에서 자기계발에 매진하고 있지만,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점도 자각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점점 이런 강박적 구조에서 비롯한 피로감와 우울증을 호소하고 지금과는 다른 체제를 요구하고 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어디부터 문제를 풀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빠져 있는 것이다.

균열을 느낀 이런 주체들에게 필요한 건 계속 경쟁에 매진하면서 학벌서열체제의 상위권에 진입만 하면 학벌 상징자본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는, 종내는 소수에게만 적용되고 다수에겐 판타지에 그치고 말 이야기 따위가 더이상 아닐 것이다. 오히려 그들에게 필요한 건 굳이 서울 소재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사교육비와 유학 비용을 투자하지 않고도 사실상 무상등록금으로 제대로 된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이 대학을 졸업하면 연봉은 많지 않더라도 고용이 안정된 직장을 어느정도 보장받을 수 있는 미래를 보여주는 것 아닐까. 신자유주의에 지친 이들에게 필요한 건, 경쟁 우위를 위해 나의 현재를 오롯이 투자하는 환경보다는 오히려 안정되고 소박한 삶을 살 수 있는 최소한의 물적 토대일지 모른다.

박근혜의 당선으로 ‘지옥과 같은’ 5년을 예견하며 ‘멘붕’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필요한 건 이런 대안일 것이다. 그 대안을 함께 만들자는 설득은 주로 소외된 지방의 밑바닥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고,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 앞으로 5년은 어쩌면 짧은 시간일지도 모른다. 이명박정부 시대는 아무런 정책적 대안이 없더라도 탐욕이 가득해 보이는 대통령을 비아냥거리는 것만으로 정의로운 세력으로 해석해주던 ‘아름다운’ 5년이었다. 그 시대를 마음껏 향유하던 민주진영이 또다시 그런 행태를 반복하면, 앞으로의 5년은 더이상 아름다움으로 기억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별다른 지향의 합일점을 찾지 않고 무엇을 위한 통합인지도 제시하지 않은 채, 선거에서 좋은 결과만 얻어보겠다고 ‘닥치고 통합’했다 사달이 난 진보진영에 앞으로의 5년 역시 같은 속도로 흐를 것이다. 그들이 잊지 않아야 할 것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민생이라는 모호한 수사가 아니라 지금의 교육 그리고 노동 문제에서 그려볼 수 있는 구체적인 미래상이라는 점이다. 그 미래를 설득하기에 5년은 결코 길지 않지만, 사람들은 그런 설득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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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잇따라 패배한 뒤, 주로 친노 성향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른바 ‘20대 개새끼론’이 대두됐다. 그들은 당시 20대의 낮은 투표율 등을 근거로 20대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보수화하는 바람에 선거에서 패배했다며 온갖 비판을 집중했다.

2) 1987년의 대학진학률은 29%였다.

3) 물론 프랑스 68혁명도, 대학 평준화의 성과는 거뒀지만 프랑스 사회 전반을 좌지우지하는 엘리트의 산실인 옥상옥 교육기관 그랑 제꼴(Grandes écoles)의 헤게모니를 꺾지는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4) 강남구청 「2011 강남구 사회조사 보고서」, 2011.11.

5) 김영철 「고등교육 진학단계에서의 기회형평성 제고방안」, 한국개발연구원 2011.

6) 고은미 「1999~2008년 한국의 대졸자 간 임금격차 변화」, 『노동경제논집』 제34권 1호, 한국노동경제학회 2011.4.

7) LG경제연구소 『Weekly 포커스』, 2012.11.28.

8) 김영철, 앞의 글.

9) 김영철 「대학진학 격차의 확대와 기회형평성 제고 방안」, 『KDI 포커스』, 한국개발연구원 2012.11.5.

10) 보고서를 보면, 2011년 기준 각 광역자치단체별 서울대 진학률은 서울 94.9, 부산 43.7, 대구 42.9, 인천 32.0, 광주 56.6, 대전 53.8, 울산 31.2, 경기 39.6, 강원 46.3, 충북 32.1, 충남 39.9, 전북 44.4, 전남 32.7, 경북 34.8, 경남 34.1, 제주 41.5였다.

11) 수도권 유출률은 한국고용정보원의 2005년 대졸자 2만 6544명과 2009년 대졸자 1만 8066명에 대해 실시한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조사’ 데이터를 통해 산출한 것으로, 해당 지역에서 대학을 졸업한 졸업생 수를 분모, 해당 지역에서 수도권에 취업한 졸업생 수를 분자로 계산한 것이다.

12) 산업연구원 e-KIET 산업경제정보 「대졸인력의 지역간 이동특성과 정책적 시사점」, 2012.5.24.

13) 노무현정부 때인 2004~06년에만 11곳의 외국어고가 설립됐다. 그리고 2013년 현재 서울의 자율형 사립고는 모두 25곳(하나고 포함)이다.

14) 졸고 「1~50등은 어차피 ‘넘사벽’ 차별당해도 내 탓이라 여겨요」, 한겨레 2011.5.6.

15) 이 개혁안을 주도한 사람이 박세일(朴世逸)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과 그의 제자인 이주호(周浩) 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다.

16) 교육통계서비스(http://cesi.kedi.re.kr) ‘대학 시도별 설립별 학교수’(2012)

17) 사회통합위원회・한국교육개발원 공동주최 토론회 ‘대학시간강사 문제의 쟁점과 개선방안’(201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