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마샤 바투시액 『블랙홀의 사생활』, 지상의책 2017

물리학적 상상력의 산물, 블랙홀

 

 

김기흥 金起興

포항공대 인문사회학부 교수 edinkim@postech.ac.kr

 

 

179_457누구에게나 어린 시절 우주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기억이 있다. 그 중심에는 아마도 블랙홀이라는 엄청난 공포의 대상이 있었을 것이다. 이로 인해 우주탐사와 연관된 많은 SF 영화나 소설에서 블랙홀은 반드시 주인공이 극복해야 하는 일종의 과학문화적 아이콘으로서 군림해왔다. 그러나 블랙홀에 대해 대중이 이해하는 수준이 매우 단순하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빛이 탈출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물질을 빨아들이는 에너지가 응집된 어떤 것 정도가 아닐까.

최근 블랙홀이 다시 대중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마지막으로 증명할 수 있는 최종 증거로 알려진 중력파의 측정 소식 때문이었다. 지구에서도 측정 가능할 만큼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에너지원이 바로 두개의 블랙홀이 충돌할 때 나오는 중력파이다. 이 중력파의 발견과 존재의 증명은 지난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아인슈타인, 뉴턴, 호킹, 킵손까지 과학사에 등장하는 위대한 과학자들과 블랙홀에 연관된 다양한 개념들이 서로 얽혀 네트워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