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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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태 金準泰

1948년 전남 해남 출생. 1969년 『시인』으로 등단. 시집 『참깨를 털면서』 『국밥과 희망』 『꽃이, 이제 지상과 하늘을』 『칼과 흙』 『밭詩』 등이 있음. kjt487@hanmail.net

 

 

 

북한강에서

 

 

꽃들이 말한다

새들이 말한다

 

강 건너

갈대밭 속

어둠이 깃들 때

 

한 발로 선

가마우지

—나는

듣는다

 

전쟁을 모르는 자들은 어머니의

눈물보다 자신의 피를 더 믿는다

 

아, 피의 광기

하늘을 때리는

피의 저 천둥소리!

 

 

 

무가(巫歌)

 

 

던져라 꽃

던져라 술

던져라 밥

 

서녘바다

저 바다에

 

퍼렇다

떼죽음 당한

시간

 

퍼어렇다

떼죽음 당한

파도

 

떼죽음 당한

불두화 향기

 

떼죽음 당한

싯다르타

 

떼죽음 당한

사람의 아들

 

던져라 꽃

던져라 술

던져라 밥

 

서녘바다

저 바다에

 

누가

이제

누가

우흐흐—

 

칼을 들어

불을 들어

 

온다! 온다!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