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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김언
1973년 부산 출생. 1998년『시와 사상』으로 등단. 시집으로『숨쉬는 무덤』『거인』『소설을 쓰자』등이 있음. kimun73@hanmail.net
유통기한
너는 2006년 11월 2일까지 살아야 한다.
2006년 11월 3일부터 너를 조문하는 사람들이 한 사람씩 줄어들 것이다.
그것은 갑자기 불어났다. 커피를 쏟는 사람들이
재채기와 딸꾹질을 멈추는 사람들이
2006년 11월 2일만 기억하고 있다. 그 이상도 가능하다.
흘러넘친 커피가 잠잠해지고 재채기가 다시 가동되고
딸꾹질은 이미 멈췄다. 2006년 11월 3일부터
갑자기 불어났다. 너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예고도 없이-
유령
미안하지만 유령은 짜맞춘 듯이 찾아온다.
온몸이 각본으로 만들어진 사람 같다.
그가 어디를 가든 예정에 없던
장소가 나타난다. 어디서 보았더라?
나는 내 뜻대로 움직이는 실오라기
하나를 주워서 후, 불었다.
발자국이 멀리 걸어서 갔다.
마치 냄새가 퍼지듯이
내 몸에 꼭 맞는 연기를 따라서 갔다.
엉킨 털실이 옷을 만들어놓고 기다렸다.
주인을 기다리는 장소에
이제 그가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