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국제통화체제와 우리의 경제현실

차명수 『금융공황과 외환위기, 1870〜2000』, 아카넷 2000

 

 

노택선 盧宅善

한국외대 경제학부 교수

 

 

지난 1997년 이래 우리나라에서는 IMF라는 말이 한 국제기구의 명칭이 아니라, 외환위기에서 시작된 경제적 위기, 심지어는 역경과 고통을 상징하는 말처럼 쓰여왔다. 사람들은 경제가 정치인들이 늘상 구호처럼 내세워온 ‘성장일로’에 있지 않음을 깨달아야 했고, 더구나 그동안 보아온 경제 침체가 단순한 불경기 정도를 넘어 ‘위기’나 ‘공황’ 상태에 이를 수 있음을 체험해야 했다. 위기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정책대안을 논의하기 위해 경제이론에 대한 설명이 봇물처럼 쏟아졌고, 그 와중에서 사람들은 달러가 그저 해외여행을 위해 공항에서 환전해야 하는 대상만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러나 왜 우리나라의 원화가 달러화에 비해 가치가 떨어지고, 이로 인해 엄청난 고통이 현실로 나타났는지에 대해 현상적인 설명은 많지만, 이같은 일이 국제통화체제의 어떤 흐름 속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지, 앞으로 이같은 일이 다시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설명이 없다. 우리가 겪은 경제위기의 시작에 외환위기가 있었고, 따라서 위기의 대내적인 제반 요인뿐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