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목소리

 

 

대통령의 개혁에 거는 기대

지난호 좌담에서는 노무현정부의 출범과정과 대통령이 제시한 한미관계 및 한반도 평화, 지방분권화, 교육개혁, 언론개혁의 비전을 균형잡힌 시각에서 평가했다.좌담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원칙에 입각해서 현실의 문제를 시원스레 비판하고 원칙을 지키기 위해 고난을 마다하지 않았던 대통령 후보 노무현의 모습은 국민들의 가려운 구석을 긁어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후보 시절에도 지지도가 급격히 변화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견고한 특정 세력의 지지를 받은 것은 아니다. 지금 그는 지지세력을 넓혀가면서 부당한 기득권에 맞서 개혁을 추진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북한 핵문제의 가닥이 잡히면 대통령이 제시했던 각종 개혁과제들이 중대 사안으로 부상할 것이다. 그가 개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인 피플 파워만으로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피플 파워는 기득권 세력의 응집과 저항을 초래한다. 앞으로의 개혁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이해관계에 따라 기득권 세력을 분리시켜 목적을 달성하는 신중함과 지혜이다. 예를 들자면 의료분야의 개혁에서는 성형외과와 일반외과 의사의 경우를 달리 취급하여 자존심을 세워주고 불필요한 저항을 최소화하면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노대통령이 현명한 판단을 통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를 바란다.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901-36 대현빌라 401호 박현석 sanbaram@hotmail.com

 

 

우리 문학의 진단과 방향 모색

지난호 특집은 각각의 글들이 ‘지구시대 한국문학의 안과 밖’이라는 주제하에 서로 면밀하게 엮이지 못한 게 흠이지만, 세계화의 시대적 추세 속에서 우리 문학의 현실 진단과 방향 모색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많이 남기는 기획이었다. 최원식의 글은 향가 「안민가」를 통해 현실감각에 바탕한 한국문학의 원형을 밝히고, 1970년대 이래 지속된 민족문학운동의 허와 실을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이제껏 간과한 해외동포의 작품에 나타난 디아스포라(이산성)의 다양한 양태를 통해 새로운 민족문학운동으로의 확장을 모색하는 의미있는 글이다. 유희석의 글은 최근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비평적 쟁점을 자세히 짚어주고 또한 비평가적 입장에서 다양한 길들을 열어주고 있다. 하지만 비평을 위한 비평을 보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한기욱의 글은 90년대 이래 대표적 여성작가인 신경숙과 공선옥의 소설을 찢겨진 현실에 대한 서사적 차원의 변화과정 속에서 파악하고 있다. 한 주제에 대한 일관되고 꼼꼼한 비평으로 안정감을 주는 글이었다. 조너선 애럭의 글은 영어의 공용화론까지 나오고 있는 현실을 되돌아보게 했다. 문학비평에 있어, 비평적 깊이란 결국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속의 삶에 대한 구체성의 인식이라는 점에서 영어의 세계화에 대한 비판적 접근이 긴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인천광역시 서구 가정동 정성근 zappa77@hanmail.net

 

 

봄비처럼 젖는 내밀한 시어들

봄호에 실린 다양한 음색 중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상대적인 시간 안에서 세상과 세월의 아름다움과 우울함을 읊은 김종길의 「가을」 「고향길」과 권지숙의 「오후에 피다」가 시선을 붙든다. 매해 가을마다 즐겨 듣는 피아노 선율이 시 「가을」에 중첩되어 마음을 부드럽게 녹인다. 노시인의 세상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이 미물의 소리와 움직임 하나하나에까지 미치고, 이윽고 삼라만상을 거쳐 가을 속에 오롯이 서 있는 시인 자신에게로 향한다. 그리고 살아 있음을 “참되게 일깨워주는” 가을 한때에 머무른 시간은 「고향길」에 이르러 애석한 미련으로 옮겨진다. 긴 고향길을 앞으로 몇번 오를지 알 수 없는 한정된 시간이 주는 안타까움에 노시인은 발길을 못 떼고 어느 가을 나무 아래에서 서성거리고 있지 않을까 내심 걱정스럽다. 반면, 권지숙의 「오후에 피다」에 녹아 있는 시간은 역동적이나 권태롭고 우울해 보인다. 누군가를 기다리기 위한 고통과 긴장의 시간 동안 세상은 나의 바람과는 상관없이 흘러가고…… 그리고 시간이 남아돌 지경에 이르러야“지쳐서” 피는 처량한 한송이 꽃에 시인의 시선이 머물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나이듦에 관한 단상이 많아진 내게, 우리 각자의 상대적인 시간 안에 다른 모습으로 담기는 세상을 노래하는 두 시인의 내밀한 시적 언어들이 봄비와 함께 마음에 젖는다.

