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교 姜恩喬

1945년 함남 홍원 출생. 1968년 『사상계』로 등단. 시집으로 『허무집』 『어느 별에서의 하루』 등이 있음.

 

 

 

도장 파는 남자

 

 

비가 오고 있었다, 그 비의 끝에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백화점 옆 약국 귀퉁이, 누군가 내버린 간판이 문이 되어 있었다, 밧데리에서부터 도장지갑, 스카치테이프, 아 복권, 이 시대의 복권, 볼펜, 라디오, 열쇠고리, ……도장 파는 기계 등등,

 

비의 바깥, 길의 안쪽, 모든 죽은 이들은 나의 도장 속에 있어요, 비바람이 분다, 그는 도장 속에 숨는다, 자기가 만든 도장 속에, 그의 머리는 대머리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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