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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미국의 군사전략 변화와 한미동맹

 

 

서재정 徐載晶

코넬대학 정치학과 교수. 편역서로 『탈냉전과 미국의 신세계 질서』(공편), 공저로 Rethinking Security in East Asia: Identity, Power, and Efficiency(근간) 등이 있음. suhjaejung@hanmail.net

 

 

한미동맹이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주한미군 일부를 이라크로 차출하겠다는 계획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한미동맹의 변화에 대한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는 주한미군의 감축규모와 한미동맹의 위상변화에만 그 촛점이 맞춰져 있지, 한미관계의 질적 변화를 초래하는 구조적 요인에 대한 분석은 미흡한 면이 있다. 한미동맹의 변화는 ① 한국의 민주화 ② 동북아시아 냉전체제의 점진적 와해 ③ 9·11에 편승한 미국의 전략변화라는 세 가지의 구조적 변화가 맞물려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 이 글에서는 셋 중 미국의 전략변화 분석에 촛점을 맞추고자 한다. 미국의 전략변화는 ① ②의 두 가지 구조적 변화에 대한 미국의 능동적 대응이라는 측면이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과 동북아의 변화가능성을 일정한 방향으로 끌고 가기 때문이다.

한국은 내적 민주화의 결과로 많은 변화가 초래되었다. 민주화는 대외관계에서도 한미동맹만이 존재하던 상황을 변화시켜 다양한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조건을 형성하는 한편, 미국과 북한에 대해 더욱 자주적인 입장을 지향하는 다양한 세력이 시민사회와 정치사회의 전면에 부상케 하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러한 내부적 변화는 한미동맹이 이전과 같은 헤게모니적 지위를 더이상 관철시키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음을 의미하고 이에 따른 변화를 강제하는 한 조건이 되고 있다. 그러나 대외관계에 서 내적 민주주의의 진전에 상응하는 발전이 이뤄지지 못해 사회의 요구와 현실 사이에 괴리가 존재하고, 정부 내외의 기존 외교안보 주도세력이 여전히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편, 대안적 외교안보 세력과 정책의 등장이 지연되는 한계가 존재하기도 한다.1

한미관계의 변화를 추동하는 두번째 구조적 요소는 동북아질서의 변화이다. ‘냉전의 섬’이라 불리던 한반도에서도 남북정상회담 이후 제한된 범위에서나마 경제적 교류와 인적 접촉이 이뤄지며,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남북간 군사회담을 통한 초보적인 신뢰구축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북·미 갈등구조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만 진전되던 남북관계가 극히 제한적이나마 그 범위를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능성은 두 차례의 정상회담에 이어 관계정상화가 적극적으로 모색되는 북일관계에서 더욱 진전된 모습으로 확인된다. 한편 한국과 중국 사이는 경제교류 확대와 정치적 접근이 이루어지는 반면, 미국과 중국 사이는 경제교류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긴장관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동북아의 이러한 과도기적인 모습도 한미관계의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한편 미국의 신전략에서 동북아는 전쟁억제를 위해 미군을 전진배치하기로 한 4개 지역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전략적으로 ‘신속한 승리’를 추구하는 주요전쟁 예상지역 두 곳 중 하나이다. 두 곳의 주요전쟁 예상지역 중 ‘결정적 승리’를 거두겠다는 지역이 한반도가 될지 다른 곳이 될지는 미국 대통령이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미군이 전진배치되는 4개 지역이 중국을 반원형으로 둘러싸고 있다는 사실은 미국의 장기적인 전략지향점을 시사하고 있다. 미국의 이러한 전략은 한국 민주화 및 동북아 냉전구조의 와해가 열어놓은 새로운 질서의 가능성을 견제하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2001년 채택되고 2002년 정식화된 이러한 전략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미군은 현재의 군사력을 21세기형 미래군으로 변환시키는 한편 전세계에 걸쳐 군사력 재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군사변환’과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계획’(Global Posture Review, GPR)은 미국의 신전략을 이행하기 위한 양대 축인 셈이다. 미군의 구조조정은 주한미군 재조정과 미군기지 재배치를 규정하는 전략적 지침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을 미국의 구도 속으로 더욱 깊숙이 끌어들이는 힘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북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 한반도 안보상황을 불안하게 만들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중국과 아시아·태평양 일대에 대한 미군의 개입능력을 강화, 미국과 아시아 사이의 군사력 불균형을 가속화하고 군비경쟁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첨단과학기술에 의한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21세기 ‘팍스 아메리카나’(미국의 평화)를 이루려는 구상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미군 재배치는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21세기 한반도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다.

 

 

1. 미국 탈냉전 전략의 변화

 

(1) 부시행정부의 탈냉전 전략과 동아시아 미군감축 계획

미 상원은 1989년 7월 ‘넌-워너(Nunn-Warner) 수정안’을 통과시켜 “아시아에서 동맹국을 지역의 안정을 위해 어떻게 참여시킬 것이며, 동아시아 주둔 미군을 어떻게 감축하고 재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국방부에 요청하였다. 이러한 미 의회의 요구에 따라 미 국방부가 작성한 것이 1990년 4월에 제출된 「동아시아전략구상」(East Asia Strategic Initiative, EASI)이다. 이 보고서는 탈냉전에도 불구하고 동아시아에서 극동러시아와 북한이라는 ‘냉전형 위협’이 잔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에 대응한 ‘지역의 안정유지’를 미국의 국익으로 규정했다. 동아시아에 미군이 지속적으로 주둔하는 것은 ‘역내 미국의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토대라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탈냉전 시기에는 미군을 감축해도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게 이 보고서의 핵심이다.

이같은 동아시아 전략의 배경에는 미국의 세계전략 변화가 있었다. 부시행정부는 전세계적 차원에서 소련을 중심으로 한 공산권의 위협을 막는 이전의 봉쇄전략을 폐기하고, 탈냉전 시기에는 이라크 및 북한과 같은 지역적 위협에 대응한다는 ‘지역방위전략’을 채택했다. 당시 콜린 파월 미 합참의장은 이러한 전략을 수행할 수 있는 군사력으로 ‘기본병력’ 구상을 제시했다. 이 구상에 따라 미 국방예산과 병력규모는 25% 삭감하기로 했고, 이는 동아시아 주둔 미군의 감축을 강제했다.

