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평

 

그 여자들의 시간

영화 「디 아워스」

 

 

이남희 李男熙

소설가. eename@hanmail.net

 

 

미시마 유끼오는 어떤 소설에서 불현듯 출현한 독자라는 얼굴에서 느끼는 두려움을 털어놓았다. 비 내리는 새벽, 자신의 집을 침입한 괴한이 다툼 끝에 경찰에 붙잡혀가면서, 나는 당신의 독자다, 이야기 좀 하자고 외친 일화를 소재로 하였다. 미시마는 제정신이 아닌 괴한의 황폐하고 고독한 얼굴에 충격을 받았다. 작가인 자신이 세상에다 풀어놓는 메씨지가 낯선 타인들의 가슴속에서 변용되어 일어날 메아리가 아마도 그런 얼굴을 하고 있을 거라며 두렵다고 했다.

한동안 나는 작가들이 글을 쓸 때 어떤 얼굴을 상상하는지 열심히 묻고 다닌 적이 있다. 그리고 요즘도 가끔 그렇지만, 때로 어떤 얼굴도 그리지 못한 채 쓴다는 사실을 의식하게 되면 사기라는 생각이 들어 뒤꼭지가 잡아당겨지기도 한다. 내 글이 어떻게 남들에게 가닿고 어떤 반향을 일으키게 되는가 하는 문제는 작가라면 궁금하면서도 한편으로 두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디 아워스」(The Hours)는 소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더하여 그것이 어떻게 변용되는가까지 보여주려 한 영화이다. 다르게 말한다면 일종의 메타픽션이라고 불러도 될 텐데, 그 단어가 주는 현란한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