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미국의 가치외교는 성공할 것인가

바이든 정부의 국가안보전략과 한반도 평화

 

 

서재정 徐裁晶

일본 국제기독교대 정치·국제관계학과 교수. 저서 『한미동맹은 영구화하는가』 『한국지성과의 통일대담』(공저) 등이 있음. suh@icu.ac.jp

 

 

“미국이 돌아왔다. 외교도 돌아왔다. 동맹도 돌아왔다. 하지만 우리는 뒤돌아보지는 않는다. 우리는 미래를, 미국민을 위해 함께 성취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기대하며 중단 없이 나아간다.”1

바이든(J. Biden) 미국 대통령이 선언했다. 미국이 국제무대에 되돌아왔음을, 그리고 외교를 복원하고 동맹을 복구하여 가치를 앞세우는 미래를 추구할 것이라고. 지난 3월 3일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 명의의 「국가안보전략 중간 지침」을 발표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세계전략을 공개했다. 같은 날 토니 블링컨(Antony J. Blinken) 미국 국무장관도 ‘미국 국민을 위한 외교정책’이라는 연설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은 우리의 가치를 반영할 것이다”2라고 천명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 기조가 ‘미국 국민을 위한 가치외교’가 될 것임을 공언한 것이다.

이러한 선언은 바로 행동으로 이어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3월 13일 ‘쿼드’(QUAD, 미국과 일본, 인도, 호주의 4자 협의체) 첫 정상회의, 16일에는 미일 외교·국방장관 2+2회의(미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 18일에는 한미 외교·국방장관 2+2회의, 18~19일에는 미중 고위급 회담을 열고 외교의 실행에 들어갔다.

이어서 4월 30일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정책 검토가 완료됐음을 공식화했다. 젠 사키(Jennifer Psaki) 백악관 대변인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유지하며 이를 위해 “실용적이고 조정된 접근”을 취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3 그에 앞서 워싱턴포스트도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Lloyd Austin) 국방장관, 제이크 설리번(Jake Sullivan)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크 밀리(Mark A. Milley) 합참의장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북정책을 최종 보고했다며 이를 확인했다.4 5월 2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공통의 대북정책을 공개하고, 성 김(Sung Y. Kim) 동아태차관보 대행을 대북특별대표로 발표하며 인선까지 마무리했다.5

과연 바이든 정부의 세계전략은 무엇인가? 블링컨 국무장관이 주창한 ‘가치외교’의 실체는 무엇일까? 바이든 정부의 ‘실용적 대북정책’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바이든 정부의 대중, 대북 전략이 한반도 평화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특히 바이든 정부가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어떠한 자세를 보일 것인가? 2021년 현재까지 드러난 바이든 정부의 국가안보전략을 돌아보며 그 방향을 가늠해본다.

 

 

현실주의적 국제주의의 복귀

 

“미 국민들이 정부가 자신들을 위해 일하고 있지 않다고 여긴다는 데 가장 큰 문제가 있다. (…) 국제 안보 문제와 함께 국내의 불평등과 혼란, 노동자와 정부 사이의 단절 문제를 백악관의 테이블에 동시에 올려놔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6

설리번은 작년 말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뒤 첫 인터뷰에서 바이든 정부의 외교안보 좌표를 선명하게 제시했다. 외교안보정책이 국민들의 삶과 유리되어 있는 것이 문제라며 앞으로 국민들이 외교정책의 혜택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국익을 추구하는 것이 외교정책의 기본이기는 하지만, 바이든 정부의 외교노선도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임을 보여준다.

그보다는 다자주의를 더 강조해온 블링컨 국무장관도 이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가 그의 외교연설 ‘미국 국민을 위한 외교정책’이었다. 이 연설에서 그는 전염병 대유행 억제, 경제위기 극복, 민주주의 회복, 이민정책, 동맹 복원, 기후변화, 기술 분야에서 리더십 확보, 중국 대응을 8대 외교 과제로 제시하면서 이러한 과제가 국내 과제와 불가분의 관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교는 국내정치’라고 선언한 것이다. 외교의 성공을 가름하는 시금석도 외교정책이 미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지의 여부라고 규정했다. 예를 들어 자유무역이 반드시 미국에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라며 “미국의 모든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모든 미국인의 권리와 보호, 이익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천명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바이든 정부가 선호하는 정책 수단은 외교적 해결이라고 하면서도 “미국인의 생명과 핵심 이익이 위태로울 때 무력 사용을 절대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목표와 임무가 분명하고 달성 가능하며 우리의 가치, 법과 일치할 때에만 군사적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효과적 외교를 위해 최강의 군대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선언한 미국의 복귀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외교노선의 근간이었던 현실주의적 국제주의의 복귀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은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며 군사력과 외교력을 동시에 구사하겠다는 미국의 전통적 외교안보의 복귀를 그 특징으로 한다고 정리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미국 제품 우선 구매)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EU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고율의 관세를 유지하고 있다. “좀더 친절하고 부드러운 미국우선주의”라는 일각의 평가는 역시 미국 특유의 허울 좋은 평가라고 하겠다.[7. Elise Labott, “Biden Puts a Kinder, Gentler Spin on ‘Americ

  1. The White House, Interim National Security Strategic Guidance, 2021.3.
  2. Antony J. Blinken의 연설글, “A Foreign Policy for the American People,” U.S. Department of State 2021.3.3.
  3. The White House, “Press Gaggle by Press Secretary Jen Psaki Aboard Air Force One En Route Philadelphia, PA,” 2021.4.30.
  4. John Hudson and Ellen Nakashima, “Biden administration forges new path on North Korea crisis in wake of Trump and Obama failures,” The Washington Post 2021.4.30.
  5. The White House, “Remarks by President Biden and H.E. Moon Jae-in, President of the Republic of Korea at Press Conference,” 2021.5.21.
  6. Natasha Bertrand, “The inexorable rise of Jake Sullivan,” Politico 2020.11.27; Salman Ahmed, Wendy Cutler et al., Making U.S. Foreign Policy Work Better for the Middle Class, 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 202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