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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김승일 金昇一
1987년 경기 과천 출생. 200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에듀케이션』이 있음. seed1212@naver.com
나 진짜 대단하다
클리셰로 가득 찬 것을 보니
이것은 영화구나
사람은 둘인데 총이 하나고, 이제 곧 한 사람이 죽을 것이고 모옌이 상을 타고 고은이 늙고
15년엔 딜런이 16년엔 아도니스가 상을 탈 것
예상대로네
10분 뒤에 러시아가 터키와 손을 잡고 러시아가 터키와 손을 놓고 중국이 파병을 새로운 질병이 노화를 66년엔 무슬림이 로마를 89년엔 항쟁이 92년엔 전쟁이 11년엔 페르낭*이 끝나고 27년엔 헝가리가 우주로부터 신호를 수신하고 두개의 화산이 대규모 분화를 멈추고 78년 맞을 거야 그때쯤 되면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부터 힘을 얻을 것이다 40분 뒤에 영화를 만든 사람들의 이름이 아래에서 위로 흐를 것이다 예상대로군 우리는 극장을 빠져나와 어디까지 걸어가면서 뻔했지? 너무 뻔했지? 마지막에 세상이 망하는 장면 상상력이 그것밖에 안 되나 정말? 떠드는데 누가 나를 확 흔들었다 도서관 책상이었다 엎드려서 잠을 잤구나 영화인 줄 알았는데 꿈이었구나 잠꼬대가 심했는지 사람들이 계속 나를 쳐다보았다 나 진짜 대단하네
이거 2008년에 있었던 일이다 지금 16년인데 터키가 러시아랑 손을 잡았고,
밥 딜런은 정말로 노벨상 탔다 그날 전부 써놨으면 좋았을 텐데
그 시계는
한시간 빠르게 맞춰놓아서 6시에 7시를 가리키고 있다 그러나 시계는 우쭐대지 않는다 기계라서다 우리가 언제 기계가 되더라…… 되었을 때 어땠는지 써보려다가 안 써져서 포기하고 학교 가느라 안 써놨다 언제 되는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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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낭은 2094년 남부에서 개발한 인공 태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