「동아시아 전략구상」 보고서는 한국·일본·필리핀에 배치되어 있는 미 지상군과 공군병력을 3단계에 걸쳐 감축할 것을 제시했다.3단계 계획 중 제1단계 감축계획에 따라 1992년까지 한국에서는 7000여명, 일본에서는 4800여명, 필리핀에서는 1만1000명의 미군이 감축되었다. 이에 한국군의 방위역할이 증대되어 한미야전사령부가 해체되고, 한미연합사령부 예하의 지상군구성군사령부가 분리되어 한국군 장성이 사령관에 임명된다. 그러나 2단계 감축은 이미 1991년 말부터 차질이 생겼다.소위 ‘북핵문제’가 부각되기 시작하면서 1991년 11월 한국과 미국 국방장관은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에서 “북한의 핵개발 위협과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이 지역 내의 안보가 완전히 보장될 때까지 넌―워너 2단계 주한미군 감축을 연기하기로 합의”한다.2 이러한 변화 등을 반영해 1992년 7월 미 국방부는 제2차 ‘동아시아전략구상’에 따라 1993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던 2단계 이후의 감군계획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2) 클린턴행정부의 양대전쟁전략과 동아시아 미군감축 중단

보류되던 부시행정부의 아시아 주둔 미군 감축정책은 1993년 클린턴행정부가 통상 ‘윈-윈’(win-win)이라고 알려져 있는 양대전쟁전략을 채택하면서 공식적으로 종식된다. 전임 부시행정부가 채택한 ‘지역방위전략’을 계승하되, 안보적 위협이 존재하는 지역을 중동과 한반도로 구체화하고 이 양대전장에서 동시에 승리를 거두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 전략이 채택된 데는 1991년 걸프전과 1990년대 초의 1차 북핵위기가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양대전쟁전략은 이후 미국 세계전략의 중심이 된다.

애스핀 국방장관이 1994회계년도 국방예산편성방침의 형태로 1993년 9월 발표한 「전력편성의 전면검토」(Report on Bottom-Up Review)는 “미군은 두 개의 주요한 지역분쟁에서 거의 동시에 결정적 승리를 얻을 수 있도록 편성”되어야 한다며 양대전쟁전략을 정식화한 첫 공식문서였다. 양대전쟁전략은 ‘지역방위전략’의 효율적 이행방안으로 이전부터 검토되던 ‘윈-홀드―윈’(win-hold-win)이 요구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군사력과 국방비를 필요로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전력편성의 전면검토」의 채택은 미군의 감축계획에 큰 영향을 주었다.양대전쟁전략은 이후1997년에 발표된 「4개년국방검토」(Quadrennial Defense Review)에서 재확인된다.

클린턴행정부가 1995년 2월 「동아시아전략검토」(일명 「나이Nye 보고서」)를 발표하고 아시아와 유럽에 각각 미군 10만명을 유지하겠다며 전세계적인 미군 감군계획에 쐐기를 박은 것도 이같은 전략변화에 따른 것이었다. 즉 유럽에 배치한 10만명으로 이라크와 같은 불안정 요소에 대처하고, 아시아에 배치한 10만명으로 북한이라는 위협에 대응한다는 것이었다. 주한미군의 3단계 감축계획 중 2단계와 3단계의 추가감축은 ‘연기’와 ‘유보’를 되풀이하다가 이로써 완전히 취소된 것으로 보인다.3 한편 한·미 양국은 미국이 양대전쟁전략을 정식화한 직후인 1993년 11월 이 전략의 이행을 위한 방안 및 한미연합사의 작전태세 등을 조정하기로 했다.

 

(3) 부시행정부의 ‘1-4-2-1 전략’과 미군의 재편

9·11사태가 터진 지 20여일 만에 부시행정부가 발표한 2001년 「4개년국방검토」는 양대전쟁전략을 계승하되 이를 더욱 공격적으로 전환시켰다. 즉 “미군은 중첩되는 시간대에 어느 두 개의 전장에서도 미국의 우방과 우호국에 가해지는 공격을 신속히 격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할 것”이라며 양대전쟁전략을 재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전쟁시 “〔적국의〕 영토를 점령하거나 정권교체의 조건을 조성할”(강조는 인용자) 수 있는 군사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새로운 양대전쟁전략은 적국의 점령과 정권교체까지 시도하는 공격적 전략일 뿐 아니라 신속하게 군사력을 이동해 전장에 투입함으로써 조기에 전쟁을 끝낸다는 속전(速戰)을 지향하고 있다. 클린턴행정부의 양대전쟁전략에 없던 이러한 신속성과 점령·정권교체라는 공격성은 2년 후 이라크전쟁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부시행정부의 전략은 적국이 공격을 하지 않더라도 안보위협을 사전봉쇄하기 위해서 미국이 선제공격을 할 수도 있다는 공격적 예방전쟁정책이다. 이것은 9·11사태 이후 테러리스트의 공격가능성에 대한 미국인의 위기감이 고조되자, 미국을 ‘안전한 요새’로 만들기 위해서 취할 수밖에 없는 방어책으로 정당화되고 있다.2001년 럼즈펠드 장관이 나토 동맹국들을 방문하면서 선제공격의 필요성을 시사하고, 부시대통령이 육사졸업식에서 선제공격 준비를 하라는 연설에 이어 2002년에는 선제공격이 공식화된다. 9·11사태 일주기를 맞는 2002년 9월에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에서 부시행정부는 “필요하다면 미국은 선제공격을 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부시행정부는 2002년 5월 「국방계획지침」을 채택해 「4개년국방검토」에서 제기된 국방목표를 이행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존의 주요전쟁 예상지역을 ‘2’로 유지하면서, ‘1-4-1’을 추가해 ‘1-4-2-1 계획 개념’으로 조정했다. 「4개년국방검토」에서 제기된 다음의 과제들을 정식화한 것이다.

