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근 朴永根

1958년 전북 부안 출생. 1981년 『反詩』로 등단. 시집 『취업 공고판 앞에서』 『대열』 『지금도 그 별은 눈뜨는가』 『저 꽃이 불편하다』 등이 있음. bakyk9@hanmail.net

 

 

 

돌부처

 

 

저렇게 오래

돌아앉은 돌부처는 말이 없다

 

골짜기 저 밑바닥에서 안개는 올라와

지난날의 전나무와 갈참나무 숲을 지우고

어두워가는 살 깊은 곳으로

바위 가파로운 산줄기를 문득 밀어버린다

 

어느 때쯤 돌부처마저 보이지 않고

 

알 수 없구나

다만 맨몸인 내가

사방 허공에

뼈마디까지 적나라한데

 

어디선가 희미하게 물소리 들리고

바람에 불려가는 안개

뜨거운 이마에 맺히는 시간의 물방울들

내 안에서 수천수만 햇살의 숨구멍들이 한꺼번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