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특별기고

 

 

김시종 金時鐘

1929년 부산 출생. 제주도에서 성장하던 중 1948년 4·3항쟁에 참여했다가 이듬해 일본으로 밀항해 1950년 무렵부터 일본어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시집 『지평선』 『니이가타』 『이카이노시집』 『경계의 시』 『잃어버린 계절』 등이 있다.

 

 

* 『잃어버린 계절』로 타까미준상(高見順賞)을 받으러 토오꾜오로 향하던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했다. 이만명 가까운 사람들의 목숨부터, 말할 수 없는 생명의 엄청난 죽음. 너무 많은 죽음을 생생히 지켜봐야 했고, 출입금지 지역에서 떠돌고 있는 무표정한 개를 만부득이 보기도 했다. 노아의 홍수가 연상되는 대지진은 그대로, 일본에서 지금까지 나왔던 현대시의 현실마저 파탄으로 몰고 갔다. 관념적인 사념의 언어, 어디까지나 타자와는 포개지지 않는 지극히 사적인 자신의 내부 언어, 그런 시가 쓰이는 바탕이 근저에서부터 뒤집혔음을 실감했다. 시간이 지나 후꾸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원자로건물의 폭발조차 지나간 기억이 됐고 원자력발전소 재가동이 기정사실로 굳어져 진행되고 있다. 8월은 일본

저자의 다른 글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