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 장편소설을 말하다

 

물량공세와 개미군단

강영숙│장편『리나』, 소설집『흔들리다』『날마다 축제』등이 있다.

 

일본의 유명한 출판사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편집자 몇사람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무라까미 하루끼를 좋아하세요? 인사를 하고 술을 따르고 음식을 먹기 전에 그분들이 내게 물었다. 괜히 약간의 반감이 작용해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해버렸다. 그랬더니 이번엔 그럼 일본작가 중에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다시 물어온다. 오오에 켄자부로오(大江健三郞), 아베 코오보오(安部公房)의 이름을 댄다. 일본에서 오오에 켄자부로오는 안 팔리는 작가란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의 장편소설 『인생의 친척(親戚)』을 제일 좋아한다고 대답했다.

토오꾜오에 사람이 많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도 시부야(澁谷) 쎈터가 입구의 횡단보도에 서 있으면 사람이 많다는 게 얼마나 이상한지 멀미가 날 지경이다. 더 이상한 건 어디나 지하철역 출구 앞에는 반드시 서점이 있고 서점 안에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인터넷서점에서 할인을 안해주기 때문일까. 대낮의 국립도서관, 구립도서관, 심지어 어린이도서관, 점자도서관 또한 사람이 많다. 약간 흠이 난 책들을 100엔에 파는 가게에도 마찬가지로 사람이 많다. 일본의 작가들이 한때는 이 100엔숍 때문에 피해를 본다고 반대서명까지 했다고 한다.

굉장히 이상한 얘기지만 최근 일류(日流)현상의 근본적인 이유는 모두 다 인구 때문인 것 같다. 올해는 단까이(團塊)세대라고, 비틀즈를 좋아하던 베이비붐 세대의 아저씨들이 대거 정년퇴직을 하는 해라고 한다. 이들의 퇴직금을 노린 실버마케팅 전략이 대단하다는데, 실버 얘기가 나왔으니 말이지 서점에서 책을 보는 사람도,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는 사람도, 토오꾜오 국립필름쎈터에서 영화를 보는 사람도 대부분 실버들이다. 편집자들은 일본의 순문학 독자 또한 실버들이라고 대답한다.

한국에서 요즘 일본소설들이 인기가 있는데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내가 편집자들에게 물었다. 아사히(朝日)신문에서 한국에서 일류현상이 거부감 없이 완전히 자리잡았다고 기사화했던 다음날이었다. 겸손인가, 그분들은 이유를 잘 모르겠다면서 오히려 그 질문을 나에게 한다. 그럼 혹시 한국 장편소설 읽어보셨나요? 내가 물었다. 일본어로 쓴 재일조선인 작가 김석범(金石範)의 소설은 읽었지만,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