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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서정춘 徐廷春
1941년 전남 순천 출생. 1968년 신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죽편』 『봄, 파르티잔』 『귀』 『물방울은 즐겁다』 『이슬에 사무치다』 등이 있음. sjc2228@naver.com
기념일
시 공부 10여년에 쌓인 책 이희승 국어사전 빼고 나머지 한 도라꾸 판 돈으로 한 여자 모셔와 서울 청계천 판자촌에 세 들어 살면서 나는 모과 할게 너는 능금 해라 언약하며 니뇨 나뇨 살아온 지 오늘로 50년 오메 징한 사랑아!!
파묘
“아버지 삽 들어갑니다”
무구장이 다 된 아버지의 무덤을 열었다
설디선 이빨의 두개골이 드러나고
히힝! 희미한 말 울음소리가 이명처럼 귓전을 스쳤다
차마, 어느날도 구례 장을 보러 말구루마를 끌며
하늘만큼 높다는 송칫재를 오를 때
마부 아버지와 조랑말의
필사적인 비명을 들은 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