서울시 송파구 석촌동 53-1 황정윤

 

 

살아보고 싶은 집, 「노크하지 않는 집」

대산대학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라 눈여겨보았던 건 아니다. 젊은 문학도의 열정을 엿보고 싶었고, 무엇보다 제목에 ‘집’자가 들어갔기 때문에 다른 글보다 먼저 읽어보고 싶었다. 한지붕 아래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채 사는 1번에서 5번에 이르는 여자들을 그려보고 추측해보는 평범한 스토리는 이 소설을 지루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였다. 그러나 짧은 문장의 담백함, 읽는이로 하여금 이야기에 가담하도록 여기저기 남겨놓은 소설 속의 빈틈은 그 지루한 요소들을 다 잊어버리게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그래서 지루함조차도 소설의 양념이 되어 화자의 건조한 일상생활을 추측하도록 도와준다. 수다스럽지 않은 정돈된 분위기도 인상깊었다. 전반적으로 소설이 조용하다. 소설 속에서는 별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대화도 없고 사건도 없다. 화자의 행동도 제한되어 있는데 그것마저도 반복적이다. 그러나 재미있다. 그 집에서 나도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묘한 충동이 바로 이 소설의 매력이다. 대학문학상으로 문단에 나온 이 젊은이가 앞으로 더욱 좋은 글을 써주기 바란다.

고양시 일산구 백석동 김창섭 solkns@hanmail.net

 

 

문학에 더 많은 지면을

열악한 지방 문단의 상황 가운데 긍지를 가지고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문학에 더욱더 관심을 갖고 지면을 할애했음 하는 작은 바람이다. 책이 도착하면 제일 먼저 시·소설 쪽을 읽는다. 이번호에서는 대산대학문학상을 잘 읽었다. 앞으로 지방 문인들에게도 더욱더 관심 가져주었으면 한다.

광주광역시 동구 지산동 517-32 심홍섭

 

 

다독·다상량을 도와주는 창비

예전부터 『창비』는 읽고 싶은 책 중의 하나였다. 학교 선생님도 추천해주셨고 인터넷에서도 자주 찾은 책이었다. 정말 마음에 든다. 책읽기를 좋아하면서 글쓰는 것은 엄청 싫어했던 나에게 글쓰는 방법을 제시해준 책이다. 물론 독후감 같은 것을 잘쓰는 방법을 소개해준 책은 많았지만 ‘다독 다작 다상량’이라 하지 않았던가. 많이는 읽지만, 많이 짓고 많이 생각을 못했던 것이 문제였다. 『창비』는 다독은 물론 다상량을 도와준 책이라 내 나름대로 정의한다.

경남 양산시 물금읍 범어리 덕산 APT 106동 1-1호 박수연

 

 

청년실업 국가적인 대책도 필요하지만

현장통신 청년실업을 읽고 몇자 적는다. 이호정님의 글을 읽고 대부분 공감하면서도 한편 너무 막막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나 역시 어려운 실업의 기간을 보내고 지금은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교사는 어릴 때 어른들의 이야기로는 ‘할 일 없으면 선생이나 하지 뭐’ 할 정도로 어려운 직업이 아니었으나 지금은 교사 되기가 그렇게 만만치 않다. 예전엔 상상할 수도 없을 만한 일이 얼마나 많은가? 결국 이제는 우리들도 직업의식, 노동관에 대한 생각을 조금 바꾸어야 한다. 물론 인지상정이라고 누구나가 편하고 안정된 직업을 갖길 원하지만 지금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생각이다. 주위에서 분명 안될 것 같은데도 이런 저런 이유를 가지고, 공기업이나 대기업 같은 소위 좋은 직장만을 찾아 원서를 내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왜 산업현장에서는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는가를 냉정히 생각해보아야 한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단지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말인 것 같다. 실업자 양산 시대에 국가나 사회가 책임질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 개인들의 의식도 도식적 사고에서 탈피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김춘기 soself@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