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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24인 신작시선
이승훈 李昇薰
1942년 강원 춘천 출생. 1963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사물A』 『당신이 보는 것이 당신이 보는 것이다』 등이 있음. zenleesh@gmail.com
가을빛
가을빛은 내려라. 시골길 가느다란 길, 청바지 입고 가는 길, 하얀 셔츠 가죽 허리띠 가을빛은 내려라. 길가에 핀 코스모스 멀리서 달려오는 가을빛 광목 한조각 뒤에는 아무도 없고 가을빛은 내려라. 건용이 아저씨 생각도 나고 아저씨 집은 여관이었지. 고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아저씨 가을해가 드는 쪽에 모여 놀 때, 붉은 스웨터에 곤색 바지 입고 마당에 수돗물 받으러 온 여학생도 있었지. 물지게 지고. 가을빛이 한벌의 옷이다. 가을빛 가을빛은 내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