① ‘1’ 미국 본토 방어: “미국 영토 밖에서 가해진 공격으로부터 미국민과 영토 및 사활적 국방기간시설을 방어한다.” 미국 본토 방어는 9·11 이후 그 중요성이 급격히 증대되어 북미사령부와 본토방위국의 신설을 가져왔고, 미사일방어도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② ‘4’개 지역에서의 전진억제: “유럽과 동북아, 동아시아 도서, 중동·서남 아시아에 그 지역에 맞는 미군을 전진·주둔 배치해 동맹국과 우방국을 안심시키고 적의 강제를 막아내며 미국과 미군 및 동맹국과 우방국에 대한 공격을 억제한다.” 4개 지역에 미군을 전진배치함으로써 이 지역에서 있을지 모를 침략 및 위협을 사전에 억제하는 것뿐만 아니라 적국의 의도를 힘으로 좌절시키겠다는 것이다. 미군의 전진배치는 ‘안심’을 담보로 하여 동맹국과 우방국을 미국의 영향력 안에 두는 것도 목표로 한다. 4개 지역에 전진배치되는 미군은 이 지역에서 미국의 이해를 지키는 역할뿐만 아니라 다음의 ③과 ④를 위해 동원될 수 있는 군사력이자, ①의 본토방어에도 기여하기 위한 것이다.

③ ‘2’개 주요전쟁 승리: “두 곳의 작전지역에서 중첩되는 시간대에 미국의 동맹국이나 우호국에 대한 공격을 신속히 격퇴한다.” 미군이 전진배치되는 4개 지역 중 2개 지역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전진배치되어 있는 미군을 두 곳에 집중해 단기간에 승리를 거둔다는 것이다. 기존에 배치된 미군만으로 전쟁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고, 미군을 신속기동군으로 변환해 배치지역에 상관없이 분쟁지역에 군사력을 투입해 집중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군사력을 운용하려는 ‘군사변환’과 맞물려 있는 변화이다.

④ ‘1’개 결정적 승리: “미군이 군사작전을 펼치는 두 개의 전쟁지역 중 한 곳에서는 (…) 적을 결정적으로 패퇴시킨다. 명령을 받는다면 영토를 점령하고 정권교체를 위한 조건을 구축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군사력 추가투입도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하고 군사력을 집중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여기서 특히 우려스러운 부분은 ‘2’가 이라크와 북한을 지칭한다는 것이다. 특히 양대전쟁전략이 수립될 때부터 지목된 양대 주적 중 이라크는 정권교체와 점령까지 이루었으므로 이제는 북한만 남은 셈이다.‘결정적 승리’를 지향하는 ④와 관련해 「4개년국방검토」와 「국방계획지침」은 미 대통령이 그 대상을 선택하면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군사력을 보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는 이라크전쟁이라는 ‘사막의 늪’에 미군이 빠져 있기 때문에 북한을 상대로 결정적 승리를 거두겠다고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의 세계군사전략이 북한을 겨누고 있는 한, 한반도는 ‘2’와 ‘1’의 대상으로 상시적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러시아는 군사적 위협으로 지목되고 있지 않으며 중국은 현재 “계획을 짜기 어려운 상대”로 인식되고 있다.

이 ‘1-4-2-1 전략’을 더욱 효율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미국은 군사변환과 미군기지 재조정 작업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첨단과학무기를 이용한 비선형적 첨단전을 지향하는 군사혁신을 이룩해 미군을 21세기의 첨단군으로 환골탈태하자는 것이 군사변환의 내용이다. 이러한 변환이 이뤄진다면 군사력 규모가 현재보다 축소되더라도 ‘1-4-2-1 전략’을 이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세계적 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미군 재배치 및 미군기지 재조정 작업도 바로 이 ‘1-4-2-1 전략’을 이행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군사변환과 재조정의 상승작용이 나타나면, 더 작은 군대로도 군사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부시행정부 군사전략이다.

 

 

2. 미국의 군사변환

 

미국은 양보다는 질을 앞세우는 방향으로 군을 개혁, 냉전시기의 구식군을 21세기 최첨단군으로 환골탈태하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앤드루 마셜 국방장관 고문이 내세운 ‘군사혁신’은 애초에 첨단과학무기 개발에 촛점을 맞추었다가, 최첨단 과학기술에 새로운 작전개념, 이에 걸맞은 군사조직이라는 3박자를 결합해 군사력을 혁신적으로 강화하는 개념으로 확장되었다. 이러한 혁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사고방식과 문화까지도 바꿔서 전혀 새로운 형태의 군을 만들겠다는 것이 ‘군사변환’이다.4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말대로 “생각하는 방식, 훈련하는 방식, 연습하고 싸우는 방식을 변혁하지 못한다면, 어떠한 최첨단무기도 미 군사력을 변혁하지 못할 것”5이라는것이다 그러나 군사변환의 핵심은 첨단무기+신작전+신조직의 삼위일체로 미군의 전투력을 혁명적으로 강화한다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군사변환의 궁극적인 목적은 “냉전시기에 확보했던 적에 대한 근소한 우월성에서 21세기 군사작전의 모든 영역에 걸친 우월(합동대응군으로 전영역의 우월성 확보)로 이동”하는 것이며 “대규모 전쟁에서부터 평화유지 작전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 걸쳐 작전능력을 구비하는 것”이다.6 이는 클린턴행정부에서 합동참모부가 작성한 「합참비전」(Joint Vision)에서 21세기 군사력의 지향점으로 제시했던 ‘전방위 우위’와 대동소이한 내용이다. 미국은 21세기에도 대규모 전쟁은 물론 적의 비대칭 전략 및 소규모의 테러 등 모든 종류의 전쟁·분쟁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압도적 군사력을 보유해야 한다는 합의가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에 있는 셈이다.

