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식민지 조선은 ‘모던’이라는 수식어에 갇혀버렸다. 식민지 조선은 한국의 근대적 통치 및 문화 체계가 실질적으로 작동한 시작점이었기에, 한국에서 근대가 어떻게 형성되었나를 살펴보기 위한 출발점으로 기능했다. 서구식 근대사회의 형성을 종착역으로 삼든, 보편적 근대의 신화화에 의문을 제기하며 역사의 선조적 발전관을 전복하든 식민지 조선은 그 모던함으로 조명받았다. 근대적 법이나 의료체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 근대적 자본주의의 도입으로 소비문화가 어떻게 발달했는지, 근대사회의 새로운 주체인 학생들은 어떤 교육을 받고 어떤 생활을 했는지, 근대적 사회에 등장한 문제적 주체인 모던걸과 모던보이들은 무엇을 소비했는지 등등이 가장 흥미로운 관심사였다. 특히 성과 젠더 그리고 섹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