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곳이 아직도 있어?’ 박사 논문으로 한센인마을을 연구하고 있다는 말에 가장 많이 돌아오던 대답 중 하나다. 많은 이들은 발전한 한국사회에 ‘아직도’ ‘그런 곳’이 있다는 것에 충격받아하며, 한센인마을을, 더 나아가 소록도를 없어져야 할 야만적 역사의 흔적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그런 반응을 접할 때마다 나는 존재하는 공간의 삭제를 한국사회의 발전과 연관시키는 간극에서 오는 이질감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망설였다. 그들은 이 공간들을 하나의 ‘셀’(cell, 감방 및 감옥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