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김사인 외 『그 순간 문 열리는 소리가 났다』, 안온북스 2022

새로운 연결을 꿈꾸는 시

 

 

황인찬

黃仁燦/시인 mirion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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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의 시를 어떻게 전망하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팬데믹 이전의 시에 대한 전망도 없던 나에게는 쉽지 않은 질문이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이란, 문학은 지나간 일을 돌아보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하는 일이므로 아직은 적절한 대답을 찾기 어렵다, 정도일 따름이다. 물론 그것은 사실이긴 하다. 문학은 가장 빠르게 응답하는 순간조차 언제나 한발 늦은 것이니까. 반면 우리의 삶은 어떤 순간에도 한발 늦는 일이 없다. 우리는 과거 속에 존재할 수 없고, 인생이란 매 순간 점멸하듯 사라지는 현재의 연속 아닌가. 이 시차가 문학과 삶의 돌이킬 수 없는 간극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