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실 엮음 『더 나은 논쟁을 할 권리』, 휴머니스트 2018

여성의 제한된 행위성은 어떻게 동의와 자발성으로 해석되는가

 

 

김소라 金昭摞

숭실대 강사 stellati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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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 한 여성이 3년 전 참여한 스튜디오 촬영회에서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노출과 성추행을 당했으며 이때 촬영된 사진이 최근 유출, 유통됨으로써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고발했다. 이후 유사한 피해를 당했다고 고발하는 여성들이 나타났고, 사진계에서 이루어지는 비공개 스튜디오 촬영회의 실상이 폭로되었으며, 불법촬영된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유통하는 산업과 이를 ‘놀이’로 즐기는 남성문화가 드러났다. 이는 여성의 몸에 대한 상품화와 착취가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폭발적으로 확장되는 양상에,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하는 산업적 구조에 주목할 필요를 제기했다. 하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스튜디오 실장이 자신과 피해자가 나눈 메신저 대화를 공개하고, 언론이 이를 보도하면서 피해자에게 비난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상대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찾아보기 힘든 대화의 어투와 지속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