군사변환은 기존의 무기체계보다 더욱더 효율적인 방식을 모색하는 한편, 발달된 과학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정확하면서도 살상력이 높고 신속한 이동배치가 용이하며 아군의 생존율을 높여주는 무기체계의 개발을 목적의 하나로 하고 있다.7 첨단무기 개발과 함께 작전개념도 혁신되고 있는데, 전선에서 싸우는 방식이 적의 핵심부와 후방, 측면 등을 동시에 입체적으로 타격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미 합동사령부는 정보력과 살상력, 기동력의 우위를 극대화한 작전개념을 ‘신속결전’(Rapid Decisive Operation, RDO)이라 부르고 있는데,미국은 현재 이보다 발전된‘네트워크 전쟁’ 개념을 개발하고 있는데, 적의 반격에 의한 피해가능성을 최소화하면서 적을 입체적으로 공격하기 위해 분산된 상태에서 정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전쟁을 수행한다는 것이 이 개념의 핵심이다.

미군 구조도 이에 걸맞은 신속전개군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알려진 것이 스트라이커여단이다. 스트라이커여단은 세계 어느 곳이든지 96시간 안에 투입이 가능할 정도로 경량화와 신속투사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8 육군은 스트라이커여단 전투팀 6개팀을 신설해 기존의 경무장 병력과 중무장 병력 사이의 공백을 채우는 동시에 기존 군사력을 미래형 ‘목적군’으로 변환시키는 디딤돌로 이용할 계획이다.9 장기적으로는 모든 종류의 작전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누리며 위협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신속전개가 가능한 ‘목적군’으로 재편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코만치 헬리콥터와 ‘미래전투씨스템’(Future Combat System, FCS) 등 신무기체계를 개발하는 중이다.

해군은 ‘1-4-2-1 전략’을 이행하기 위해 ‘세계작전개념’을 개발해 기존의 해군체계를 37개 ‘독립타격단’으로 재편하는 중이다.12개 항공모함 전단을 6개월씩 순환배치해 3개 해외지역에 배치하는 방식은 더욱 신축적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새로운 계획에 따르면 항공모함 전단은 전진배치에서 모항으로 귀항하는 즉시 6개월 정비를 거치고 6개월 훈련을 받은 후 나머지 6개월간은 전선투입 준비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미 해군은 필요한 경우 6개 항공모함 전단을 전선에 동시에 투입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시적으로 보유하게 된다. 현재 기존의 해군·해병력은 12개의 ‘항공모함 타격단’,12개의 ‘기동타격단’, 등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렇게 재조직된 해군은 ① 해양기지 ② 해양타격 ③ 해양방패 ④ 군사력 네트워크 등 네 가지 작전개념을 중심으로 해서 운영될 예정이다.

군사변환에서 중요한 부분은 군사력 극대화를 위한 합동화로서, 한편으로는 육·해·공·해병의 합동화를 추진하고,정규군과 특수군 및 CIA와의 결합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핵전력을 통상전력의 상위 군사력으로 구분하던 것을 폐기하고 핵전력과 통상전력의 통합적 운용을 추구하고 있어 실전에서 핵무기가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 국방장관실에 제출한 한 보고서는 ‘1-4-2-1’에서는 “전략핵무기가 통상전력과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의 테러리즘과 불량국가들에 대한 다양한 전략적 대응능력의 한 부분일 뿐”10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군사변환’은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진두지휘 아래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부시행정부는 2001년 발표한 「군사변환 연구보고서」와 「4개년국방검토」에서 군사변환의 목표와 기본개념 등 그 청사진을 제시한 데 이어, 수차례의 전쟁게임에서 검토를 거치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실전에서 그 타당성과 필요성이 확인되었다며 이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반면 변환에 비판적인 세력은 이라크전쟁이 군사변환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반박하고 있어 변환을 둘러싼 논쟁은 이라크전쟁을 계기로 더욱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 초기에 보여준 모습은 ‘군사변환’의 정당성을 강화하는 측면이 있는 반면, 초기 전투에서의 압승에도 불구하고 지루한 전쟁의 늪에 빠져 있는 모습은 과학기술에 의존한 압도적 힘으로 적국을 제압하겠다는 방식의 한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라크전쟁은 특히 해외기지의 필요성에 대한 논쟁 및 미 육군의 적정규모를 둘러싼 논쟁도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논쟁이 어떠한 방식으로 해소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하지만 논쟁의 중심축이 첨단과학전을 지향하는 군사변환론자와 재래식 전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전통주의자 사이에 형성되어 있다는 것은 미국 담론구조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즉 군사력의 사용방식에 대한 의견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지 군사력의 사용여부 내지 필요성에 대해 심각한 이견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1990년대 초에 시작되었던 아시아 주둔 미군의 감축을 중단시킨 것이 민주당 클린턴행정부였고, 클린턴행정부에서도 대표적인 자유주의자라고 할 만한 조지프 나이 당시 국방부 차관이 “미국의 사활적 이해를 지키기 위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미군의 강력한 전진배치가 필요”하다고 발언한 사실만 보아도 군사력이 미국 대외정책의 주요도구라는 인식은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에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9·11 이후 본격화되고 있는 국방비 증액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강력히 반대하지 않고 있다.

군사변환을 추진해 미 군사력을 혁명적으로 신장시키지 않더라도 미국은 이미 세계 최첨단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지적한 바와 같이 현재 미국의 국방비는 전세계 국방비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이다. 군사력에 많은 투자를 하는 미국이 국방예산을 지속적으로 증액할 계획으로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우선 ‘힘’을 강조하는 현실주의가 미국 대외정책의 사상적 기반이라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미국의 대외정책은 전통적으로 국제법과 국제기구를 중시하는 자유주의, 국가주의적 군사력을 중시하는 현실주의를 양대 축으로 전개되어왔다. 그러나 9·11 이후 미국의 대외정책을 결정하는 논의구조는 공세적 현실주의와 방어적 현실주의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단순화해서 말하면 기본적으로 ‘힘’을 중요하게 여기는 현실주의가 사상적 기반이 되고 있고, 이 ‘힘’을 어떻게 사용할 것이냐를 둘러싼 견해차가 존재하는 셈이다. 이러한 변화는 경제정책에서는 신자유주의, 안보정책에서는 현실주의를 사상적 기반으로 받아들인 클린턴행정부에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9·11 이후 더욱 뚜렷한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개입과 확장’이라는 국가안보전략을 채택하고 자유주의적 정책을 추진한 클린턴행정부에서부터 이러한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것은 앞에서 인용한 나이 차관의 발언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전략검토」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주둔하는 미군 수를 10만명으로 정하고 더이상의 감군이 없다고 결정한 사실에서도 확인되며, 클린턴행정부가 핵전략의 핵심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잠재적 적국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핵심적 자산과 능력을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능력의 보유사실을 적국이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전반적 핵정책이다.(월터 슬로콤 미 국방부 정책담당 부장관, 미 상원 군사위원회 미국 전략 핵군사력 요구에 관한 청문회, 워싱턴 DC,2000년 5월 23일)

