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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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원 宋基元

1947년 전남 보성 출생. 197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소설로 등단. 시집 『마음속 붉은 꽃잎』 등이 있음. ssong712@hanmail.net

 

 

 

안개꽃

 

 

이제 알겠지.

 

발아래 뿌리기 시작한

새벽안개가

네 비틀거리는 길을 지워버릴 때

 

주정뱅이로 객사한 아비와

술집 작부로 평생을 떠돈 어미가

네 지나친 길 위에 다시 살아올 때,

 

이제 비로소 알겠지.

 

간밤에 네 속살 깊은 곳을 비집고 들던

한 사내의 살기와 굶주림이

뜬금없는 새벽안개로 피어올라

네 늦은 귀가를 막아서는 이유를.

 

 

 

목련

 

 

이를테면 내가 죽고

아직 앳된 네가

소복을 입었다 치자.

 

소복의 푸른 넋마저

요염(妖艶)에 물드는

봄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