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비평

창작과비평

정기구독 회원 전용 콘텐츠

『창작과비평』을 정기구독하시면 모든 글의 전문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구독 중이신 회원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김경후 金慶厚

1971년 서울 출생. 199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그날 말이 돌아오지 않는다』 『열두 겹의 자정』이 있음. kyunghu_kim@hanmail.net

 

 

 

속수무책

 

 

내 인생 단 한권의 책

속수무책

대체 무슨 대책을 세우며 사느냐 묻는다면

척 하고 내밀어 펼쳐줄 책

썩어 허물어진 먹구름 삽화로 뒤덮여도

진흙참호 속

묵주로 목을 맨 소년병사의 기도문만 적혀 있어도

단 한권

속수무책을 나는 읽는다

찌그러진 양철시계엔

바늘 대신

나의 시간, 다 타들어간 꽁초들

언제나 재로 만든 구두를 신고 나는 바다절벽에 가지

대체 무슨 대책을 세우며 사냐 묻는다면

독서 중입니다, 속수무책

 

 

 

냄새

 

 

누에고치 삶은 물속에선

언제나

나비날개 냄새가 난다

 

쓰고 싶다

단 한줄도 필요 없는 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