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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김현 金炫
1980년 강원도 철원 출생. 2009년 『작가세계』로 등단. juda777@nate.com
복음
식물은 빛을 머금고 있다
나뭇잎 모양으로 그림자가 방출됐다
그림자 안과 밖으로
분홍 꽃잎과 흰 분홍 꽃잎 나는
그 모든 것들 앞에 앉아
그 모든 것을 하나로 만드는 눈을 보았다
시간이었다
집으로 들어가 열매를 먹었다
남은 밥을 들고
나는 모두 숨어버린 것들
겉에 앉았다
불쌍한 아이야
구빈원의 당나귀들처럼
빛과 그림자를 분간하지 않고
우리는
시간을 떠나보냈다
어제와 다르게 오늘은
밥을 나눠 먹은 호흡을
빛에게 간증할 수 있다
구름은 구름대로 모든 것을 하나로 만들었다
아름답게 등이 굽었다
--
그는 두 발로 서 있는 사람들처럼 두 발로 서 있다. 그는 야옹 하고 소리를 낸다. 야옹 나는 목소리를 따라 목소리를 낸다. 그는 신앙이 있는 사람처럼 사랑받는 목소리다.
그는 눈동자를 가진 사람들처럼 눈동자를 가지고 있다. 그는 먹어 하고 눈을 깜박인다. 먹어 나는 목소리를 따라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는 종교가 없는 사람처럼 기도하는 목소리다.
너는 순종을 가르쳐주고
어떤 대중가요는
영혼을 믿나요라는 말로 시작된다
어떤 대중가요가 영혼을 믿나요 같은 말로 노래를 시작할 수 있나
어떤 남자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음반이야
말로 고백한다
어떤 남자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음반이야
같은 말로 반짝일 수 있나
어떤 대중가요는
사랑을 믿나요라는 말로 영혼을 믿나요라는 말을 뒤따른다
어떤 대중가요가 사랑을 믿나요 같은 말로 영혼의 어깨에 떨림을 두를 수 있나
어떤 남자는
마지막에서 두번째가 제일 좋아라는 말로
확실해진다
어떤 남자가 마지막에서
두번째가 제일 좋아 같은 말로 한손을 잡을 수 있나
어떤 대중가요는
마법을 믿나요라는 말로 심장을 흔들리게 한다
어떤 대중가요가 마법을 믿나요 같은 말로 겹쳐진 손가락을 고정할 수 있나
어떤 남자는
운명을 믿나요라는 말을
어떤 남자의 침묵에 요구한다
어떤 남자가 운명을 믿나요
같은 말로
어떤 순간의 붉은 입술을 움직이고
어떤 대중가요는
영원을
믿나요 같은 말로 꽃이 핀다
--
저기, 밤에 앉아 있었다. 너는 기타를 들고 너는 기타를 어색하게 들고 밤공기의 영향권에 들어 있었다. 밤이 되어서야 걷거나 뛰는 사람들 사이로 정복될 수 없는 그림자 둘이 진실로 숲을 이루었다. “할 수 있을 때 장미 봉오리를 모아라.”
“오늘 미소 짓는 이 꽃도 내일이면 죽으리라.” 한밤에 두개의 목소리를 보았다. 창문을 활짝 연 목소리였다. 혼자가 되어서야 걷거나 뛰는 나의 심장이 이제 막 순종을 배우는 목소리들을 가리켰다. 너희는 어두운 곳에 앉아 빛나는 곳의 장미 봉오리를 모으고 있구나. 밤이 흰 가시를 돋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