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1941년 전남 목포 출생. 1968년 『시인』지로 등단. 시집으로 『황토』 『타는 목마름으로』 『애린』 『별밭을 우러르며』 『중심의 괴로움』 등이 있음.

 

 

 

白鶴峯 1

 

 

멀리서 보는

白鶴峯

 

슬프고

두렵구나

 

가까이서 보면 영락없는

한마리 흰 학,

 

봉우리 아래 치솟은

저 팔층 사리탑

 

고통과

고통의 결정체인

저 검은 돌탑이

왜 이토록 아리따운가

왜 이토록 소롯소롯한가

 

투쟁으로 병들고

병으로 여윈 知詵스님 얼굴이

오늘

웬일로

이리 아담한가

이리 소담한가

 

산문 밖 개울가에서

합장하고 헤어질 때

검은 물위에 언뜻 비친

흰 장삼 한자락이 펄럭,

 

이제야 알겠구나

흰빛의

서로 다른

두 얼굴을.

 

 

 

白鶴峯 2

 

 

저기

희미한 한등

불을 밝히고

 

암자에서 누군가

칼을 내린다

 

밤에도

하얗게 빛나는 白鶴峯

抱卵의 山勢 안에 깊이 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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