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알랭 드 보똥 『여행의 기술』, 이레 2004

‘다름’의 위로, ‘이동’의 위안

 

 

이병률 李秉律

시인 kooning@empal.com

 

 

여행의기술

삶이 그러하듯 여행의 하이라이트 역시 전체 여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짤막한 한순간, 눈과 심장이 한꺼번에 시원해져오는 어느 한순간에 몰린다. 어느 낯선 골목, 시장에서의 후각적인 인상, 교회 첨탑과 노을과 내가 서 있는 언덕의 삼각구도, 십분이거나 한시간 혹은 한나절의 흥분이 두고 온 현실과의 관계를 뛰어넘는다. 그것으로 권태는 위로받는다. 착란 혹은 분열 직전의 상황들까지도.

알랭 드 보똥(Alain de Botton)의 『여행의 기술』(정영목 옮김)은 기존의 여행산문과 같으면서 또한 다르다. 당연히 여행자의 시선으로 글쓰기를 출발한다는 점, 여행을 통해 발견되는 작가적 자기애를 여행의 에너지로

저자의 다른 글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