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玲
혁명에 적극 동참하면서도 여성의 입장에서 비판적 시선을 유지했으며 사회주의적 색채가 짙은 작품들을 창작한 작가. 1904년 후난 성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문학 작품을 접하며 자랐다. 5‧4 신문화운동의 영향을 받아 열여덟살이 되던 1922년에 ‘딩링’으로 개명한 후 약혼을 파기하고 상하이로 떠난다. 그곳에서 취추바이를 만나 문재를 인정받고 작가의 길에 접어들어 1927년에 예민한 젊은 여성 지식인의 내면을 묘사한 『쏘피의 일기』를 발표하는데, 문단과 젊은 독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작가로서 명성을 얻게 된다. 중국이 안팎에서 격랑에 휩쓸린 1930년대를 거치며 딩링의 작품세계는 고통받는 농민과 하층민을 다룬 현실 참여적인 경향이 주를 이루게 된다. 1930년대 중반, 공산당의 근거지인 옌안으로 이주해 전선과 농촌을 순회하며 ‘현장 체험’에 몰두한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위안부’ 문제를 비판적으로 다룬 『내가 안개마을에 있을 때』와 농촌사회의 가부장성과 타성을 묘사한 『병원에서』 등을 발표하고, 『태양은 쌍간 강을 비추고』로 스탈린문학상 이등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누리게 된다. 공산당 정권 수립 후 『인민일보』 주편을 맡는 등 문화계에서 상당한 지위를 얻게 되나 우파 지식인으로 비판받으면서 1958년 이후 약 이십년간 작가로서 모든 권리를 박탈당한 채 척박한 변방에서 연금 생활을 한다. 1979년 공식 복권되었으며 1986년에 세상을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