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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이우성 李宇成
1980년 서울 출생.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kay0177@naver.com
수렴
달에 모여 아침을 맞는다
딱딱딱딱 가장 최근에 만난 어머니
등 뒤를 모아요 동족을 기다려선 안되는 거예요
깊은 물병
입속의 구름
발등에서 꽃이 자라
나에게 지워야 할 뼈가 있고 서럽게 지나온 인류가 있어
거꾸로 든 책에서 이성(異性)이 쏟아집니다
나는 수십세기 전부터 땅의 나이를 셌습니다
딱딱
딱딱
사랑이 살을 자유롭게 해줄 거야 공중에서 말할 것만 같아
등 뒤의 푸름
이 썩는 소릴 들었다
흙을 헤집고 귀를 묻는다
긴 비가 꽂힌다
삽이 자란다
손가락도 지천이다
붉어지기 위해 땅을 판다
흙속에서 등과 해와 내가 태어나기 전의 아버지와 반원 모양으로 구부러진 기차가 잔다
방에서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문을 잃지 않는 것 그리고
모든 집은 뒤집혀 있다
새는 날기에 적당한 높이를 안다
떨어지는 잎으로 발을 덮는다
목에 풀이 자란다
구름은 나무의 뿌리
나는 낯선 혈육을 향해 손을 뻗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