 

미국이 현재 군사력 유지·강화에 4000억 달러가 넘는 막대한 예산을 지출하는 이유를 「4개년국방검토」 보고서는 세 가지로 명료하게 정리하고 있다. 첫번째가 “미국의 안보와 행동의 자유 확보”이다. 두번째는 “사활적 지역, 특히 유럽과 동북아, 동아시아 도서, 중동 및 서남아시아를 적대적 국가가 압도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경제적 복리에의 기여”를 위해 ① “세계경제의 역동성과 생산성” 보호 ② “국제 해상, 공중, 우주 수송로와 정보 통신망의 안보” ③ “주요 시장과 전략적 자원의 확보”이다.11 ‘무장화된 세계화’와 ‘미국중심의 세계화’를 지향하는 이러한 안보정책에 대해서는 민주·공화 양당간 근본적인 의견차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1-4-2-1 전략’ 중 ‘1-4-2’에 대해서는 암묵적인 합의가 존재하는 한편 영토점령 및 정권교체를 의미하는 마지막 ‘1’에 대해서 이견이 있고, ‘선제공격’에 대한 비판만이 존재하는 셈이다.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정책에서도 대량살상무기의 개발·확산·사용을 저지해야 한다는 목적에 대해서는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간 이견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보이고, 단지 이러한 목적을 이행하는 수단으로 선제공격 등의 공세적 군사수단이 효율적인가를 둘러싼 차이가 있을 뿐이다.

 

 

3. 미군 재배치

 

주한미군 재배치 및 기지 조정은 이와 같은 미국 전략변화와 군사변환에 따른 세계적인 미군 재배치 및 기지조정 작업의 일환이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03년 11월 25일 전세계 미군의 재배치를 본격 시작하겠다고 발표, 전략변화와 군사변환과 미군 재배치라는 3대과제 중 마지막을 수행할 것임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진행되는 미군 재배치 및 미군 ‘변환’은 단기적으로는 ‘1-4-2-1 전략’ 중 ‘2’와 ‘1’의 표적인 북한에 대한 미군의 공격력을 강화, 한반도 안보상황을 불안하게 만들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장기적으로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일대에서 벌어질지 모르는 불특정 위협에 대한 미군의 개입능력을 강화할 것이다.

미 육군은 ‘1-4-2-1 전략’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기지 및 주둔 재조정을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통합 세계기지 및 주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미군을 특정지역에 고정배치된 ‘붙박이 군대’가 아니라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임무를 신속히 수행할 수 있도록 변화시키고, 미군의 작전반경 또한 주둔지역에서 전세계로 확대하려는 것이다. 해외주둔 미군 수와 기지 면적은 축소하되, 미군의 기동성과 유연성은 극대화해 필요한 지역에 군사력을 신속하게 집중시킨다는 구상인 것이다.

이러한 미군 재배치에서 우선 눈에 띄는 부분은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계획」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군인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군사력’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군대의 이동·작전 속도와 기민성, 조합성, 능력을 향상시킨다면 군인 수는 줄어도 오히려 군사력은 강화될 수도 있다. 앞의 예처럼 항공모함 운영방식의 개선으로 6개 이상의 ‘항공모함타격단’을 동시에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12 육군의 경우 군인 수를 6% 가량 늘릴 계획이지만, 군사력 운영방식의 혁신 덕분에 전투력은 30%가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13

 

(1) 대북 군사력 강화

현재 용산에 있는 한미연합사를 비롯해 전방의 주한미군 대부분이 오산·평택 지역으로 이전할 계획으로 있다. 그 시기와 비용의 분담에 대한 협상은 진행중이지만 이전 자체는 기정사실화되어 있다. 여기서 한가지 유의할 점은 신속기동군의 타격 목적지가 반드시 동남아 등의 해외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신속기동군의 한강 이남 배치는 대북군사력 강화라는 점을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면 왜 미군의 후방배치가 대북 공격력 강화라는 역설적인 결과를 가져오는가?

우선적으로 지적되어야 하는 점은 미군의 후방배치가 미군의 생존능력을 높인다는 사실이다. 1994년 ‘북핵위기’ 때 미국이 군사력 사용을 검토했으나 엄청난 피해가 예견되었기 때문에 그것을 포기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즉 북한이 전방에 배치해놓은 1만여기의 장거리포가 미군을 볼모로 잡고 있기 때문에 군사력 사용을 포기해야 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군을 보호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북의 장거리포가 미치지 못하는 후방으로 재배치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더글라스 페이스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주한미군을 남쪽으로 이전시키면 “북한이 장거리포에 쏟아부은 ‘엄청난 투자’의 사정거리 밖으로 나오게 된다”14고 밝힌 바 있다. 이것이 오산·평택이 미 2사단의 재배치 지역으로 주목받게 된 이유이다. 이러한 재배치로 미군의 생존능력을 높이면 부시행정부의 선제공격 독트린 이행이 용이해진다.

