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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김정환 金正煥
1954년 서울 출생. 1980년『창작과비평』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시집으로『지울 수 없는 노래』『회복기』『레닌의 노래』『드러남과 드러냄』등이 있음. kjhsalem@naver.com
서시
가파르게 향할 뿐인
생명이 혹시나
헛것, 아니기 위하여
기우는
어딘가.
그것을 우리는 원형이라 부른다.
꿈과 잠과 숨의
결이
가까스로 자리에 달하는
그 기움을 우리는
그 무언가
부드럽다는
뜻으로 읽는다.
어림도 없지만
물고기 세마리를 수천으로 불린
음식의
기적도 생명, 헛되이
흔들리지 않고
다만 기우는
그 기움을.
그대를
향하지 않고 다만 그대가
되려는
나의
자세를.
살생육
생을 일순의
빼앗김으로 만드는
젊은 날,
뜨거움이
가장 차가운 입술로
얼어붙는
조금 더 어린
아름다움이
겹친 채 영영
펼쳐지지 않는.
기나긴 여생, 치명상도
없는. 저
찬란한 젊음보다
조금 더,
조금 더 어린
아름다움의
살생육
범할 틈도, 허망할 틈도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