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평

 

내 마음 속의 군사분계선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성은애 成銀愛

단국대 인문학부 교수, 영어영문학

 

 

올 가을 대학가에선 단연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이하 「JSA」)가 화제였다. 결국 나도 “영화 얘기가 하고 싶어 수업시간을 잠시 빌린” 어떤 학생 때문에 영화를 보게 된 셈이니까. 물론 매체마다 넘쳐나는 ‘추천사’를 백퍼센트 믿은 건 아니었다. 「쉬리」에 적잖이 실망하고 「간첩 리철진」을 보고도 아쉬웠던 터라, 영화에서 분단 얘기 나와봐야 뻔할 것이라는 지레짐작이 앞섰던 것이다.

되도록 기대를 접자고 다짐했건만 「JSA」는 생각보다 더 허술했고, 심하게 말하면 좀 허술해야 흥행이 된다는 은밀한 공식에 들어맞는 듯했다. 총격전 장면을 뚫어지게 관찰하고 열심히 계산해보면 말은 되지만 어쩐지 밋밋한 미스테리 같은 플롯,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음향과 카메라 구도, 군기 세다고 유명한 JSA에서 굳이 ‘…해요’체를 쓰는 남성식 일병, 공동경비구역의 깊은 밤 들판에서도 맘놓고 피워대는 오경필 중사의 멋진 담뱃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