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웹북으로 보기 스크랩 시 김근 1973년 전북 고창 출생. 1998년 『문학동네』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뱀소년의 외출』이 있음. hartani@naver.com 땅강아지가 날았다 헤헤헤 우리 고추까기 놀이를 하자 침침한 방구석에서 벽지가 찢어진 벽처럼 웃기게 아랫도리를 벗고 팔다리도 모가지도 떼어버리고 몸통과 고추만 남겨 까다가 지치면 똥꼬도 까자 까진 똥꼬엔 바람을 불어넣어줘야 해 알았지? 친구가 새로 산 권총의 은빛 잔광이 골목을 뛰어다니던 날 난 인형을 선물받았어 인형의 분홍색 레이스치마는 내게도 잘 어울릴 거야 인형을 세발자전거에 태우고 골목을 쏘다니는데 땅강아지가 날았어 정말이야 땅강아지처럼 난 손톱이 못생겼거든 인형엔 고추가 없어 이건 여자인형이야 고추 달린 인형은 왜 없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