이와 함께 중요한 점은 미군의 군사작전이 공세적으로 변화했다는 점이다. 부시행정부가 선제공격을 공식적으로 채택해, 필요하다면 예방전쟁 차원에서 상대방을 먼저 공격하고 정권교체와 영토점령을 하겠다고 나섰고, 정책과 전략을 이행하는 군사전술도 공격적으로 변했다는 것은 군사변환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미국은 적의 수뇌부와 중추신경계를 파괴해 적군을 마비시킨 후에 적군과 일일이 정면전을 하기보다는 우월한 기동성과 정보능력을 이용해 핵심 거점을 장악하는 첨단 기동전과 네트워크전을 지향하고 있다. 공군기지와 군항을 끼고 있는 오산·평택은 북한의 전방과 후방을 동시에 타격한다는 기동전·네트워크 작전에 이상적인 기지인 셈이다.

한미동맹은 한반도 내 역할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 규모의 활동으로 그 성격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만 주목하는 것은 미국의 현 군사전략을 놓칠 위험을 안고 있다. 군대는 미래의 위협에도 대비해야 하지만 최우선의 사명은 현재의 전략을 이행하는 점이다. 미국의 현 군사전략이 북한을 ‘주적’으로 지목하고 ‘신속한 승리’와 ‘결정적 승리’를 요구하는 한, 미군의 최대임무는 이러한 전략을 이행할 능력과 준비태세를 갖추는 것이다.현재 진행되는 주한미군 재조정은 일차적으로‘1-4-2-1 전략’의 이행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이 간과되어서는 안된다.

이러한 점은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03년의 안보협의회의에서 한·미 국방장관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및 한미동맹의 세계적 역할에 공감을 표시하고, 군사변혁과 군사력 증강을 추진한다는 합의를 하면서 그 목적을 다음과 같이 명시했다.

 

향후 3년에 걸쳐 한국 방위와 직접 관련된 약 110억불 상당의 군사력 증강계획을 이행할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하였다.(…) 한미연합사의 연합작전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미국의 군사변혁을 참조하면서 한국 군사력의 발전적 변화를 추진한다는 의지를 재확인하였다.(제35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 공동성명, 서울, 2003년 11월 17일, 강조는 인용자)

 

그런데 북한은 ‘1-4-2-1 전략’의 대상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핵태세검토와 비확산전략의 주요대상이기도 하다. 미국의 양대전쟁전략과 대량살상무기 비확산전략이라는 십자포화의 한가운데에 놓여 있는 것이 북한이라는 사실이 한반도와 동아시아 안보의 가장 시급한 현안이다.2002년 초 공개된 「핵태세검토보고서」는 북한에 대해서 핵무기를 사용할 구체적 씨나리오를 제시하는 등 대북 핵전쟁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또한 2002년 12월에 발표된 「대량살상무기 퇴치 국가전략」(National Strategy to Combat Weapons of Mass Destruction)과 2002년 5월 부시 대통령이 서명한 「국가안보 대통령명령 17호」는 대량살상무기나 장거리미사일 “확보에 근접한” 국가나 테러리스트 조직에 대한 ‘선제공격’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15

즉 북한은 미국이 핵심적 안보사안으로 여기고 있는 대량살상무기 비확산정책의 최우선 목표이며 북한이라는 ‘확산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은 핵무기 사용, 선제공격, 군사적 봉쇄, 외교적 압박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할 태세이다.

 

(2) 주한미군의 지역방위군으로의 전환

미국의 전략이 변화하고 미군변환이 추진되고 있지만, 그것이 동맹국에 대한 무시나 경시를 곧바로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일방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부시행정부지만 ‘1-4-2-1 전략’과 군사변환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도 동맹국과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원하고 있다. 「합참비전 2020」이 이전의 「합참비전 2010」과 다른 주요한 부분의 하나는 군사동맹 및 연합군과의 작전을 중요시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합동 및 연합 작전에서의 상호호환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이 호환성은 무기체계 등의 기술적 호환성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군사조직, 과정, 전문영역 등에까지 적용되는 개념으로 발전되고 있다.16 이는 동맹국에 대한 첨단과학무기 구입압력 및 동맹군의 첨단과학군화 촉구의 조건인 것이다.

동맹국이 미국의 전략이행에 도움이 되고 군사변환과 보조를 맞춘다는 전제 아래 미국은 동맹의 활동범위 확대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동맹조약에 규정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전략을 이행하는 데 필요한 지역에서 동맹군이 활동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아미티지 보고서」가 밝힌 것과 같이 일본이 ‘아시아의 영국’ 역할을 하기를 바라던 미국은 「신방위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미일동맹의 활동범위를 확대했고, 나토의 활동범위도 북대서양조약의 규정을 넘어서고 있다.17

용산기지 이전을 둘러싼 협상이 비용문제에 국한되어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이 한미동맹의 성격 및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역할, 한국의 신무기체계 도입계획 등 국가안보의 핵심적 사안에서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역할확대를 통해서 ‘보통국가화’라는 숙원을 성취하려 하고 있고, 나토는 활동범위 확대를 통해서 유럽 인근지역의 안보를 확보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는 이러한 변화가 미국 군사체계에 더욱 깊숙이 편입될 뿐만 아니라 한반도 및 동북아의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2002년 연례안보협의회의 결정에 따라 2003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은 한미동맹의 범위를 확대한다는 합의를 전제로, 한국군과 미국군 사이의 역할분담과 실천내용을 구체화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즉 주한미군은 휴전선 일대의 작전과 관련한 10가지 군사임무를 한국군으로 이전해 전방에서 한국군의 역할을 늘리는 동시에, 미군은 후방으로 이동해 북의 장거리포가 미치지 않는 안전한 곳에서 북을 타격하는 데 집중한다는 역할분담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또한 1990년대 초부터 제시되던 구상대로 한반도 방위는 한국군이 주도하고 미군이 지원하며, 지역방위는 미군이 주도하고 한국군이 지원하는 방식으로 한미동맹이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은 군사변환을 주한미군에 적용하기 위한 과정의 일환으로 향후 3년 동안 약 110억 달러 상당의 군사력 증강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군사변환이 주한미군에 국한되지 않고 한국군에 군비증강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미 양국은 이미 2002년 “연합방위태세를 개선하기 위해 군사기술 및 과학의 발전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군도 첨단과학군으로 변환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어 2003년에는 “한미연합사의 연합작전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미국의 군사변혁을 참조하면서 한국 군사력의 발전적 변화를 추진한다”는 의지를 조영길 국방장관이 표명했다.18 ‘협력적 자주국방’을 내세운 참여정부의 안보정책이 군 현대화를 명분으로 국방비 증액과 군사력 강화 및 한국군의 전방역할 증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미국의 전략변화 및 군사변환과 정확히 조응한다.

