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4~1941 바벨은 20세기 전반의 가장 탁월한 문체주의자 중 한사람으로 평가된다. 그는 1894년, 지금은 우끄라이나의 영토가 된, 러시아 남부 오데싸의 유대인 거주지에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유년시절의 배경이 되었던 유대인 공동체의 문화, 그리고 히브리어와 성서에 대한 지식은 바벨의 문학세계에 다른 러시아 작가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색채를 가져다주었다. 1915년에 상뜨 뻬쩨르부르그로 옮겨온 바벨은 막심 고리끼의 후원 속에서 문필활동을 시작했다. 1917년, 볼셰비끼 군대에 자원 입대한 바벨은 이후 수년에 걸쳐 전방과 후방을 오가며 병사로서, 정보요원으로서, 혹은 종군기자로서 반혁명세력과의 전쟁에 참전했다. 전선에서 돌아온 뒤, 오데싸의 유대인 사회를 배경으로 한 연작단편집 『오데싸이야기』(1927)와 참전 경험을 토대로 한 연작단편집 『기병대』(1926)를 발표했다. 1939년 스딸린 정권의 ‘대숙청’ 시기에 체포된 바벨은 1941년 원인불명(아마도 처형)으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