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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전동균 全東均
1962년 경북 경주 출생. 1986년 『소설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오래 비어 있는 길』 『함허동천에서 서성이다』 『거룩한 허기』 『우리처럼 낯선』 등이 있음. dong@deu.ac.kr
눈은 없고 눈썹만 까만
쩌억 입 벌린 악어들이 튀어나오고 있어 물병의 물들이 피로 변하고 접시들은 춤추고 까악 깍 울고 표범들이 담을 뚫고 달려오고 있어
뭐 이런 일이 한두번이냐,
봄밤은 건들건들
슬리퍼를 끌고 지나가는데
덜그럭 덜그럭
텅 빈 운동장 트랙을 돌고 있는 유골들
통곡도 뉘우침도 없이
작년 그 자리에 피어나는
백치 같은 꽃들
누가
약에 취해 잠든 내 얼굴에 먹자(墨字)를 새기고 있어
도둑놈, 개새끼, 사기꾼
인둣불을 지지고 있어
눈은 없고 눈썹만 까만 것이
생글생글 웃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