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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하재연 河在姸
1975년 서울 출생. 2002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시집 『라디오 데이즈』 『세계의 모든 해변처럼』 등이 있음. hahayoun@hanmail.net
검은 도미노
네게서 조금 엎질러진 부분이
내게 스며들었다
너의 액화된 사랑, 미움, 기쁨
나는 얼룩 없는 조각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
나는 쓰러지며
네게 묻은 색깔을 너에게 묻힌다
너는 잃어버린 슬픔이었어서
그것의 무게를 가볍다 느낀다
그리고 너는 쓰러진다
우리는 무늬를 이루게 된다
얼룩의 얼룩의 얼룩의 얼룩의
고리이며
세계가 한번도 들려주지 않았던
소리로 끝이 난다
발신음을 전송한다
하나의 조각과
하나의 조각이 부딪치고
너와
모르는 너와
알지 못할 너와
네가 아닌 너와
너들로부터 떨어져 나온 너에게
그곳이 흰
세계인 줄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