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프랑꼬 만꾸조 외 『광장』, 생각의나무 2009

광장: 유럽에서 아시아로

 

 

주경철 朱京哲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joukc@snu.ac.kr

 

 

광장

유럽 문명은 광장의 문명이며, 유럽 역사는 광장의 역사다.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을 비롯해서 유럽 5개국 6개 기관의 연구진들이 집필한 방대한 저서 『광장』(진영선 외 옮김)은 전편에 걸쳐 그런 주장을 개진한다. ‘유럽의 광장들, 유럽을 위한 광장들’(Squares of Europe, Squares for Europe)이라는 원제가 내용을 적절하게 요약하고 있듯이, 유럽의 정체성은 광장에서 형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럽 도시에서 광장은 시민들의 사회적 교류의 중심지로서, 도시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조화를 이루어내는 중요한 결절점이다. 아시아에는 이런 의미의 광장이 존재하지 않았다. 아시아의 도시에 설혹 그 비슷한 공간이 있다고 하더라도 유럽 도시의 광장과는 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