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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임승유 林承諭
1973년 충북 괴산 출생. 2011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시집 『아이를 낳았지 나 갖고는 부족할까 봐』가 있음. sooboon@hanmail.net
문법
눈을 뜨니
풀밭이 펼쳐졌다 펼쳐지는 풀밭의 속도를 따라잡으려다가 멈춘 것처럼 꽃이 있었다 예쁘다고 말하면 뭐가 더 있을 것처럼 예뻤다
뒤로 물러나면 더 많이 보이고 많이 봐서 끝이 보일 때
뭐가 있어?
이불을 끌어다 덮으며 네가 물었고 뭐가 있다고 하면 끝이 안 나는 풀밭이었다 눈을 감으면
눈꺼풀 안쪽까지 따라오는 풀밭이었다 빛이 부족해지면 풍경은 생기다 말았다는 듯 풀이 죽었고
그만해
그런 말은 풀을 뜯어내고 남은 말에 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