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평

 

이성욱 李晟旭

『한겨레』 기자

 

 

농담의 사회학

KBS 「개그콘써트」

 

 

한 남자가, 여자가 알아차리지 못하게 ‘너만을 사랑해’라는 말을 끄집어내면 이기는 게임을 벌인다. 하지만 여자가 좀체 호응을 안해주자 화가 난 남자가 버럭 소리를 지른다. “난 너만을 사랑한다구!” 겁먹은 여자가 말한다. “나도 나만을 사랑해……”

KBS 오락물을 대표하는 동시에 ‘새천년’ 한국 코미디의 대명사가 돼버린 「개그콘써트」의 성공비결이 이런 말장난이다. 우리의 일상을 수놓는 것이라면 거의 빠짐없이 말장난을 위한 패러디 대상이 된다. 광고, 영화, 드라마, 대중가요, 동화, 역사의 위인, 소설, 친구나 연인관계……

「개그콘써트」의 말장난은 영화 「스크림」을 패러디한 꼭지에서 최대치에 이른다. ‘컴퓨터 용어를 말하면 죽는다!’는 경고 자막이 뜬 후 한명씩 죽어간다. “아침에 빨래가 안 말라서 팬티 엄마꺼 입구 나왔…… 윽, 팬티엄! 팬티 아빠꺼 입고 나왔으면 안 죽을 걸” “야, 그렇게 쾅쾅 뛰면 바닥에 홈 패이지. 윽, 홈페이지!” “아까 골뱅이 무침 먹은 게 좀 얹혔나봐. 으윽, 나 왜 죽는 거야?” “하이고 점마 땜에 내 인생도 마 우습게 무너지네. 악! 마우스. 이래 또 죽나. 매정한 사람들 내가 죽게 됐는데 본체만체…… 윽! 본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