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은 崔智恩

1986년 서울 출생. 2017년 창비신인시인상으로 등단. choi_ce-@naver.com

 

 

 

사랑하면 안 되는 구름과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되는 구름에 대해*

 

 

저는 매일 생각하고 있어요

 

아버지의 잠 아버지의 입술 아버지의 그네 저는 어디까지 아버지를 닮아갈까요 아버지의 잠 아버지의 입술 아버지의…… 어디까지 닮아볼까요

 

입술을 열면 희고 단단한 알약이 이빨처럼 쏟아질 것 같습니다 입 안 가득 졸피뎀 약속처럼 예감처럼 흔들리는 그네 이제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다만 나의 검은 개에 대하여 천천히 이야기할 시간

숨을 크게 쉬어봅니다

 

삼나무가 심어진 숲길을 달리고 있습니다 차창 밖으로 초록이 매섭습니다 불꽃의 모서리를 닮았습니다 창문을 열어볼까요 바람을 쥐어볼까요 계란을 쥐듯이 살짝만 그래요 살짝만 어느새 알이 부화하고 작은 새를 쥔 것 같아요 펄떡이는 심장을 쥔 것 같아요 바람을 갖고 놀듯 두 눈을 깜박일까요 두 사람이 마주 보고 놀면