 

 

4. 결론

 

한·미 국방부 당국자들은 한미연합사의 작전반경을 지역적 내지 세계적으로 확장하고 한미동맹의 성격을 한국방어에서 세계분쟁 개입으로 전환하려는 논의를 1990년대 초부터 진행해왔다. 최근 부시행정부에서 미국의 군사전략이 공격적으로 변화하고 군사변환에 힘이 실리면서 이러한 논의는 한·미 국방부간의 합의를 거쳐 본격적인 실행단계에 들어갔다.

한국군이 이미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전쟁에 파견되어 미군 지휘하에 있으며 2004년 8월이면 주한미군 일부가 이라크전쟁에 바로 투입된다는 사실은 한미동맹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주한미군을 신속기동군으로 재편하고 한미동맹을 전세계적인 군사소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은 미래의 청사진이 아니라 이미 현실이다. 한국과 미국이 이미 2004년 2월 24일 ‘한미상호군수지원협정’을 개정해 한반도와 북미지역에 한정된 한국과 미국의 상호 군수지원 대상지역을 전세계 모든 국가로 확대했다는 사실도 이를 반증한다.

한미동맹의 역할과 범위를 이렇게 전세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명백하게 위배하는 것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제3조는 대한민국이 외부로부터 공격을 받았을 경우에만 조약당사국이 행동하도록 되어 있다. 또 1954년 1월 19일 미 상원이 한미방위조약을 비준하면서 추가한 양해사항도 “일방국이 외부로부터의 무력공격을 받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를 원조할 의무를 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발동조건을 엄격히 제한한 바 있다.

또 동 조약 제3조는 그 적용범위를 “각 당사국은 타 당사국의 행정 지배하에 있는 영토와 각 당사국이 타 당사국의 행정 지배하에 들어갔다고 인정하는 금후의 영토”로 엄격히 한정하고 있다. 현 한미상호방위조약은 한국군이나 미군이 한국의 영토를 벗어나 작전하는 것을 금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방위를 위해 주둔하는 주한미군이 그 작전범위를 한국 이외의 동북아나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는 것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위배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군을 이라크전쟁에 파견하고 주한미군을 이라크전쟁에 차출한다는 것은 이미 양국군이 한미상호방위조약은 그대로 두되 실질적 내용은 변화시키는 작업에 착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미상호군수지원협정의 적용범위를 전세계로 확대한 것도 상위법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은 그대로 둔 채 하위법을 수정해 상위법이 규정하고 있는 한미동맹의 성격과 적용범위를 변경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19 이러한 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미군 재조정이 한국안보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명확히 인식되어야 한다.20

