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평

주강현 『제국의 바다 식민의 바다』, 웅진지식하우스 2005

바다를 향한 웅변을 위하여

 

 

강봉룡 姜鳳龍

목포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kangbr@mokpo.ac.kr

 

 

제국의바다식민의바다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근현대세계사는 이 말을 그대로 증명한 역사였다.15,16세기 이후 바다로 몰려나와 대항해시대를 열어젖힌 유럽 열강들은 탐욕스런 제국주의의 이빨을 드러내며 세계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그랬고, 네덜란드와 프랑스와 영국이 그랬다. 독일과 러시아와 미국도 그 뒤를 따랐으며, 일본도 뒤늦게 제국주의의 전염병에 감염되어 바다로 뛰쳐나와 그 광기의 대열에 동참했다.

주강현(朱剛玄)의 『제국의 바다 식민의 바다』는 그들이 바다 패권을 둘러싸고 광란의 다툼을 벌인 저 제국주의 시대에 바다는 우리에게 무엇이었나를 묻고 있다. 우리는 어이없게도 해양활동을 금기시하는 ‘해금정책(海禁政策)’을 조선 500년 내내 고수하여 저들이 우리를 향해 돌진해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그 결과 우리의 바다는 ‘제국의 바다 식민의 바다’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 광기는 오늘날에도 완전히 치유되지 못하고 이따금씩 재발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