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감옥과 탈주

테오도르 아도르노 『부정변증법』, 한길사 1999

 

김유동 金裕東

경상대 독문과 교수

 

 

아도르노(T.W. Adorno)의 『부정변증법』(Negative Dialektik, 홍승용 옮김)을 꼼꼼히 읽으면서 여러 갈래의 상념들이 종국에는 ‘감옥과 탈주’라는 화두로 모아짐을 발견한다. 이것은 평자의 실존적 상황 때문인 것 같다. 평자의 해묵은 페씨미즘이나 ‘불행한 의식’이 아도르노를 만나면서 오히려 안식을 구할 수 있었고, 다음 몇년은 아도르노라는 척도로 다른 이론들의 도그마적 한계나 부분성을 발견하기도 하고 현실이나 문학 텍스트를 해석하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의 사상 자체가 생명을 위협하는 올가미가 되어 점점 옥죄어오는 것을 느끼면서 탈주라는 관념이 절박하게 떠오른다. 그러면서 다시 읽은 『부정변증법』은 그 자체가 절실한 감옥과 탈주의 드라마로 다가온다.

아도르노가 2차대전중에 쓴 『계몽의 변증법』이나 『최소한의 도덕』은 파시즘과 전쟁에 의한 인류의 총체적 위기와, 생존을 위한 순응을 요구하는 망명지 미국의 물질주의에 맞서 순수성을 지키려는 ‘정신’이 역사에 대한 증언을 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