현재 노무현정부가 추진하는 ‘협력적 자주국방’은 ‘자주’라는 수사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미국의 이러한 전략변화에 편승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국방비 증액 및 첨단무기 도입은 정확히 미국의 군사변환이 원하는 바이다. 한국의 국방비를 GDP의 3.2%까지 증액해 주한미군이 담당하던 전방방위를 맡음으로서 주한미군의 신속기동군화를 보조하는 동시에 한국군을 첨단과학군화해 21세기형 미군과의 연합작전을 원활히 수행하려는 것이다. 한미동맹의 변화를 주동하는 미국의 전략과 군사변환에 대한 정확한 이해 위에서, 이러한 변화가 한국 및 동북아에 미치는 장단기적 안보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대응책을 마련하는 작업이 이뤄지지 않는 한 ‘협력적 자주국방’은 ‘자주’ 없는 ‘협력 국방’이 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작전지휘통제권을 환수받지 못하고 독자적 전략개념과 작전계획을 수립·집행하지 못하는 한, 한국군은 미군의 변화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진정한 ‘협력적 자주국방’을 위해서도 작전지휘통제권을 돌려받고, 자주적 입장에서 협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 작전지휘통제권의 환수와 함께 ‘합리적 방어충분성’을 한국적 전략개념으로 하고, 이에 따라 미국 주도의 선제공격 및 공세적 억제작전을 전선방어적 작전계획으로 전환해야 한다. 전략개념과 작전계획을 이렇게 전환시킬 경우 현재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정보력의 부족·작전수행 능력의 부족이 동시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발상전환이 필요하다. 아울러 주한미군 감축을 남·북·미 삼자간의 평화체제 구축과 군축을 위한 계기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와 함께 협력안보 개념에 기초한 동북아 다자간 안보체제의 구축을 위한 외교도 협력적 자주국방의 주요내용이 되어야 할 것이다. 미국의 군사변환과 미군 재배치가 한국뿐 아니라 동북아 및 아시아·태평양 전체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미국·중국·일본과 모두 협력적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열쇠는 지역차원의 협력적 안보체제의 구축에 있다. 소위 ‘북핵문제’를 중심으로 3차까지 진행된 뻬이징 6자회담을 장차 6국간 안보논의체로 발전시킬 가능성, 동북아의 에너지·환경문제를 지역적 차원에서 공동으로 다룰 구조의 형성가능성, 이 지역의 평화와 협력을 추동할 다국간 시민사회 연대의 가능성 등을 다면적으로 모색해야 지역적 협력안보의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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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장집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한국 민주주의의 보수적 기원과 위기』, 후마니타스 2002 참조.
  2. 제23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 공동성명서(서울, 1991년 11월 21일), 강조는 인용자.
  3.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 공동성명은 1991년 2단계 주한미군 감축을 ‘연기’하기로 한 이후 1992년부터 1994년까지는 2단계 감축을 ‘유보’한다는 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1995년부터는 2단계 감축에 대한 언급 자체가 사라진다.
  4. 「합참비전 2020」은 「합참비전 2010」에서 변환의 주요도구로 적시된 ‘군사기술의 혁신’을 군사력 전분야에서의 혁신으로 확대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후에 설명하는 변환의 6대 과제와 4대 능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군사기술만의 혁신으로는 부족하고, 전략과 군사조직, 훈련, 병참, 지도력, 군인, 기지 및 군사시설 등 모든 분야에서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5. Donald Rumsfeld, “Secretary Rumsfeld Speaks on ‘21st Century Transformation’ of U.S. Armed Forces(transcript of remarks and quesiton and answer period),” 2002. 1. 31(http://www.defenselink.mil/speeches/2002/s20020131-secdef.html).
  6. Transformation Study Group,Transformation Study Report: Transforming Military Operational Capabilities (2001.4.27), 5면과 7면.
  7. 음속의 8배에 달하는 속도로 날게 될 극초음속 폭격기는 5.5톤의 무기를 싣고 미국 본토에서 발진해 전세계 어느 곳이나 2시간 이내에 치명적인 폭격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유재훈 「미, 초음속폭격기 개발 추진」, 『한겨레』 2003년 11월 28일자; 워싱턴 AFP 「부시, 차세대 핵무기연구 허용 법안 서명」, 연합뉴스 2003년 12월 2일자)
  8. 기존의 육군은 M1 에이브러험 전차와 브래들리 장갑차 등으로 중무장된 부대와 이러한 중무기가 없는 경보병으로 양분되어 있다. 그러나 중무장 부대는 신속한 전개가 불가능하고 경보병은 신속전개가 가능한 대신 적의 화력에 취약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었다. 이를 보완해 등장한 것이 스트라이커여단 전투팀으로 이 부대는 신속전개가 가능하면서도 적을 제압하는 화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부대의 주요 무기체계인 스트라이커 장갑차 계열은 가볍기 때문에 C-17 수송기나 고속수송선에 탑재되어 신속전개가 가능하다.M1 에이브러험 전차는 70톤, 브래들리 장갑차는 30톤인데 비해 스트라이커 장갑차는 19톤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단전투팀은 96시간 안에 세계 어느 곳이든지 파견이 가능하며,1개 사단 파견에는 120시간,5개 사단에는30일이 걸리도록 한다는 계획이다.에릭 신세키 육군 참모총장이1999년 10월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Global Security.org, “Stryker Brigade Combat Team,” http://www.globalsecurity.org/military/agency/army/brigade-ibct.htm)
  9. 미 육군은 이미 2000년 초부터 워싱턴주 포트 루이스에서 이러한 변환과정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이미 스트라이커여단 전투팀 2개팀이 구성되어 일부는 이라크 전쟁에서 실전테스트 과정을 거친 바 있고, 2008년까지 4개 여단을 추가로 편성할 계획으로 있으며 그중 일부는 하와이와 알래스카에 배치되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2002년 12월 4개 스트라이커여단 편성을 승인하고,2개 여단은 추가검토하기로 한 데 이어 2003년 12월 이 2개 여단 편성을 승인했다. 워싱턴주 포트 루이스 소재 2사단 3여단과 25사단 1여단은 이미 스트리아커여단으로 재편되고 있고, 이어서 알래스카의 172보병여단이 재편될 예정이다. 루이지애나 2기갑연대는 이라크전쟁에서 복귀하는 대로 개편작업에 들어가 2006년까지 재편이 완료될 예정이다.25사단 2여단(하와이 쇼필드 기지)은 2006년에, 펜실베이니아 육군주방위군 28사단 56여단은 2008~2010년에 스트라이커여단으로 재편될 계획이다. 「4개년국방검토」에 따르면 미 육군은 2007년까지 유럽에 1개 스트라이커여단을 배치할 계획이다.(Global Security.org, “Striker Brigade Combat Team,”http://www.globalsecurity.org/military/agency/army/brigade-ibct.htm)
  10. William M. Arkin,“U.S. Military: War Plans Meaner, not Leaner,” LA Times 2004년4월 21일자.
  11. US Department of Defense, Quadrennial Defense Review, 2001, 2면.
  12. 미 국방부는 이 능력을 시험해보기 위해 2004년 여름 항공모함타격단 7개단을 세계 도처에서 동시적으로 운용하는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태평양에서는 항공모함 키티호크, 스테니스, 레이건호가 동시에 동원됐고, 키티호크와 스테니스는 최초로 공동훈련을 실시했다.
  13. 추가된 군인으로는 사단을 신설하는 대신 다양한 군사작전에 투입될 수 있는 독립적 여단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14. Kathleen T. Rhem, “Policymakers ‘Plan to be Surprised’ in New Global Posture,” American Forces Information Services, 2004. 6. 30(http://www.defenselink.mil/news/Jun2004/n06302004_200406308.html).
  15. Allen, Mike, and Barton Gellman, “Preemptive Strikes Part of U.S. Strategic Doctrine; ‘All Options’ Open for Countering Unconventional Arms,” The Washington Post 2002년 12월 11일자.
  16. General Henry H. Shelton, Chairman of the Joint Chiefs of Staff, Joint Vision 2020, U.S. Government Printing Office, 2000. 6, 16~17면.
  17. Donald Rumsfeld, “News Conference with NATO Secretary-General,” 2004. 4. 6(http://www.defenselink.mil/transformation/what_is_transformation.html).
  18. 제34차 및 35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 공동성명 참조.
  19. 이러한 움직임은 일본이 헌법은 개정하지 않은 채 ‘창조적 헌법해석론’에 근거해 유사법제 등 하위 법체계를 정비해 실질적인 ‘보통국가화’를 추진하고, 미일 신방위가이드라인 등을 채택해 미일상호방위조약의 성격과 적용범위를 확대하는 것과 유사하다.
  20. 미국과 중국 사이에 타이완을 둔 전쟁이나 중국과 일본 간 땨오위따오/셍까꾸 분쟁에 한국이 끌려들어갈 위험성을 김영희 기자는 “미사일을 든 고래들의 싸움에 새우가 부엌칼 들고 나서는 꼴”(「한국이 중국을 공격한다?」, 『중앙일보』 2004년 5월 28일자)이라며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